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판결

수원고등법원 2023. 6. 13. 선고 2022노80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이유 무죄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무죄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와 피고인 B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 범위(피고인 A에 대한 부분)

가.

원심은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배임수재의 점에 관하여는 주문 무죄판결을,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2(이하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부분’을 제외하고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를 칭할 때는 ‘원심 별지’를 생략한다) 순번 67 내지 71, 81 기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는 이유 무죄판결을 각 선고하였고, 범죄일람표 3 순번 5, 6, 13, 27, 31, 32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으며,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징역 6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A은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주문 무죄부분과 이유 무죄부분 중 범죄일람표 2 순번 81 기재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의 점에 대하여 각각 항소하였다.

나.

이러한 경우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이유 무죄부분 중 범죄일람표 2 순번 67 내지 71 기재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의 점도 유죄부분과 함께 항소심에 이심되기는 하나, 그 부분은 이미 당사자 간의 공격·방어의 대상으로부터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부터도 이탈하게 되므로 항소심으로서도 그 부분에까지 나아가 판단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2934 판결 등 참조), 실질적인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주문 무죄부분 및 이유 무죄부분 중 범죄일람표 2 순번 81 기재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의 점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 사기미수, 사기의 점 관련]

가)

피고인 A은 부금이사로서 독자적인 자금조달능력이 부족하여, 피해자 C 주식회사(이하 ‘피해회사’라 하되, 피고인 A에 대한 배임수재의 점 및 피고인 B에 대한 배임수재방조의 점에 대하여 판단할 때에는 ‘C’이라 한다)의 동의 하에 피해회사의 어음 발행에 의한 우회적인 자금조달 형식을 통하여 인건비 내지 자재대금을 지급하게 되었을 뿐, 피고인 A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회사를 기망하여 피해회사로부터 금원을 편취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 A이 피해회사에 대하여 인건비 내지 자재대금을 통상적인 수준보다 부풀려서 금원을 청구하고, 위 청구금원을 수령한 하도급업체로부터 이를 다시 돌려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인 A이 피해회사를 위하여 각종 공사를 수주함에 있어, 필요한 영업비, 현장경비 등 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피고인 A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회사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피해회사에 대한 편취액 중 2011년도까지의 금원 약 434,300,000원[2011년도까지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로부터 지급받은 부분]에 대하여 보면, 이는 과거 부금이사였던 BK이 피해회사로부터 정산받아야 할 금원과 중첩되는 것이고, 그 정산이 모두 종료되었으므로, 위 434,300,000원은 편취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위 금원을 공제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년)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가)

피고인 A에 대한 배임수재의 점에 대하여(주문 무죄부분) 신빙성 있는 E, F의 각 진술, 자재납품 및 용역제공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한 주체는 피고인 A이 아닌 C이고 세금계산서도 C 명의로 발급된 점, E, F 및 피고인 A이 C으로부터 월급을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 또는 E, F이 소위 ‘부금이사’가 아니라 C의 직원이었고, 이에 따라 피고인 A이 배임수재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충분히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이 부금이사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A의 범죄일람표 2 순번 81 기재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의 점에 대하여(이유 무죄부분) 이 부분 금원(범죄일람표 2 순번 81 기재 2015. 1. 21. 송금받은 33,326,000원)은 피고인 A이 거래 상대방 회사로부터 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대금을 청구하게 한 다음, 그에 대한 대가로 받은 어음을 다시 할인하게 하여 마련한 금원을 피해회사에게 전달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여전히 편취금원에 포함되고, 위 금원을 피해회사에게 전달한 것은 사기죄 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다)

피고인 B의 사기방조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 B는 피고인 A에게 가족들 명의의 통장을 빌려주었고, 피고인 A으로 하여금 피고인 B의 집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수익도 피고인 B가 관리하는 등 피고인 A의 사기 범행을 방조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라)

피고인 B의 배임수재방조의 점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에 대한 배임수재죄가 인정되고, K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B는 K 및 피고인 A으로부터 이 사건 배임수재 범행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피고인 B의 집을 담보로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수익도 피고인 B가 관리하는 등 피고인 A의 배임수재 범행을 방조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3.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2의

가.

