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0. 6. 1. 선고 99구28247 판결

판결요지

명예퇴직및 조기퇴직으로 초과인원이 해소될 수 있는데도 공단인사규정을 어겨가며 교사직 15명을 일반직으로 전직시키는 편법을 사용했으므로 이는 일반직과 관련해서 해고회피노력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해고유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정리해고 기준이 장기간 조직을 위하여 성실하게 근무한 직원이 단지 장기근속자라는 이유만으로 평소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이거나 비위사실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직원에 비하여 우선 정리해고 선정 된다면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해고회피노력과 해고기준이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부당하다 할 수 있다.

* 사 건 / 2000.6.1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99구2824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표자 이사장 최상용,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광률, 김태수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노태근, 남옥임

* 피고보조참가인 / 정임상, 금병두,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 담당변호사 김진

* 변론종결 / 2000.4.27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 정임상은 1979.7.3 원고 공단에 입사하여 서울경인지역본부 고용촉진센터부장(일반직 2급)으로 근무하다가, 같은 금병두는 1979.10.10 입사하여 인천지방사무소 차장(일반직 3급)으로 근무하다가, 아래 2항 기재와 같은 경영상의 이유와 경위로 1998.12.31 각 직권면직 되었다.

나.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위 직권면직 처분이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999.3.24 원고가 해고회피노력을 충분히 다하였다고 볼 수 없고 해고대상자의 선정기준도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보조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원고에게 피고보조참가인들의 복직 등을 명하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발하였다.

다.

원고는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1999.4.12 피고에게 재심을 신청하였는 바, 피고는 원고가 상당한 해고회피노력을 기울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 결정과 마찬가지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이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같은 해 8.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거 : 다툼없는 사실, 갑1 내지 4, 을2-1, 2]

2.

이 사건 정리해고의 경위

가.

노동부장관은 한국산업인력공단법 제22조에 규정된 업무 지휘·감독권에 기하여 1998.8.31 원고 공단에게 ① 인원감축 및 직급 하향 조정, ② 부서조직 통폐합, ③ 지역본부의 관리지원 국장직 폐지, ④ 공무원 수준으로 정년 단축, ⑤ 인건비 포함 경상비 20% 삭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출연·위탁기관 경영혁신 추진계획을 통보하면서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제출하고 추진실적은 당월 말일까지 제출하도록 요청하였다.

나.

원고 공단은 1998.9.9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위 경영혁신 추진계획을 통보하고, 같은 해 10.12부터 같은 달 22일 사이에 4회에 걸쳐 직급별 대표자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자체적인 경영혁신추진계획(안)을 마련하였는데, 인원감축의 경우 연말까지 전체 정원을 2,170명에서 1,508명으로 줄이기로 하였다.

다.

한편 원고 공단의 직원은 별정직, 일반직, 전산직, 교사직, 사감직, 연구직, 업무직 등 직렬에 따라 구분되어 있는데, 위 경영혁신추진계획(안)에서 피고보조참가인들이 소속된 일반직(교사직, 연구직 등과의 복수직 제외)의 경우 그 정원을 641명에서 546명으로 95명 줄이기로 하고, 다시 당초 일반직에 배정된 훈련원장 1명을 교사직에서 임용하기로 함에 따라 그 실질적 정원이 545명으로 줄어들어, 1998.10.31 당시 원고 공단의 일반직 현원이었던 588명 중 위 545명을 초과한 43명이 잉여인력으로서 감축대상이 되게 되었다.

라.

원고 공단은 1998.10.30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경영혁신추진계획(안)에 따른 해고예정인원 및 그 기준을 통보한 후, 같은 해 11.12과 같은 달 16일 개최된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해고기준 등에 관하여 합의하였는데, 먼저 해고에 앞서 자발적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을 위하여 명예퇴직 또는 조기퇴직의 기회를 부여하기로 하였다.

마.

일반직의 경우 1998.11.14 27명(피고보조참가인들은 29명이라고 주장하나, 복수직을 제외한 순수 일반직은 27명이다)과 같은 달 30일 11명이 명예퇴직 또는 조기퇴직의 방법으로 퇴직하였는데, 연말까지 추가로 3명이 정년퇴직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바.

