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법원에서 추가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이 사건 소 중 승무정지징계 무효확인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643,367원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여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던 사람이다.
피고는 2019. 8. 19.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99조 제17항에 따른 징계대상자로서 2019. 8. 22.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것을 통고하였고, 2019. 8. 23. 원고에 대한 제2차 징계위원회와 관련 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출석요구서를 교부하였다.
피고는 2019. 8. 28.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면서 2018. 10. 11. ‘매산동 주민 센터 앞 도로’ 사고, 2019. 3. 20. ‘신갈 IC 입구 교차로’ 사고, 2019. 7. 16. ‘웃거리 정류장’ 사고를 징계혐의로 고지하고 이에 대해 심의를 한 다음 원고에 대해 취업규칙 제99조 제17항 위반에 따른 승무정지 3개월(2019. 8. 24.부터 2019. 11. 23.) 처분을 의결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처분을 통지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결정 통지서에 기재된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각 사고’라 하고, 순번에 따라 ‘제○사고’로 특정한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9. 9. 6.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2019. 12. 17. 피고에게 ‘회사권고로 인하여 2019. 12. 17.부로 사직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원고 작성의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0. 1. 3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의 강요로 2019. 12. 17.자 사직서를 제출하여 부당한 해고를 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3. 25. 원고의 사직서가 사용자의 강요에 의해 작성되었다고 볼 수 없어 해고 처분이 존재하지 않고, 원고의 사직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기각 판정을 하였다(E).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2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정직기간 도과 후인 2019. 12. 17. 피고에서 퇴사함으로써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종료되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권리나 법률관계에 대해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
판단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2019. 8. 28. 승무정지기간 2019. 8. 24.부터 2019. 11. 23.까지인 이 사건 징계처분을 받았고 2019. 11. 23. 승무정지기간이 만료하였으므로, 이미 그 기간이 도과한 상태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 부분에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려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 인정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위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미지급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승무정지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에 관하여는 원고가 당심에서 위 임금지급청구를 추가함으로써 보다 직접적인 권리구제의 기회를 부여받게 되었으므로, 이와 같이 이행의 소와 별도로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을 승무정지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6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가 확인된다고 하여도 그로 인해 원고에게 피고와의 근로관계의 회복 또는 위 근로관계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다른 청구를 할 수 있는 등의 법률상 이익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 부분은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하여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는바,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징계처분 무효확인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징계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법한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미지급된 임금 10,643,36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절차적 하자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각 사고가 원고에 의하여 야기된 것으로 보아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99조 제17호가 규정한 면직사유가 있음을 전제로 면직에 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였을 뿐, 이 사건 징계처분인 정직에 관한 징계절차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
이 사건 해고에는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 부존재의 하자가 있다.
피고 취업규칙은 단체협약에서 정하지 않은 불분명하고 자의적인 징계사유들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무효이고, 따라서 취업규칙에서 규정한 징계사유에 근거하여 징계처분을 할 수 없다.
제2사고는 상대방차량이 급하게 차선변경을 하면서 상대방의 100% 과실로 발생한 것이고, 나머지 각 사고의 경위, 과실비율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취업규칙상의 교통사고를 ‘야기’한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설령 제1, 3사고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제2사고에 따른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아니하는바, 부존재하는 징계사유를 존재하는 것으로 포함하여 징계양정을 한 점, 피고가 경영상 필요에 따라 임의적으로 징계를 남발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위법여부에 관한 판단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 과정에서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 및 징계결정통고서에 해당 징계적용항목과 관련하여 면직 규정인 취업규칙 제99조 제17항을 기재하였으나, 정직처분인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인 이 사건 각 사고 내용 자체는 전체 징계절차 과정에서 동일하였던 점,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과정에서 원고에게 각 징계사유에 관한 변명의 기회를 제공하였고, 실제로 원고가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밝혔던 점,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이전에 이미 각 징계사유를 알고 있었고, 피고 역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사고의 자세한 내역과 함께 위 사고를 이유로 징계절차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고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지 같은 사실관계에 적용할 근거조항을 일부 변경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 과정에 원고 주장과 같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취업규칙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안 되지만(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참조), 단체협약보다 근로자에게 유리하거나 단체협약이 정하지 아니한 사항을 정한 취업규칙은 단체협약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피고 단체협약은 징계의 종류, 징계절차에 관한 원칙만을 정하고 있을 뿐, 징계사유 등에 대하여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 취업규칙 등에 규정된 징계사유들은 피고 단체협약이 정하지 아니한 사항을 새롭게 정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바, 피고 취업규칙에 규정된 징계사유가 단체협약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사고의 징계사유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제1, 3사고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5, 16호증의 각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전방을 잘 살피고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운전한 과실로 위 각 사고를 일으켰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취업규칙이 규정한 징계대상자인 ‘교통사고로 인하여 물적 또는 인적 피해를 야기시킨 자’에 해당한다.