1)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 A(이하 3의 가.항에서는 ‘피고인’이라 한다)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E, F이 피해회사의 부금이사이고, 피고인은 그 부금이사의 직원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별개로 피고인의 행위는 사기죄 또는 사기미수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1)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 F은 부금이사이고, 피고인은 그 부금이사의 직원이다’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직원이라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가)

면허대여의 대가 1 이전에 부금이사로 있던 BK은 피해회사에 면허대여 수수료로 공사대금의 4%를 지급하였다. 위 수수료의 지급은 피해회사가 도급인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은 뒤, 공과잡비 명목으로 수수료 4%를 공제한 나머지 공사대금을 입금하여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E, F이 관리한 현장 일계표에도 사무실잡비 명목으로 공사대금의 4% 정도가 공제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2 위 일계표에 잡비(사무실) 명목으로 처리된 금액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면허대여 수수료인 공사대금의 4%와 정확히 일치한다. 어음 등 피해회사의 지출비용, 피고인의 급여 등을 공제하고 있으며 이는 피고인의 주장과 부합한다.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직원이라면 피해회사의 지출 비용이나 피고인의 급여를 공제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3 피고인은 ‘피해회사가 면허대여 수수료를 정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와 같이 일계표를 작성하고 있다는 것이 그 자체로 E, F이 일반 직원이 아닌 부금이사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다른 현장소장들이 관리하는 현장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내용의 일계표가 작성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다투고 있음에도, 검사는 E, F 외 다른 현장소장이 관리하는 공사현장에서 작성된 일계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나)

부금 약정 1 E, F, 피고인은 이전 부금이사였던 BK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BK은 2008. 12.말경 건강문제로 일을 그만두었는데, 그 무렵 피해회사 대표이사 AL에게 E, F을 소개하였다. BK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은 BK 밑에서 관리를 했으니까 관리하는 쪽으로 소개를 하고 E와 F은 BK이 데리고 있던 현장 책임자·소장이어서 BK 본인이 하던 일을 이어서 하도록 써 달라는 취지로 피해회사 대표이사 AL에게 소개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BK은 원심법정에서 “당시 이 사람들을 써달라는 취지로 부탁만 했지 부금이사로 일을 맡게 해달라는 취지였는지 아니면 피해회사의 직원으로 고용해달라는 취지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러한 경위를 보면 E, F은 BK의 지위(부금이사)를 그대로 이어 받아 일을 맡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 이와 같은 경위에 더하여 2008년 말 내지 2009년 무렵 E, F 소유 아파트에 피해회사를 근저당권자로, 채권최고액을 1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사실까지 더하여 보면(E, F 외 피해회사의 다른 직원들이 피해회사에 담보를 제공하였다는 자료는 제출된 바 없으므로, 이를 통해 E, F은 피해회사의 일반 직원과 다른 지위에 있음을 추단할 수 있다), E, F은 BK의 뒤를 이어 2009년경부터 피해회사의 부금이사로 일을 시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녹취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과 AL 대화의 전체적인 취지는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직원이 아님을 전제하고 있다. 피해회사 측은 이 녹취록 대화는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진 후 피고인에게 부금이사로 일해서 돈을 벌어 피해를 변제하라는 취지의 대화이므로 이 사건 범행이 이루어질 때가 아니라 대화가 이루어질 당시 부금이사로 일을 하라는 취지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녹취록에 나타난 대화의 전체적인 취지는 피고인은 원래부터 피해회사의 직원이 아니었고, ‘F 전무’나 ‘E 전무’와 따로 일을 시작해서 공사잡비 4%를 변제하라는 취지이다. 즉 피고인에게 이제부터 E, F과 독립해 부금이사로 공사를 수주해서 수수료 4%를 지급하라는 취지이다.