결국 원고 공단은 1998.11.27 일반직 중 초과인원이 2명{43-41(27+11+3)}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정리해고 하기로 결정한 다음, 별지 해고기준에 따라 작성한 해고대상자 서열명부(갑5-21)상 아직 퇴직하지 아니한 직원 중 가장 서열이 빠른 2명에 해당하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을 원고 공단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2호(직제와 정원의 변경에 의하여 폐직 또는 정원이 초과되어 해고회피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원이 불가피할 때)의 규정에 의하여 직권면직 하였다.

사.

피고보조참가인들은 다른 항목의 점수는 전혀 없었으나, 연령과 현직급근속년수에 의하여 부과된 점수만으로 정임상은 50점(연령 30점+현직급근속년수 20점), 금병두는 44점(연령 24점+현직급근속년수 20점)에 각 해당하게 되었다.

[증거 : 갑5-1 내지 22, 갑6, 을2-1, 2, 을4-1 내지 3, 을5-1, 2, 을11-1 내지 3, 을12-1 내지 5]

3.

정리해고의 정당성

가.

경영상 긴박한 필요의 유무

원고 공단은 그 수입의 약 55% 내지 60%를 정부의 일반회계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는 공법인으로서, 그 업무상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는 노동부장관이 경상비용의 20%를 감축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경상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의 절감을 위한 인원감축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1999년 회계연도 원고 공단의 수입예산이 총액 기준으로 9.4%가 삭감됨으로써(그나마 이 정도의 감소폭에 그친 것은 원고 공단의 수입 중 약 27%를 차지하는 촉진기금출연금이 전액 삭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고용촉진사업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정부의 일반회계출연금이 2% 증가하고, 고용보험기금출연금이 722.8%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원고 공단으로서는 1999년 인건비 지출을 1998년 대비 24.2% 정도 감축하여 전체 일반관리비 지출을 11.9% 감축하고서야 위 수입에 상당한 지출예산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는 바(을8), 그렇다면 이러한 당시 원고 공단의 경영사정에 비추어 볼 때 정리해고를 위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은 존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해고회피노력

원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함에 있어서 정원 조정 등으로 조직의 구성을 합리화하고 이에 따른 인원감축을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하였으며, 정리해고에 앞서 직원들에게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자신들이 속한 일반직의 경우 명예퇴직, 조기퇴직으로 인하여 현원이 조정된 정원보다 적게 되어 해고의 필요성이 없었음에도, 원고 공단이 이 사건 정리해고에 앞서 교사직 15명을 일반직으로 전직시키고, 1998년 말 정년퇴직 인원을 4명이 아닌 3명으로 축소 산정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일반직 내에서 2명의 초과인원을 발생시켰는 바, 이를 해고회피노력을 다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고유발 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 공단은 그 업무특성상 직렬에 따른 직원들의 구분이 명확하고 직렬간 전직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므로, 원고 공단이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정리해고에 앞서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피고보조참가인들이 속하는 일반직 자체의 인원조정 내용을 기준으로 삼아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먼저 교사직 전직의 점에 관하여 보면, 원고 공단이 이 사건 정리해고에 앞서 종래 교사직만으로 보임하여 운영하던 교사직과 일반직의 복수직 정원 62명을 50명으로 감축하면서 그 현실적 업무분장에 따라 위 50명 중 32명은 교사직으로, 16명은 일반직으로, 2명은 연구직으로 각 조정한 사실, 이는 1998.7월경 감사원으로부터 종래의 복수직 운영이 사실상 일반직 등 다른 직렬에 분장하여야 할 업무를 교사직 초과인원에게 분장하기 위한 편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게 되자 경영혁신 추진과정에서 이를 시정하겠다는 취지였던 사실, 그런데 원고 공단은 위와 같이 복수직 50명 중 16명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면서 해당 직책에 원래의 일반직 직원을 보임하지 않고, 교사직 15명을 일반직으로 전직시켜 보임한 사실은 모두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바, 이는 결국 복수직을 교사직 초과인원 해소책으로 사용하던 종전의 편법을 인원 조정 후에도 사실상 계속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더욱이 교사직과 일반직 사이의 전직은 원고 공단 인사규정(을23) 제25조의 전직기준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복수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위 15명의 정원이 종래 일반직 직원들에게 우선적으로 보임되었다면 교사직 내에서 정원 초과 인원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은 변론으로 하고, 적어도 일반직 내에서는 1998.11.14 27명의 명예퇴직 내지 조기퇴직만으로 초과 인원이 해소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원고 공단의 조치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이 속한 일반직과 관련해서는 해고회피노력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해고유발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한 원고 공단은 1998년 말 정년퇴직 인원을 3명으로 예상하고 정리해고대상 인원을 2명으로 산정하였으나, 실제로는 1998.12.30 일반직 직원 중 4명이 정년퇴직하여(을17), 해고대상자 서열명부상 후순위인 피고보조참가인 금병두에 대한 해고의 필요성은 이로써 소멸하였음에도 1998.12.31자 직권면직에 나아간 것은 해고회피노력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해고기준의 정당성

