인정근거
갑 1, 17의 각 1, 2, 변론의 전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 및 선정자들의 주장
원고 홍성월, 박명자
조합원의 공장간 이동시 반드시 사전에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단체협약의 규정에 따라 조합원인 위 원고들의 동의를 얻지 아니한 참가인 회사의 일방적인 전보발령은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위 원고들에게 정직처분을 한 후 다시 전보발령을 하고 이를 거부하였다는 사유로 징계면직한 것은 부당하다.
원고 오진선, 선정자 임경미, 육화선
위 원고 및 선정자들에 대한 징계사유인 관리자 폭행, 사내소란행위 주도 등은 참가인 회사가 단체협약의 규정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조합원들에 대한 전보발령을 내고 이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징계해고한 것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소한 것으로 이로 인하여 원고들과 다수의 조합원들도 피해를 입었으며, 이 사건 전보발령 이후 노동조합은 1998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정에서 참가인 회사에게 조합원의 공장이동시 `당사자의 동의'를 `노사합의'로 개정할 것을 요구하였으므로 원고 홍성월 등에 대한 전보발령문제는 단체교섭사항이 되었다 할 것인데,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발령을 철회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원고 홍성월 등을 해고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절차적으로도 피고에 대한 조정신청 및 쟁의행위 신고절차를 마친 이상 적법한 쟁의행위에 해당함에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 오진선 등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
위 원고 및 선정자들이 구속된 상태에서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진행한 징계절차는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인정사실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별지 목록 기재와 같음.
원고 홍성월, 박명자에 대한 전보발령 및 면직 경위
참가인 회사는 외국업체들로부터 반도체 자재를 무환수탁받아 전량을 가공, 수출하는 반도체 조립, 완성업체로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 부천시, 부평시 및 광주에 각 1개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에게 동일한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있는 바, 1997년 동안 다음 해의 반도체 경기를 호황일 것으로 예상하고 7,600억원 정도의 시설투자와 1,300여명의 제조인력을 증원하였으나 1997년 하반기의 구제금융상태로 인한 환차손과 금융비용의 급증 및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하여 경영여건이 악화(1997년의 경우 2,517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부채비율이 2,167%에 달하여 30대 기업 중 가장 높음)되고, 성수동 공장과 부평 공장의 반도체 주문량은 급감하고 부천 공장의 반도체 주문량은 증가하는 등 각 생산공장간 제조인력의 수급에 불균형이 나타나자 성수동 공장에서 150명, 부평 공장에서 50명 합계 200명의 생산직원을 부천 공장으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같은 해 4.15 전보로 인한 업무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숙련자와 비숙련자를 안배하고, 근로자들의 생활상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전보대상자를 선발함에 있어 희망자를 우선하되, 희망자가 부족할 경우 각 공정별로 근속기간 1년 미만이거나 3년을 초과한 자 중에서 부모와 동거하거나 기혼자를 제외한 사원을 선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전환배치기준(을 15호증)을 마련한 후 같은 달 21일 및 같은 달 28일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근로자측에 전보의 필요성과 전보대상자의 선정기준을 설명하였는데, 이 사건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공장간 이동시 반드시 사전에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단체협약 제35조의 규정을 근거로 조합원의 전보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위 전환배치기준에 따라 성수동 공장에서는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인 원고 홍성월, 박명자, 소외 최혜정을 비롯한 150명을, 부평 공장에서는 노조 간부인 소외 유희경을 비롯한 50명을 전보대상자로 선발하여 해당자들에게 같은 해 5.15자로 부천공장으로의 전보발령을 통보한 후 전보에 따른 생활상의 불편과 문제를 협의하였으나 원고 홍성월, 박명자 및 위 최혜정은 전보발령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의를 거부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전보대상자들의 전보에 따른 생활상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부천 공장 인근에 직원들의 숙소로 아파트 및 주택을 구입하여 제공하고, 전보일로부터 3개월 이후까지 전세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한 근로자들에게는 회사에서 보증금 전액을 대신 지급한 후 회사가 직접 이를 회수하는 한편, 3개월간 성수동 공장에서 부천공장까지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통근보조비로 1인당 10,000원씩을 추가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처우방안을 마련하였고, 성수동 공장의 경우 전보대상자 150명 중 147명이 회사의 방침에 따라 1998.5.15부터 부천 공장으로 출근하였으나 원고 홍성월 등 전보대상 조합원들은 참가인 회사가 단체협약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전보발령을 거부한 채 위 일자 이후에도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 30여명과 함께 출근투쟁을 벌이면서 종전 근무부서인 제조1팀 제조1과 생산라인에 무단으로 출입하였다.