(다)

피해회사의 관여 또는 공사자금의 관리 1 BK이 부금이사로 있을 당시에는 피해회사가 받은 기성금에서 면허대여 수수료 4%만 떼고 나머지 잔액을 피해회사가 BK에게 지급한 사실, 자재대금 기타 비용은 BK이 지출하고 납품 업체들도 BK과 직접 거래하며 BK 이름으로 대금 등을 지급한 사실, 따라서 피해회사가 자재대금 등을 지출하거나 BK과 이를 정산하는 등의 문제는 없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형태와 달리, E, F이 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납품계약·노무계약 등이 피해회사 명의로 이루어진 사실, 피해회사가 피해회사의 자금으로 거래대금이나 노무비를 선지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일계표와 같이 피해회사가 지급한 자재대금 기타 지출한 금액에 대해 사후적으로 정산이 이루어진 사실, 2012년경부터 세무조사 등의 강화로 대외적 자급집행의 외형만 피해회사 명의로 이루어졌다는 피고인의 주장 취지, 건설회사에서 공사에 필요한 자금 중 일부를 먼저 지급한 후 나중에 이를 정산하기로 한 경우에도 부금이사에 해당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BK이 부금이사로 있을 때와 다르게 피해회사 명의로 납품 계약 등이 이루어지고 피해회사가 자재대금 등을 선 지출한 사실로는 피해회사가 공사현장을 관리·감독하였거나 자재대금 등 공사자금의 최종적 귀속 주체가 피해회사로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사후 정산을 전제로 한 자금의 지출에 불과할 뿐이다. 2 위와 같이 대외적 거래를 피해회사 명의로 하는 이상, 거래처나 근로자에 대한 대외적인 계약상 의무는 피해회사가 부담하여야 하므로, 부금이사의 거래대금이나 노임 지급에 피해회사가 관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따라서 종전 부금이사인 BK이 관리한 현장에 관한 일계표와 E, F이 관리한 현장에 관한 일계표 사이에 작성자, 결재 절차, 세부 항목 등에 차이가 있거나, BK이 그만둔 이후 일계표 결재 라인에 피해회사의 내부 결재가 추가되었다고 해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E, F은 부금이사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라)

급여 등 지급 여부 1 연봉근로계약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해회사와 피고인이 급여를 월 300만 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인 계좌로 월 300만 원 가량의 금원이 급여 명목으로 입금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AN AO 내장 현장비용처리내역, 2015. 5. 26. AN AP 내장 일계표의 기재에 의하면, E, F이 관리하는 현장의 일계표에 피고인에게 지급한 급여를 공제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피고인이 형식상 피해회사의 직원으로 있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기는 했지만, 피해회사가 그 급여 상당액을 정산하여 회수해 갔기 때문에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회사로부터 지급받은 급여는 없다.’는 피고인 주장과 부합한다. 2 주식회사 AQ(이하 ‘AQ’라 한다) 통장 사본의 기재, K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AQ 대표 K 명의 계좌에서 E, F의 급여나 현장 노동자들의 급여가 출금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이에 관하여 “E, F의 현장은 부금이사가 관리하는 현장이기 때문에, AQ로 하여금 피해회사에 거래대금을 부풀려 청구하게 하고 실제 거래대금과 지급받은 거래대금의 차액을 부금이사들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사용한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한편, E, F이 피해회사의 일반 직원에 불과하고, E, F이나 그 현장 노동자들의 급여도 피해회사의 책임 하에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와 같은 금융거래가 발생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기 어렵다. 3 피해회사 계좌 인터넷 이체결과조회내역에 의하면 피해회사의 계좌에서 피고인에게 매월 급여로 볼 수 있는 돈이 입금되면서 입금자를 E, F으로 표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피고인이 E, F에게 급여를 받는 지위에 있음을 시사하고, 피해회사 계좌에서 피고인에게 급여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면서 실제로는 E, F이 지급하는 것임을 표기하고 추후 정산과정에서 이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정산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마)

공사에 대한 책임과 이익의 귀속 E, F은 피해회사와 사이에 각 공사현장에 관한 공사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각 공사계약서에는 E, F이 작성한 각서가 첨부되어 있는데, 그 각서에는 “노임 수령후 노임 및 식대, 장비대금, 자재대금 등 기타 일체의 소요되는 비용은 본인의 책임으로 약정된 기일에 본인이 지급하겠으며 근로자 및 거래처에서 C(피해회사)에 지급요구할 경우에는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라거나, “공사와 관련된 제세공과금은 C의 요청시 즉시 지급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위와 같은 각서는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단지 피해회사의 직원에게 책임감 있는 업무 수행을 요구하거나 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회사의 손해가 불거진 후 이에 대해 책임이 있는 직원에게 재정보증용으로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피해회사와 E, F 사이의 내부적 관계에서는 E, F이 그 공사현장에 관한 책임을 전적으로 부담하겠다는 취지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고, 이는 ‘세무조사 강화 등 문제 때문에 대외적 거래만 피해회사 명의로 하였을 뿐, 실제 공사현장 관리·비용 계산 등은 부금이사인 E, F의 책임 하에 이루어졌다.’는 피고인 측 주장에 부합한다.

