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이 사건 정리해고 이전에 수차에 걸쳐 노동조합과 협상을 한 끝에 인원감축의 규모와 희망퇴직제 사전 실시, 원칙적인 선정기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내었고, 조합원들도 이에 찬성하였던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요건을 모두 갖춘 정당한 해고라 할 것이다. 참가인 회사는 관리자, 슈퍼바이저급 등의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통해 인원감축을 시행한 다음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한 것이고, 위 권고사직 및 정리해고는 모두 참가인 회사가 단계적으로 시행한 고용조정의 일환이었으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가 조합원들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하더라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 없이 행해진 것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 사건 / 2000.6.1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99구5770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 송기상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병주, 남옥임
* 피고보조참가인 / 유니레버코리아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재희
* 변론종결 / 2000.4.27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장애등급 3급 3호의 장애인으로서 1993.10.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1996.2.4경부터 현장 생산직 포장공으로 근무하던 중 1998.6.12 참가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정리해고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31조에서 규정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가 1998.8.27 그 신청을 기각하자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98부해43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 바, 같은 위원회도 1999.2.6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신청을 하였다.
[증거] 을1, 2, 증인 임희용, 변론의 전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관계법령
<근로기준법>
제31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사용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
사용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이하 `근로자대표'라 한다)에 대하여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사용자가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요건을 갖추어 근로자를 해고한 때에는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를 한 것으로 본다.
인정사실
이 사건 정리해고에 이르기까지의 배경
참가인 회사는 1993년경부터 1997년도까지 누적된 적자 규모가 56,852,000,000원에 달하였고, 1997.10월경 합작회사이던 신동방 주식회사와의 결별로 인하여 판매량이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IMF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 불황이 닥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시간외근무시간 단축, 유급휴가 반납, 신규채용 중단, 해외연수 감축, 사무실 운영경비 절감 등의 자구노력을 기울였으나 여전히 인력감축이 불가피하였다.
이에 참가인 회사는 1997.9월경 경비원 5명, 같은 해 11월경 임원 및 운전기사 각 1명, 1998.3.31 관리자 및 슈퍼바이저급 8명 등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실시하는 한편 1998.1.20경부터 수차에 걸쳐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조합원 86명을 대상으로 인원감축을 시행하기 위하여 협상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노동조합측은 참가인 회사의 25%(22명) 고용조정안에 크게 반발하면서 1998.5.18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대하여 위 노동위원회는 같은 달 27일 조합원 중 15%(13명) 상당의 인원을 정리해고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정안을 제시하였다.
이에 참가인 회사와 노동조합은 위 조정안의 수용 여부를 둘러싸고 다시 협상을 계속한 결과 같은 해 6.2 최종적인 합의를 이루었는 바(조합원 중 72%가 이에 동의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리해고는 조합원 86명을 대상으로 15%인 13명을 실시하되, 정리해고인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우선 희망퇴직제를 실시한다.
희망퇴직이 확정된 조합원이 13명에 미달한 경우에는 미달한 인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실시한다.
정리해고 기준은 다음 6가지로 한다 : 여성에 대한 차별 금지/낮은 수준의 기술·기능/낮은 업무성과·업무능력/낮은 고통요인(생활에 영향이 적은 경우)/징계, 업무에 대한 태도 및 (또는) 근태상황/실질적인 업무의 부재 및 (또는) 업무의 대체가능성
희망퇴직 실시 및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
참가인 회사는 위와 같은 최종 합의에 의거하여 같은 달 8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같은 달 12일까지 희망퇴직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하였고, 이에 응한 조합원 한동수 외 10명이 같은 달 12일 희망퇴직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희망퇴직자가 11명에 그치자 미달인원을 보충하기 위하여 같은 달 12일 이석희 및 원고를 정리해고 하였는데, 원고를 그 대상자로 선정한 사유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낮은 고통요인
조합원 86명 중 75명의 학력이 고졸 이하인 반면 원고는 4년제 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한 고학력 보유자이다.
