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주문 제2, 3항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4,450,752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고, 2021. 4.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5,497,408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한의사로서, 2017. 10. 13.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피고가 운영 중인 C병원에서 한방과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6. 1.부터 2019. 8. 31.까지 총 16,492,225원(월 평균 5,497,408원, 원 미만 버림)의 급여를 받았다.
피고는 2019. 7. 3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할 것을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고 한다). 의결된 해고사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9. 7. 31. 징계위원회 후 원고에게 2019. 8. 31.자로 원고를 해고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해고통보서에 기재된 해고사유는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붙은 호증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징계해고는, 인사위원회 소집 및 구성, 인사위원회 개최 통지, 재심 절차, 징계해고통지가 근로기준법과 취업규칙을 위반한 절차적 위법이 있고, 피고는 실제로는 원고를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면서 징계해고의 형식을 취한 것이며, 원고에게는 징계해고의 사유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가 계속 근로를 제공했을 경우 지급받을 수 있었을 급여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에 적용될 취업규칙
사용자가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권이 사용자에게 있는 이상 현행의 법규적 효력을 가진 취업규칙은 변경된 취업규칙이고 다만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 근로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될 따름이다(대법원 2003. 12. 18. 선고 2002다284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기초사실 및 을 제1,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0. 5. 1.부터 시행된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구 취업규칙’이라고 한다)은 2014. 10. 13.경 개정된 사실(개정된 취업규칙을 이하 ‘현행 취업규칙’이라고 한다)이 인정되고, 원고는 2017. 10. 13.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원고는 취업규칙이 변경된 이후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에 관하여는 현행 취업규칙이 적용된다.
징계절차상의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갑 제1, 2호증, 을 제1, 2 내지 4, 14 내지 18, 23, 25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E, 당심 증인 F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구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인사위원회 개최 및 징계해고 통지를 하였다. 그러나 현행 취업규칙은 구 취업규칙과 동일하게 인사위원회 개최 통지의 시기와 내용에 관한 규정이 없고, 징계절차 및 해고사유에도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현행 취업규칙은 통지 방법 및 인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징계 절차를 더 구체화하고 있다(별지 참조). 따라서 구 취업규칙의 조문을 적시하여 인사위원회 개최 및 해고통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의 구체적 사유를 기재하는 등 그 절차가 현행 취업규칙에 위반되지 않는 한,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2019. 7. 1.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였으나 자료제출을 요구하여 피고는 자료를 준비하여 회의를 다시 개최하기로 하였고, 원고는 2019. 7. 24.경 한방과장실에서 징계위원회 개최 공문을 교부받은 다음 2019. 7. 31. 다시 개최된 2차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징계 근거자료를 교부받고 징계위원회가 약 35분간 진행되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을 두고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징계사유가 고지되었다고 할 것이다.
현행 취업규칙 제121조 및 제123조에 의하면, 인사위원회는 대표자와 부서장 또는 그에 준하는 직급의 사원 중 대표자가 임명하는 자로 총 5명 이내로 구성하고, 위 원장을 대표자 또는 대표자가 위임한 자로 하며, 인사(총무)담당자 1명을 간사로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위원회는 위원장이 소집하고, 징계에 관하여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한다.
2019. 7. 31. 개최된 2차 징계위원회에는 병원장 D, 이사 G, 진료원장 H, I, 원무과장 E, 간호과장 F가 참석하였고, 징계위원들은 전원 일치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결의하였으며, 병원장은 피고 대표자의 위임을 받아 C병원의 인사위원회 개최 및 소집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징계위원회 구성 및 의결은 적법하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현행 취업규칙 제120조 제3항에서도 징계결과는 징계의 사유와 징계의 종류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9. 7. 31.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의결이 있은 직후 해고사유 및 2019. 8. 31.자로 해고된다는 취지가 기재된 해고통보서를 교부받았다. 해고통보서에는 구 취업규칙의 조항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와 함께 징계위원회에서 논의되었던 구체적인 징계해고 사유가 기재되어 있고, 별지 기재와 같이 그 사유들은 현행 취업규칙에 의하여도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해고 통지는 적법하다.