(바)

허위 진술의 개연성과 동기 E, F을 비롯하여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AL 등 회사 관계자들과 J, K 등 거래상대방들은 모두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직원이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진술은 앞서 본 일계표 등 객관적 증거와 모순되는 점, 피해회사와 E, F의 관계, 피해회사의 임직원이거나 피해회사와 계속적인 거래를 해야 할 지위에 있는 사실, 이들 중 일부는 피고인의 과다 청구에 공모하거나 이를 묵인함으로써 피해회사에 대해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부담할 지위에 있는 사실, 범행을 주도하고 실질적인 이익을 취한 피고인에게 책임을 돌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직원이라는 취지의 이들 진술은 모두 허위 진술의 개연성과 동기를 가지고 있다.

(2)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부금이사인 E, F의 직원이라고 하더라도, 그와는 별개로 피고인의 행위는 사기죄 또는 사기미수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BK이 부금이사로 있을 당시와 달리, E, F은 직접 그 계산과 책임으로 공사를 수행하되 자재 등 납품계약·노임지급 등은 면허를 대여한 피해회사 명의로 하였다. 피해회사는 직접 자재대금이나 노임 등을 지급하거나 대외적으로 이러한 채무를 부담하고 공사현장별로 E, F과 사후적으로 이를 정산하는 관계였다. 피고인 스스로도 이러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E, F의 사업은 ‘피해회사가 먼저 자재대금이나 노임을 지급하고, 차후 원청에서 피해회사로 E, F 공사현장에 대한 기성금이 지급되면 그 기성금에서 자재대금·노임·면허대여 수수료 등을 정산한 뒤 남은 잔액을 피해회사가 E, F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는 것이다). 2 피해회사와 E, F의 관계가 이와 같고 사후에 내부적 정산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피해회사가 정산을 마친 뒤 E, F에게 기성금 잔액을 지급하기 전까지는 E, F의 공사현장에 관한 기성금은 비록 그것이 부금이사의 공사현장에 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피해회사에게 그 관리·처분 권한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자재대금이나 노임 기타 비용 등에 대한 부담은 사후 정산을 거쳐 최종적으로 부금이사인 E, F에게 귀속한다 해도, 외부적 관계에서 피해회사는 납품계약 등의 당사자로서 외부 납품업체나 노임 등에 대한 대외적 채무를 부담하게 된다. 피해회사는 실제로도 자재대금·노임 등을 지급하였다. 3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J·K·L과 공모하여 자재 및 인력대금 등을 피해회사에게 과다 청구하게 하거나 AF·AG 명의로 허위의 노임을 청구한 행위는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피해회사는 이러한 기망행위에 속아 그대로 자재대금이나 노임을 지급하는 등 하자있는 의사에 기하여 처분행위를 하였다. 그로 인하여 피해회사는 재산상 손해(대외적 지급 책임 또는 대금·노임의 선지급)를 입었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과 공모한 J, K 등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재물을 교부받았다. 이는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4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그로 인한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는 것이지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함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기죄는 기망수단을 써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리고 그로 인하여 피기망자로부터 재물을 교부받아 편취하였으면 바로 성립되는 것이고, 피해자에게 민사상의 구제수단이 있다거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따라서 부금이사인 E, F과 피해회사가 사후 정산을 예정하고 있다거나 피해회사가 선지급한 자재대금이나 허위 청구된 노임 등은 정산과정을 거쳐 부금이사인 E, F이 최종적으로 부담하게 된다 해도, 피고인의 기망행위에 속은 피해회사가 과다 청구된 자재 및 인력대금이나 허위 청구된 AF·AG의 노임을 지급한 이상 사기죄는 성립한다. 5 위와 같이 공사대금의 관리권한이 피해회사에 있고, 사후 정산에도 불구하고 자재 및 인력대금이나 허위 청구된 노임에 대해 피해회사가 대외적 채무를 부담하고 이를 지급한 이상, 피고인이 부금이사인 E, F에게 자재 및 인력대금 과다 청구 사실이나 노임 허위 청구 사실을 보고하거나 허락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피해회사에 대한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6 피고인은 ‘자재대금을 부풀리거나 노임을 허위청구 하는 것은 건설현장의 관행상 자주 있는 일이고, 피해회사는 피고인의 기망행위를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건설현장에서 비용 지출의 편의를 위해 자재대금이나 노임을 허위·과다 청구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관행의 존재만으로 피해회사가 피고인의 허위·과다 청구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할 뿐만 아니라, 피해회사가 십수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감내하면서까지 그와 같은 비용지출을 용인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도 어렵다(피고인 본인도 “피해회사 대표이사 AL, 사장 BM, 경리실장 M는 자재대금의 과다청구 사실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고, 과다청구 사실을 알았다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위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2의