부모를 제외한 배우자와 자녀를 기준으로 한 조합원들의 실질적인 평균 부양가족수는 2.7명인데 반하여 원고는 미혼으로서 노모를 부양하고 있을 뿐이다.
원고가 평소 중소기업 수출입 중개 및 해외투자 상담업체인 아시아나교역의 대표이자 자동차정비 1급 보유자로서 창성카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취지의 명함을 소지하고 다녔기 때문에 다른 조합원들에 비하여 재취업이 용이하다고 판단하였다.
징계, 업무에 대한 태도 및 (또는) 근태상황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월별 지각·외출·조퇴 횟수에 대한 통계표를 작성한 결과 원고는 1996년도 외출·조퇴 51회(전체 평균 7.7회), 1997년도 외출·조퇴 30회(전체 평균 5.7회)로서 그 횟수가 가장 많았다.
원고는 1996.6.14 작업 도중 동료 하영호와 심한 언쟁을 벌여 상사로부터 구두경고를 받고, 이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경위서를 작성·제출한 바 있다.
원고는 1996.8.30 회사의 허가 없이 유인물을 배포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해 9.5 참가인 회사로부터 출근정지 7일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가 1996.11.14 신청을 기각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지 않았다).
[증거] 갑15(일부), 을4, 을5의 1, 2, 을6의 1, 2, 을7의 1 내지 88, 을8의 1 내지 5, 을12, 을23, 26,27, 을28의 1 내지 7, 을30의 1, 2, 을31의 1 내지 15, 을34, 증인 임희용, 변론의 전취지
판 단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같이 참가인 회사는 ① 수년간 상당 규모의 적자가 계속 누적되어 왔고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기업재정상의 어려움이 장래에도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개연성이 높았던 데다가 IMF로 인한 경기불황이 겹쳐 사정이 더욱 악화되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일정수의 근로자를 감원하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② 이를 타개하고자 이 사건 정리해고에 앞서 각종 비용절감, 시간외근무시간 단축, 신규채용 중단, 희망퇴직제 실시 등 해고 회피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고 보여지며, ③ 또한 원고를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위와 같은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태 외에도 원고의 근무태도, 가족 및 재산관계, 학력, 재취업의 가능성, 업무능력, 징계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의한 것이었다고 판단되고, ④ 이 사건 정리해고 이전에 수차에 걸쳐 노동조합과 협상을 한 끝에 인원감축의 규모와 희망퇴직제 사전 실시, 원칙적인 선정기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내었고, 조합원들도 이에 찬성하였던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요건을 모두 갖춘 정당한 해고라 할 것이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는 먼저 관리자, 슈퍼바이저급 등의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통한 인원감축을 시행한 다음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한 것이고, 위 권고사직 및 정리해고는 모두 참가인 회사가 단계적으로 시행한 고용조정의 일환이었으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가 조합원들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하더라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 없이 행해진 것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공익을 위한 관계기관 출석 및 질병의 치료 등을 위하여 조퇴·외출한 적이 많았다 하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근태평가에 있어 대상 근로자들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였던 이상 원고가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근무태도가 불성실하였다는 점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원고가 아시아나교역 및 창성카서비스로부터 급여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없었던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평소 위 두곳의 명함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재취업이 용이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원고가 장애인인 데다가 평소 적극적으로 조합활동을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정리해고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참가인 회사가 노동조합과의 수차에 걸친 절충과 협의 끝에 확정한 이 사건 정리해고의 규모에 나름의 객관성·합리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데다가 그에 앞서 부정적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자 희망퇴직자를 모집한 결과 그 중 상당수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희망퇴직을 한 경우라 하더라도 당초 결정한 규모에 맞추어 정리해고를 시행할 필요성이 소멸하였다고는 단정할 수 없고, 이와 같은 미달 인원에 대하여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정리해고가 과연 회사의 경영상태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김성수, 김민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