피고의 원무과장 E은 2019. 8. 5.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에서 재심기간이 1주일임을 고지한 사실을 언급하며 재심신청 기간에 대해 재차 고지하였다. 현행 취업규칙 제120조 제4항 내지 제7항에서는 재심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반면, 피징계자에 대한 재심 절차의 통보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는 별다른 규정이 없으므로, 피고가 징계위원회 개최 당일 원고에게 재심 신청 기간에 대해 고지한 것으로 족하다.
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근로자에 대한 해고사유를 제한하고 있다. 한편, 위 조항의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5170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참조).
기초사실 및 을 제1, 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해고통보서에는 구 취업규칙 제15조 제3, 4항, 제29조 제2, 6항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구체적인 사유로 ‘업무상 상사의 정당한 지시명령을 모독 불복하거나 반항, 근로시간 업무 불이행, 환자 및 보호자 진료요구 거부,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고 업무수행을 방해한 자’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와 같은 사유는 별지 기재와 같이 현행 취업규칙에 의하여도 상사의 정당한 지시 불이행(현행 취업규칙 제82조 14항, 제118조 제5항), 무단결근 3일 이상의 근무태도 불량(현행 취업규칙 제82조 제2항)에 해당하여 징계해고 사유가 된다.
그러나 기초사실 및 을 제5, 7 내지 10, 20, 22, 23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E, 당심 증인 F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해고에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에 해당하고, 피고가 해고가 유효하다고 주장하면서 다투는 이상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된다.
원고가 병실 회진을 할 당시 환자의 침 치료 요구에도 이를 미루거나 침술을 시행하지 않은 사실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의사는 한방의료와 한방 보건지도 영역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국가로부터 관련 의료에 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검증받은 자로서 그 독자적인 영역 내에서 전문적인 판단 하에 의료행위를 행한다(의료법 제1조, 제2조 제3항, 제4조 참조).
따라서 한의사인 원고는 환자에게 침술 등의 처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원칙적으로 전문적인 판단 하에 스스로 결정하여야 하고, 타인의 지시나 환자의 요청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환자에게 침술 등의 의료적 처치를 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즉, 명백히 의료적 처치의 필요성이 인정되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에 관한 증명이 없는 한, 원고가 단순히 환자에 대한 침술 등 치료 요구를 거부하거나 지연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상사의 지시명령에 불복한 것으로서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 피고는 단순히 원고가 수차례 침치료를 미루거나 치료를 거부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만 주장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치료 대상 환자나 그 증상 등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사실에 대한 주장이나 증명이 없고, 을 제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구체적인 치료 지연이나 거부의 시기, 횟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고는 전임자에 비하여 한방 수가 청구 건수와 청구 금액이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징계해고 전까지 꾸준히 처방건수가 발생하고 있고 청구 환자수와 청구금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피고의 출퇴근기록(을 제10호증)에 원고가 결근한 것으로 표시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는 지문인식기를 통해 출근한 시간을 나타낸 내역일 뿐 실제 출퇴근 시각을 기록한 내역은 아니고, 피고의 주장 역시 원고에게 지문인식기를 이용해 출퇴근 체크를 해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원고가 이를 무시하였다는 것인 점, 제1심 증인 E은 원고가 무단결근을 한 적은 없고 무단 지각으로 2번의 징계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고만 진술하였으며, 당심 증인 F도 원고와 근무하고 있는 층이 달라 자신이 직접 원고의 출근 여부를 확인한 적은 없다거나 출근을 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출퇴근기록 등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취업규칙 제82조 제2항에서 해고 사유로 정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계속하여 3일간 이상의 무단결근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지문인식기로 출퇴근 체크를 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하였다거나, 업무상 전화를 받지 아니한 적이 있고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의 업무공유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해고라는 징계 처분과의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임금 및 지연손해금 지급
원고가 해고 직전 월 평균 5,497,408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피고로부터 해고를 당하지 않고 계속 근로를 했을 경우 매월 5,497,408원의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부당한 해고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해고일 다음날인 2019. 9. 1.부터 2021. 3. 31.까지의 미지급 임금 합계 104,450,752원(= 5,497,408원 × 19개월)과 이에 대하여 각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2021. 4. 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1. 4.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2021. 4.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5,497,408원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제1심판결의 주문 제2, 3항을 이 판결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하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제정(재판장) 박광서 차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