제2사고에 관하여 보건대, 위 각 증거, 을 제14, 17,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사고가 발생한 사고지점은 차선이 분명하게 그어져 있지 않아 차량의 운전자들이 진행차로를 쉽게 구별할 수 없었던 구간이었던 점, ② 위 사고는 상대방 차량이 원고 차량과 근접거리에서 차로를 변경하면서 선행하던 원고 차량 앞쪽으로 추월하며 끼어들어와 양 차량이 접촉한 사고로 원고 차량으로서는 상대방 차량을 쉽게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D심의위원회는 보험회사의 심의 청구에 따라 2019. 7. 11. 제2사고에 관한 원고 차량과 상대방 차량의 과실비율을 20 : 80로 결정하였으나, 위 결정은 보험회사와 F공제조합의 협의에 따라 결정된 내역인 점, ④ 원고가 위 사고 지점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로서 도로여건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상대방 차량의 근접거리에서의 급격한 차로변경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사고는 제1, 3사고와 달리 원고가 그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야기한 교통사고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징계양정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참조). 한편,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사고에 따른 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제2사고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고 보아 원고가 과거 6개월 내 교통사고 2회 이상 야기자 또는 과거 1년 내 교통사고 3회 이상 야기자로서 피고 취업규칙 제99조 제17호가 규정한 면직 대상자임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면서, 원고에게 징계의 감경 사유가 있다고 보고 ‘정상에 따라 3개월 이내로 정직 조치할 수 있다’는 위 취업규칙 제99조 단서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면직처분에서 감경된 정직처분인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제2사고를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설령 원고가 제2사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 취업규칙 제97조가 규정한 정직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하여도 면직을 전제로 한 감경처분으로서의 정직과 단순징계로서의 정직처분은 그 징계양정의 과정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 취업규칙에 의하면, 면직 대상자에 대한 정상에 따른 징계의 경감은 정직의 경우 3개월을 한도로 그 이내의 범위에서 할 수 있는데, 피고는 위와 같은 정직으로의 경감에 따른 양정 과정에서 가장 중한 3개월 정직처분을 한바, 가정적으로 피고가 제2사고에 따른 징계사유가 부존재한다는 점을 반영하여 피고 취업규칙 규정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정직 사유로 보고 다시 그 징계절차를 진행하였을 경우에도 원고에게 정직 3개월의 처분을 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징계과정에서 징계위원회 과정을 녹취한 내역에 의하면, 피고 징계위원장 등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수준이나, 원고가 반성하는 점, 20년가량 근무하면서 큰 사고 없이 지낸 점 등을 참작하여 징계의 정도를 감경함으로써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바(피고는, 원고가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하여 원고에게 내릴 수 있는 처분 중 취업규칙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장 경미한 징계를 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2020. 1. 10.자 준비서면), 위와 같은 감경 사유들은 정직 사유에 따른 징계절차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반영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이고 정직처분의 최대치가 3개월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 이외에 달리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의 과정에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어 무효이다.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인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따른 정직기간 동안 원고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원고의 정직기간인 2019. 8. 4.부터 2019. 11. 23.까지의 임금이 10,643,367원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임금 10,643,36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승무정지징계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당심에서 추가한 임금지급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당심에서 추가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이연경 정진화
각주1)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 청구 부분이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할지라도, 원고의 임금 청구 부분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위법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