이에 참가인 회사는 원고 홍성월, 박명자(이하 `원고 홍성월 등'이라 한다)에게 위 전보발령을 따르지 않으면 사규에 따라 징계조치 하겠다고 경고하는 한편, 같은 달 27일자로 원고 홍성월 등을 인재개발팀으로 대기발령을 한 후 부천공장으로 전보와 관련한 협의를 시도하였으나 원고 홍성월 등은 참가인 회사로부터 경고장 및 협의요청서의 수령을 거부하거나 이를 곧바로 이 사건 노조에 전달하는 등의 방법으로 협의요청에 일체 불응하면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노조의 간부들인 원고 오진선 등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원고 홍성월 등에 대한 전보발령이 무효임을 주장하며 원고 홍성월 등을 종전 근무부서에서 계속 근무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동료 근로자 및 참가인 회사의 관리직 사원들을 폭행하는 등 사내 질서 문란행위가 계속되자 같은 해 6.12 및 같은 달 16일 2회에 걸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원고 홍성월 등은 사전에 출석요구를 받고도 인사위원회에 모두 출석하지 아니하였다) 원고 홍성월 등에 대하여 같은 달 18일부터 같은 해 7.7까지 각 20일의 정직 및 같은 해 7.8자로 부천공장으로의 전보를 의결하고 이를 통보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부평 공장 노조원 유희경이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부당전보구제신청절차에서 같은 해 7.15 위 유희경에 대한 전보명령은 경영상의 이유에 따른 업무상 필요에 근거하여 구조조정을 회피하는 적절한 조치로서 전보 대상간에 근로조건이 동일하고 경인지역이 동일한 생활권임을 감안하면 전보명령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노조에서 합리적 이유나 근거 없이 무작정 전보발령을 반대하는 것은 노조의 권익만을 생각한 것이라는 취지의 결정이 있자 이를 근거로 원고 홍성월 등에게 일단 부천공장으로 이동한 후 추후 성수동 공장에 인원의 충원이 필요한 경우 우선 복귀시키겠다는 조건을 제시하는 등 위 원고들을 설득하면서 수차례 부천 공장으로 이동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위 원고들은 자신들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위 징계조치 및 전보발령을 비난하면서 정직기간 중에 기존의 근무부서에 무단으로 출입하는 한편, 정직기간 후에도 부천 공장으로 부임하지 아니한 채 노조원들을 동원하여 성수동 공장으로 출근투쟁을 벌이는 등 사내 질서 문란행위를 계속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 홍성월 등이 위 징계처분에도 불구하고 전보발령에 불응하면서 개전의 정이 없다고 보아 다시 위 원고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였으나 같은 해 8.18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 위 원고들이 불참하였고, 같은 달 24일 부평공장 조합원인 유희경이 위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취지에 따라 부천공장으로 부임하자 위 원고들에게 재차 전보발령에 따를 것을 촉구하였으나 원고들이 여전히 불응한 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아니하자 같은 달 26일 인사위원회를 다시 개최하여 위 원고들에 대하여 징계면직을 의결한 후 같은 달 31일자로 위 원고들을 해고하였다.