가.

1)

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2011년경까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G로부터 돈을 지급받아 피해회사에 손해를 끼쳤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1 BK은 기성고에서 4%를 공제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지급받아 직접 자재회사 등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G의 대표이사 J도 BK이 부금 이사이던 시절에는 피해회사가 아니라 BK과 거래했고, BK 명의로 직접 G에 송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010년과 2011년경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방법으로 G로부터 돈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것은 BK이 부금이사로서 업무수행을 종료한 후 피고인이 E 등 부금이사의 직원으로 BK이 기존에 운영하던 현장의 자금관리를 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BK은 2008. 12.말까지 피해회사의 부금이사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피해회사와 금전적 정산을 끝낸 것은 2008. 12. 말경이었다고 진술하고, AK는 “현장을 가지고 일자를 끊다 보니까 2011년에 그만두었다고 하더라도 2010년에 끌고 왔던 일들이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발생했던 현장들은 BK씨가 빠져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해서 그 사이가 좀 오묘했습니다. 나누기가. 피해회사가 직접 현장을 운영하기 시작한건 2010년이 맞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자재대금 등을 과다 청구하고 이에 속은 피해회사가 이를 지급한 이상, 사후 정산 과정을 거치는 것과 상관없이 사기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피고인 주장과 같이 BK 부금이사와 관계에서 2010년 말 또는 2011년 말까지 부채를 모두 해결하였다 해도(정산을 마쳤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부분 사기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위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검사의 피고인 A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가)

일부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 원심 범죄사실 중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이하 생략한다) 2019고합300의 제1항과 같은 방법으로 범죄일람표 2 순번 81과 같이 33,326,000원<1>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A(이하 3의 나.항에서는 ‘피고인’이라 한다)은 K와 공모하여 피해회사를 기망하는 방법으로 위 금원을 편취하였다.

나)