원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된 별지 해고기준은 직원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해 도출된 것으로서 그 내용에 있어서도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춘 것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위 해고기준이 연령과 현직급 장기근속에 대하여 과도한 불이익을 부과함으로써 사실상 이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한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 어떠한 기준을 설정하고 각 항목별로 어떠한 비중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춘 것인지 여부는 획일적, 일률적으로 말할 것은 아니고,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정도,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과 같은 근로자의 주관적 사정과 정리해고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경영상 목표, 정리해고를 실시하는 사업체인 인사구조 및 이에 관한 구성원들의 인식, 향후 사업체의 발전 역량의 보존 등 객관적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 바, 원고 공단과 같은 공법인에 있어서 장기간 근속한 고령자나 현직급에서 더이상 승진하지 못하고 장기근속한 직원은, 일응 경영혁신을 통한 효율성 및 사업역량 강화라는 정리해고의 목적과 조직의 장기적인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여지가 많고, 또한 잔여 정년이 많지 않고 그 퇴직에 따른 경제적 보상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점에 비추어 조기퇴직으로 인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이를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으로 포함시킨 것 자체를 탓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준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서 다른 나머지 모든 기준을 배제할 만큼 절대적인 영향을 갖게 되거나, 위와 같은 연령이나 현직급근속년수보다도 경영혁신이나 사업역량 강화와 훨씬 직접적인 관련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근무평정, 징계전력 등 과거의 근무태도에 대한 평가가 전혀 반영되지 아니하든지 혹은 그 반영의 정도가 극히 미미하여, 장기간 조직을 위하여 성실하게 근무한 직원이 단지 장기 근속자라는 이유만으로 평소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이거나 비위사실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직원에 비하여 우선적으로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되게 된다면, 이러한 정리해고 기준이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 공단이 마련한 해고기준과 이에 따른 해고대상자 서열명부를 보면, 위 해고기준은 연령에 최고 30점을, 다시 현직급근속년수에 20점을 부여하여 상당수 2급 및 3급 일반직 직원들이 위 항목에서 최고점이나 그에 근접한 점수를 받아 해고대상자 서열명부의 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바, 연령과 현직급근속년수는 그 성질상 중복되어 평가될 소지가 크고(원고 공단의 해고기준에 따르면 젊은 나이에 하위직급에서 빨리 승진하였다가 상위직급인 2, 3급에 이르러 승진에서 탈락된 채 장기 근속하고 있는 직원들이 연령과 현직급근속년수에서 중복하여 가장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한편 위 해고기준은 1급과 5급에 대해서만 장기 근속에 따른 불이익을 완화해 주기 위한 예외 규정을 두고 있는데, 총점 계산시 1.25의 배율을 적용한다고는 하나 실제 영향은 현직급근속년수에 배정된 20점에 훨씬 못미치므로, 이 또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위 두 항목은 이에 대한 배점만으로 50점에 이르러 사실상 나머지 모든 기준을 배제할 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며(실제로 피고보조참가인 정임상의 경우 위 두 항목만으로 50점을 받았는데 이는 서열명부 92명 중 3위에 해당하는 점수이며, 해고 기준 중 위 두 항목이 아닌 나머지 항목에 하나라도 해당사항이 있는 직원은 12명에 불과하다), 또한 근무평정은 객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전혀 기준에 반영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원고 공단 인사규정상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 또는 직무태도가 심히 불성실한 자가 받는 직위해제의 전력은 불과 10점, 징계 중 감봉은 5점, 견책은 3점의 배점만이 주어져 위 연령 및 현직급근속년수와 비교할 때 그 평가비중이 지나치게 낮게 설정됨으로써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으로서 실질적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등(직위해제 혹은 징계로 10점의 점수를 받은 김성국은 서열명부상 32위이다), 원고 공단이 마련한 이 사건 정리해고 기준은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하여 부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 공단의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는 해고회피노력과 해고기준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하므로, 같은 취지의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김성수, 김민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