원고 오진선 등의 해고 경위
원고 오진선 등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전보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였음에도 1998.5.15자로 원고 홍성월, 박명자 및 최혜정에 대한 전보발령이 이루어지자 참가인 회사가 단체협약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달 18일부터 공장 갱의실과 식당 등에서 비번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대자보 부착과 유인물 배포 등을 통한 선전전과 전보명령을 철회하라는 구호와 노래를 제창하며 집회를 개최하면서 위 전보대상 조합원들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경비사원과 관리들을 위력으로 제압하면서 출근투쟁을 선동하는 한편, 같은 달 20일 전보발령된 노조원 최혜정이 근무하던 제조1팀 제조1과의 생산라인에 신규 배치를 받아 근무 중인 생산직 여사원 소외 안선영에게 위 최혜정의 자리에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생산라인 옆의 탈의실로 강제로 끌고가 욕설을 하고 위협을 주고, 같은날 저녁 성수동 공장의 제조1과 과장 김기수에게 위 안선영에 대한 폭행사건을 알리는 게시문의 철거를 요구하면서 시비를 벌어던 중 위 김기수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었으며, 같은 달 28일 제조1팀의 팀장 김종순에게 전보발령된 노조원 3명이 종전과 같이 근무할 수 있도록 특수작업복인 무진복을 지급하여 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노조원 30여명으로 하여금 위 김종순을 비롯한 참가인 회사의 간부사원(위 제조1팀의 과장 안승) 및 사무직원들(인재개발팀 대리 김민준, 노무지원팀 대리 박승환)을 집단 구타하도록 하는 전보대상 조합원들의 전보발령 철회를 주장하는 사내 소란행위를 주도하였다.
원고 오진선 등은 1998.8.31자로 원고 홍성월, 박명자 및 소외 최혜정이 징계면직되자 사전에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결의된 대로 파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같은 해 9.1 위 홍성월, 박명자 및 최혜정을 비롯한 조합원 30여명을 동원하여 성수동 공장의 반도체 생산라인 중 첫번째 공정인 제조1팀 제조1과 생산라인의 출입구 및 생산라인에 들어가 그곳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들을 밖으로 내쫓고 생산라인 및 그 출입구 앞의 복도를 점거한 후 출입구 문을 잠그고 사용자측과 비노조원 근로자들의 출입을 전면 봉쇄한 상태로 연좌농성을 벌이며 조업을 방해하다가 같은 달 7일 다시 위 생산라인 안으로 침입하여 그곳을 전면적으로 점거한 채 사용자측의 출입을 봉쇄하며 같은 달 9일까지 숙식을 제공하면서 농성을 벌여 위 생산라인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등 참가인 회사의 반도체 조립생산 등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가 같은 날 성수동 공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하여 구속되었다.
참가인 회사는 같은 해 10.1 관리자 폭행, 사내소란행위 주도, 불법파업으로 인한 업무 방해 등에 따른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원고 오진선 등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후 당시 성동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위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같은 달 13일 인사위원회 개최 및 서면 또는 대리인을 통하여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한편, 같은 달 12일 이 사건 노조의 위원장 직무대행자인 소외 고미경에게 인사위원회 개최사실을 재통보 하였으나, 같은 달 13일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 위 원고 및 선정자들이 대리인을 출석시키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표명하지 아니하자 ① 같은 해 9.1부터 같은 달 9일까지 제조1팀1과의 3층 생산라인 불법점거 및 이에 따른 업무방해, ② 같은 해 5.20 및 같은 달 28일 관리자 및 사무직원 폭행사건 주도, ③ 1998.5.15 전보발령 이후 사내 소란행위 주도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같은 달 15일자로 위 원고 및 선정자들을 징계면직 하였다.
원고 오진선 등은 1999.1.8 관리자 폭행, 생산라인 불법점거에 따른 업무방해 등의 행위에 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및 업무방해죄로 기소되어 1, 2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는 바, 이에 의하면 위 원고에게는 징역 4월,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1년, 선정자 임경미, 육화선에게는 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되었다.