배임수재 피고인은 2009. 2.부터 C에서 공사수주, 자재 납품업체 선정·관리, 납품물량 및 단가 결정, 공사현장 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였으므로, 공사자재의 품질, 수량, 대금 등을 적정하게 고려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여 납품업체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금전적 이익도 수수하여서는 아니 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피고인은 2013. 8.경 K에게서 ‘C에 석고보드를 납품하게 해 달라. 단가를 유리하게 책정하여 마진율을 높이고 물량도 보장하는 등 납품 관련 편의를 봐주고 계약도 계속 유지하게 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에 응하여, 그 대가로 K가 C에서 자재대금을 받으면 이익금 중 70%를 피고인에게 지급하고 피고인이 사용할 외제차도 제공하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2013. 8. 14.경 K로부터 662,600원을 피고인의 BT은행 계좌로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5. 11. 26.경까지 범죄일람표 6과 같이 31회에 걸쳐 합계 169,169,618원을 송금받고, 2014. 9. 19.경 K에게서 시가 6,000만 원 상당의 비엠더블유 차량을 인도받아 그때부터 2015. 11.경까지 13개월간 위 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하여 사용료 합계 31,822,26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일부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의 점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 즉 1 이 부분 금원은 AQ의 직원 BQ가 피고인에게 송금한 당일 피고인이 이를 피해회사로 곧바로 송금한 점, 2 피고인의 BR조합 계좌내역에 ‘노임지급’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3 E, AK, K는 피고인이 수주해 온 현장의 적자 폭이 크다보니 AQ에서 노임 등을 먼저 송금하고 피해회사가 이후 어음을 발행하는 방법으로 노임을 마련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금원은 피고인이 AK 등과 협의 하에 먼저 어음을 발행, 할인하는 방법으로 AQ로부터 돈을 지급받아 이를 곧장 피해회사로 송금한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금원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회사를 기망하여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피고인은 2015. 1. 21. AQ(BQ)로부터 33,326,000원을 지급받았으나, 이를 즉시 피해회사에게 그대로 지급하였는바(2019고합300 증거기록 1권 75쪽), 피고인이 AQ를 통하여 피해회사를 기망하였다고 가정한다면, 이와 같은 행위는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이 가지 아니하는 점, 2 비록 피해회사가 피고인으로부터 33,326,000원을 지급받은 다음, 피고인에게 2015. 1. 28. 33,326,000원을 지급하기는 하였으나(같은 증거기록 1권 120쪽), 이에 관하여 검사는 현재까지 그 금원 지급 경위를 구체적으로 소명하거나 이에 부합하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위 항소이유에서 주장한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배임수재의 점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상세히 설시하면서, 이를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피고인이 C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과 C 사이에 법률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1 배임수재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은 C의 부금이사로서 C과 별개로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E, F의 직원이고, 대외적·형식적으로만 C의 직원으로 등록된 사실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E, F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 다만 피고인이 대외적·형식적으로나마 C의 직원으로 등재되어 있는 사실, 사후 정산을 예정하고 있기는 하나 피고인은 C 명의로 납품계약 등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자재대금이나 노임 등에 대한 대외적 채무를 C이 부담하고 실제 C이 이를 선지급한 사실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E, F과 C의 부금약정이나 면허대여에 기해 대외적으로 공소사실 기재 업무를 담당하는 등 C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2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과의 내부적인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되어 그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계약관계에 있는 당사자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신뢰가 형성되었을 때 형사법에 의해 보호받는 신임관계가 발생한다고 볼 것인지, 어떠한 형태의 신뢰위반 행위를 가벌적인 임무위배행위로 인정할 것인지는 계약의 내용과 그 이행의 정도, 그에 따른 계약의 구속력의 정도, 거래의 관행, 신임관계의 유형과 내용, 신뢰위반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타인의 재산상 이익 보호가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되었는지, 해당 행위가 형사법의 개입이 정당화될 정도의 배신적인 행위인지 등에 따라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사정과 함께, 배임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한 임무에 위배한 것에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배임죄나 배임수재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와 본인 사이의 신임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횡령죄에 관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

, 그에 따른 계약의 구속력의 정도, 거래의 관행, 신임관계의 유형과 내용, 신뢰위반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타인의 재산상 이익 보호가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되었는지, 해당 행위가 형사법의 개입이 정당화될 정도의 배신적인 행위인지 등에 따라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사정과 함께, 배임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한 임무에 위배한 것에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배임죄나 배임수재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와 본인 사이의 신임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횡령죄에 관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3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은 건설사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 제2호는 이를 위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한 건설사업자와 그 상대방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사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면서 이를 위반하여 명의를 대여하거나 대여 받은 상대방 모두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 보면 이러한 명의대여관계에 따라 형성되는 신임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라고 할 수 없다. 4 E, F은 본인의 계산과 책임으로 공사를 수행하면서 건설사업자인 C의 면허를 대여하거나 그 명의를 이용하여 공사를 수행하였다. 피고인은 부금이사인 E, F의 직원으로서, C과 E, F의 부금약정 또는 면허대여, 명의대여 관계에 기해 공사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C의 직원으로 등재되어 있었고 피고인의 행위로 C이 자재대금이나 노임 등에 관해 대외적 채무를 부담하거나 실제로 이를 지급하였다 해도, C과 E, F 또는 C과 피고인 사이의 관계는 건설산업기본법이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관계에 해당하여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라고 할 수 없다. 결국 피고인은 배임수재죄의 주체가 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위 항소이유에서 주장한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검사의 피고인 B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가)