갑 2 내지 5, 29, 을 1 내지 6, 10, 14 내지 34, 37(각 호증 중 가지번호 붙은 호증 모두 포함), 을 12호증의 5 내지 9, 27, 증인 고진성, 고미경(일부)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판 단
원고 홍성월 등에 대한 해고의 정당성 여부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다 할 것이므로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으로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할 것이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31조의 규정에 위반되거나 전보나 전직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할 것이며, 단체협약 등에 전보나 전직에 대하여 근로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등 제한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 이에 위반한 전보나 전직이 당연 무효인가 여부는 그 제한규정의 취지뿐 아니라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 근로자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 전직처분 과정에서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이에 대한 근로자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두루 살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첫째 참가인 회사가 1997년 하반기부터 이른바 IMF로부터의 구제금융사태 및 반도체시장의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여건의 악화로 인하여 인력수급에 차질을 겪게 되자 기업경영의 효율성과 합리화의 일환으로 생산인력을 재배치하여야 할 현실적인 필요에 의하여 사전에 마련된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원고 홍성월, 박명자가 전보대상자에 포함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홍성월 등에 대한 전보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원고들은 이 사건 전보발령 후에 오히려 원고 홍성월, 박명자가 근무하였던 부서의 연장근로시간이 증가하였고, 전보발령일로부터 몇개월 후에 성수동 공장에서 신규 인원을 충원하였던 점에 비추어 전보발령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갑 제13, 14, 1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둘째,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으로 원고 홍성월은 자취방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아니하였고, 원고 박명자는 치아 교정치료를 받고 있고, 지방에 계신 아버지가 매월 한차례 상경하여 종합병원의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거나 동생의 뒷바라지를 하여야 한다는 등의 사정을 내세우나, 성수동 공장과 부천 공장이 모두 경인권에 속하는 곳으로서 동일한 생활권 내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달리 근로조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참가인 회사가 전보발령에 따른 생활상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처우방안을 마련하였던 점, 원고 박명자의 경우 성수동 공장 근무 당시 참가인 회사가 제공한 기숙사에서 거주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보발령이 위 원고들에게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 중대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
셋째,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에 의하면 조합원의 공장간 이동은 사전에 당사자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보나 전직이 사용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기업경영의 능률과 합리화라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고, 전보에 따라 입게 되는 원고 홍성월, 박명자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가 이 사건 노조가 참가인 회사와 전보발령에 관한 협의 당시부터 조합원의 전보에 일체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였으며, 참가인 회사가 전보발령 전부터 위 원고들에게 전보대상자로 선발되었음을 통보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전보발령에 따른 생활상 불편의 해소방안과 향후 성수동 공장으로의 조속한 복귀조건 등을 제기하며 전보발령문제를 협의하고자 성실히 노력하였던 반면, 위 원고들은 동의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주장만을 반복하면서 일체의 협의요청에 불응하였던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감안하면, 사전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으로 위 원고들에 대한 전보발령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오히려 위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이 위 단체협약상의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소지가 크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 홍성월, 박명자는 참가인 회사의 전보발령에 따라 1998.5.15자로 부천 공장에 부임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거부한 채 성수동 공장에 계속하여 무단 출입한 것은 참가인 회사의 정당한 업무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가 된다 할 것이고, 이를 사유로 한 정직처분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전보발령에 불응한 채 참가인 회사와의 일체의 협의요청을 거부하고 전보발령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성수동 공장에서 소란행위를 벌인 것은 사회통념상 더이상 고용종속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의 책임있는 사유로서 이에 대한 징계해고는 정당하다 할 것이다.
원고 오진선 등에 대한 해고의 정당성 여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추려면 사용자가 근로조건의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여 분쟁상태가 발생하였을 때에 한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및 노동쟁의 발생신고 등 절차를 거쳐야 할 뿐 아니라 그 수단과 방법이 소극적으로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여 사용자에게 타격을 주는데 그쳐야 하며, 사용자의 기업시설에 대한 소유권 또는 기타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여서는 아니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 오진선 등은 참가인 회사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조합원의 공장간 이동 문제를 당사자의 동의에서 노사합의로 개정하는 의견을 제안한 것과는 별도로 원고 홍성월 등에 대한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를 주장하며 출근투쟁 및 기존 부서에서의 근무를 강행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참가인 회사측과 물리적 충돌을 빚어 관리직 사원들을 폭행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 홍성월 등에 대한 징계해고를 직접적인 계기로 삼아 쟁의행위에 돌입한 후 참가인 회사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유한 이상 비록 조합원들이 점거한 생산시설의 전체 시설의 일부에 해당하더라도 쟁의행위의 수단과 방법에 있어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 오진선 등이 원고 홍성월 등에 대한 전보발령의 무효 및 철회를 주장하며, 출근투쟁을 선도하여 원고 홍성월 등의 부천 공장에의 무단결근 및 성수동 공장에의 무단출입을 주도하고, 관리사원 및 전보대상 조합원의 업무를 맡게 된 근로자를 폭행, 협박하는 한편, 위법한 쟁의행위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손해를 끼친 것은 그 행위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더이상 고용종속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의 책임있는 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상벌규칙에 따라 인사위원회 개최 10일 전에 구속 중이던 원고 오진선 등 뿐만 아니라 노조 직무대행자에게 징계위원회 개최사실을 통보한 이상 달리 위 오진선 및 선정자들이 대리인을 선임하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진술하지 아니하였다거나 다른 징계대상자들과 달리 인사위원회의 개최를 연기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징계절차상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 오진선 등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 역시 정당하다 할 것이다.