사기방조 피고인 B(이하 3의 다.항에서는 ‘피고인’이라 한다)는 2009. 12.경 남편인 A에게서 ‘처형들이 일을 한 걸로 해서 회사에 노임을 청구하려고 하니, 처형들 신분증과 돈을 받을 계좌를 달라. 돈이 들어오면 언니들에게 전화로 돈을 이체해 달라고 해라.’는 부탁을 받고, 가정주부인 친언니 AF, AG이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한 것처럼 허위로 노임이 청구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돕기 위해 AF, AG의 통장과 신분증 사본을 A에게 전달하였다. 이에 A은 원심 범죄사실 중 2021고합13 부분 기재와 같이 피해회사로부터 2009. 12. 30.경부터 2013. 1. 17.경까지 범죄일람표 4, 5와 같이 총 44회에 걸쳐 합계 119,543,950원을 AF, AG의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A의 사기 범행을 방조하였다.

나)

배임수재방조 피고인은 2013. 8.경 A에게서 “K가 C에 석고보드를 납품하게 해주고 그 대가로 K가 수익금을 주기로 했다. K가 석고보드를 BU에서 사오려면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네 명의 아파트에 담보를 설정하려고 한다. 필요한 서류를 달라.”는 말을 듣고, 그 무렵 A에게 인감증명서 등을 교부하였다. 이어 피고인은 2014. 2.경 A에게서 “K가 앞으로는 네 명의 계좌로 수익금을 보내겠다고 하니, 계좌를 사용하게 해 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승낙하여, 그 무렵 A에게 피고인 명의 BP은행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체크카드를 교부하였다. 이에 A은 위 3의 나.

1)

나)항 기재와 같이 K로부터 2014. 2. 17.경부터 2015. 11. 26.경까지 피고인 명의 BP은행 계좌로 수익금 136,107,018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A의 배임수재 범행을 방조하였다.

2)

사기방조의 점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A이 AF, AG 명의를 사용하여 피해회사로부터 금원을 지급받는다’는 사실을 넘어, ‘A이 AF, AG 명의로 피해회사에 허위로 노임을 청구한다는 사실’이나 ‘그 행위가 피해회사 몰래 이루어지는 행위로서 피해회사의 묵인 하에 이루어지는 단순한 비용처리 수준을 벗어나 있다’는 사정까지 인식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므로, 피고인에게 A의 사기 범행에 대한 방조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A이 자신의 업무를 위하여 필요하다는 이유로, 당시 동거하는 처인 피고인에게 피고인의 친언니인 AF, AG의 신분증과 계좌번호를 요구하고, AF, AG으로 하여금 피해회사로부터 입금된 금원을 A 명의 계좌로 이체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고 하여,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A의 피해회사에 대한 이 부분 사기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2 A은 수사기관에서 “집사람(피고인)이 제(A)가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뭘 알겠습니까. 제가 부탁하니까 그냥 들어주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그게 나쁜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제가 명의나 계좌 등을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그렇게 해도 되나 좀 이상하고 의아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A)이 그렇게 처리한다고 하니까, 저는 내심 ‘아 거기는 관례적으로 그렇게 하나보다’ 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2021고합13 증거기록 2권 1,262, 1,286, 1,289쪽), 3 당시 BG(피해회사 현장소장), E(부금이사)는 각 자신의 급여 이외에 자신의 처 명의로 노임을 지급받아 왔던 점(증인 BG의 원심 법정진술, 증인 E의 원심 제9회 공판기일 법정진술), 4 그 밖에 피고인이 A의 이 부분 사기범행에 대하여 특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배임수재방조의 점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정범인 A에 대한 배임수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종범인 피고인의 배임수재방조죄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인 A과 검사의 위 피고인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A(이하 3의 라.항에서는 ‘피고인’이라 한다)이 이 사건 사기 범행(유죄부분)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약 17억 9,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거액인 점, 피고인은 현재까지도 위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를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회사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유죄부분)과 관련하여 미지급한 임금이 약 2억 1,000만 원에 이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동종 사기 범행이나 징역형 이상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 중 약 1억 원이 변제된 점, 피해회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금지하는 건설업 명의대여 행위인 ‘부금이사’ 제도를 유지하는 등 위 사기 범행의 발생에 일부 책임이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직업,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면<2>, 원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기 보다는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이유 무죄부분 포함)에 관한 위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이유 무죄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그리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무죄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와 피고인 B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부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