결 론
따라서 원고들 및 선정자들에 해고를 정당하다고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도형, 김석우 ♧
사건정보
정직처분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전보발령에 불응한 채 회사와의 일체의 협의요청을 거부하고 전보발령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소란행위를 벌인 것에 대한 징계해고는 정당하다. ( 2000.08.11, 서울행법 99구15029 )
[요 지] 전보나 전직은 사용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기업경영의 능률과 합리화라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고, 그로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노조는 전보발령에 관한 협의 당시부터 조합원의 전보에 일체 응할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동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주장만을 반복하면서 일체의 협의 요청에 불응하였던 점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면 사전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전보발령이 무효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징계에도 불구하고 계속 전보발령에 불응한 채 회사와 일체의 협의요청을 거부하고 전보발령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공장에서 소란행위를 벌인 것은 사회통념상 더이상 고용종속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의 책임있는 사유로 징계해고는 정당하다.
* 사건/2000.8.11 선고, 서울행법 제4부 99구15029, 99구17070(병합)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오진선, 홍성월, 박명자,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덕,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홍진수, 김성진
*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양철주
* 피고보조참가인/아남반도체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향수, 김규현,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윤재, 신동열, 이해진
* 변론종결/2000.6.9
[주 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9.4.13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 한다) 오진선, 선정자 임경미, 육화선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99부해51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 및 같은 해 4.23 원고 홍성월, 박명자와 참가인 사이의 98부해693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모두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들 및 선정자들의 지위
참가인 회사에의 입사 및 조합 활동
원고 오진선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 오진선 등'이라 한다)
원고 오진선은 1992.5.6, 선정자 임경미는 1993.1.26, 선정자 육화선은1998.8.4 참가인 회사에 각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한 후 1997.11.14경부터 참가인 회사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공장에서 위 원고는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위원장으로, 임경미는 사무장으로, 육화선은 회계감사로 활동
원고 홍성월, 박명자
원고 홍성월은 1994.8.9, 원고 박명자는 1995.2.21 참가인 회사에 각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한 후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으로 활동
해고일자 및 해고사유
원고 홍성월, 박명자는 1998.5.15자 참가인 회사의 부천 공장 전보발령을 거부하여 정직 20일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위 전보발령의 무효를 주장하며 부천공장으로의 부임을 거부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1998.8.31 각 징계면직됨.
원고 오진선, 선정자 임경미, 육화선은 원고 홍성월, 박명자에 대한 위 전보발령의 철회를 요구하면서 회사 내 질서문란행위 및 조합원들을 동원한 관리자 폭행사건을 주도하고 일부 생산라인을 불법점거한 채 회사의 조업을 방해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같은 해 10.15 각 징계면직됨.
전심절차
원고 오진선, 선정자 임경미, 육화선
1998.11월경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
1999.1.13 기각결정, 같은 해 1.27 피고에게 재심 청구(99부해 51호)
피고, 같은 해 4.13 기각결정
원고 홍성월, 박명자
1998.9.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
같은 해 12.23 기각결정, 같은 달 30일 피고에게 재심 청구(98부해 693호)
피고, 1999.4.23 기각결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