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게 5,82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2. 4. 19.부터 2012. 11.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9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본적인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의 사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이고, 피고는 집단에너지사업법 제29조에 따라 설립된 공공법인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3항 제1호 가목의 시장형 공기업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은 1993. 9. 20. 구 사내근로복지기금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와 피고는 2009. 9. 30.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단체협약 제65조는 '피고는 원고 조합원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구 사내근로복지기금법에 따라 매년 세전 이익의 5% 를 사내복지기금으로 적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위 규정 부분을 '이 사건 약정'이라고만 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의 복지기금협의회는 2010. 4. 6. 2010년도에 해당하는 복지기금 출연과 관련하여, 피고가 세전 이익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선 출연하기로 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 이후, 피고는 위 결의에 따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세전 이익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연하였다.
관련법령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40조(예산의 편성) ①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예산은 예산총칙 추정손익계산서 추정대차대조표와 자금계획서로 구분하여 편성한다.
기관장은 제46조의 규정에 따른 경영목표와 제50조의 규정에 따른 경영지침에 따라 다음 회계연도의 예산안을 편성하고, 다음 회계연도 개시 전까지 그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이사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편성·제출한 예산안은 이사회의 의결로 확정된다. 다만, 다른 법률에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예산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출자자총회 등 사원총회의 의결이나 제23조의 규정에 따른 기금운용심의회의 의결 등 별도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경우에는 이사회 의결후 이를 거쳐 확정하고, 준정부기관의 예산에 관하여 주무기관의 장의 승인을 거쳐 확정하도록 한 경우에는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주무기관의 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집단에너지사업법
제29조(한국지역난방공사의 설립) 주거 및 상업지역 등에 집단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공사"라 한다)를 설립한다.
제43조(감독 등) 지식경제부장관은 공사의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과 관련되는 업무에 대하여 지도·감독한다.
.....
예산의 편성 및 결산
.....
근로복지기본법(구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은 2010. 12. 9. 폐지되었고, 현재 사내복지기금과 관련된 내용은 근로자복지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56조(복지기금협의회의 기능) ① 복지기금협의회는 다음 사항을 협의·결정한다.
사내근로복지기금 조성을 위한 출연금액의 결정
제61조(사내근로복지기금의 조성)
사업주는 직전 사업연도의 법인세 또는 소득세 차감 전 순이익의 100분의 5를 기준으로 복지기금협의회가 협의 결정하는 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재원으로 출연할 수 있다.
사업주 또는 사업주 외의 자는 제1항에 따른 출연 외에 유가증권, 현금,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산을 출연할 수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원인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게 세전 이익 중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연할 의무가 있음에도, 2%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출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3%에 해당하는 5,852,000,000원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먼저, 이 사건 약정은 원고를 요약자, 피고를 낙약자, 근로복지기금을 수익자로 한 제3자를 위한 계약인데, 요약자에 불과한 원고는 그 이행을 구할 당사자 적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행의 소에 있어서 당사자 적격은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다카26499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이 사건 소에서 자신의 이행청구권을 주장하는 이상 그 당사자 적격이 인정된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약정은 원고를 요약자, 피고를 낙약자,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제3자로 하여 체결된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서, 이에 따라 피고는 세전이익이 발생하면 그 중 5%에 해당하는 액수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약정의 문언 즉, '피고는 원고 조합원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 매년 세전 이익의 5%를 사내복지기금으로 적치한다.'는 내용은 다른 요건을 전제로 하지 않고 바로 피고의 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는 복지기금협의회의 결의 없이도 근로복지기본법 제61조 제2항 등에 따라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른 사내복지기금을 출연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약정의 문언 중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라는 부분은 그 법에서 정한 복지기금협의회의 결정을 절차적 요건으로 삼은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지급되는 돈이 근로복지기금으로 적립된다는 점을 주의적으로 규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약정은 단체협약의 한 내용을 구성하는데, 단체협약에 포함된 내용은 원칙적으로 당사자들에 대해 구속력 있는 합의로서의 효력을 가진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은 제3자를 위한 계약이므로 제3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수익의 의사표시가 있어야만 피고의 이행의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제3자를 위한 계약은 요약자와 낙약자 사이에 낙약자가 제3자에게 의무를 이행한다는 내용의 합의만으로 법률행위가 성립하여 그 효력을 가진다고 판단된다. 제3자를 위한 계약의 법적 성격과 그 사회적 기능 등을 고려하면, 요약자가 낙약자를 상대로 제3자에 대한 의무의 이행을 청구함에 있어서 제3자의 수익의 의사표시를 요건으로 한다고 보게 되면 제3자를 위한 계약을 인정하고 있는 취지를 달성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수익의 의사표시는 제3자가 낙약자를 상대로 이행을 청구할 때 필요한 요건이며, 요약자가 낙약자를 상대로 이행을 청구할 때 필요한 요건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가 이미 출연한 세전 이익 중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3%에 해당하는 5,825,000,000원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하여
이에 대하여 피고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의 복지기금협의회가 피고의 세전 이익 중 2%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사내복지기금으로 출연하다고 결의하였기 때문에, 나머지 3%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연한다는 결의가 없는 이상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약정 중 '근로복지기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라는 부분을 근로복지기본법상 복지기금협의회의 출연결의를 이 사건 약정에 따른 피고의 의무이행에 관한 정지조건으로 부가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근로복지기본법 제61조 제1항은 복지기금협의회의 결의를 통해 근로복지기금을 출연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되고, 피고는 복지기금협의회 출연결의가 없는 경우에도 근로복지기본법 제61조 제2항 등 다른 방법을 통해서 복지기금을 출연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복지기금협의회의 결의 유무와는 상관 없이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금액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게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이 사건 약정과 달리 해당연도의 세전 이익 중 2%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출연한 것은 기획재정부의 2010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른 것이므로, 위 예산편성지침에서 정한 액수보다 많은 금액을 복지기금으로 출연할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피고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시장형 공기업으로서, 이사회 결의만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으며 독립된 법인으로서 사법상의 계약을 체결한 권한을 가지므로, 지식경제부 장관이 집단에너지 사업법에 따라 피고에 대한 예산의 편성 및 결산과 관련된 지도 및 감독 권한을 가진다고 하여도,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지침이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사법상 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서 구속력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다.
피고의 위 항변도 이유 없다.
피고는 나아가, 이 사건 약정은 제3자를 위한 계약이므로 제3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이 피고를 상대로 직접 그 이행을 구해야 하며 원고가 그 이행을 구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그러나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있어서 요약자는 낙약자를 상대로 제3자에게 그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것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위 항변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세전이익 중 3%에 해당하는 5,82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2. 4. 19.부터(이 사건 약정의 내용, 근로복지기본법의 규정 등을 종합하면, 요약자인 원고 또는 제3자인 위 복지기금이 복지기금의 절차의무 이행을 청구하거나 위 협의회의 출연 결정이 있은 때에 그 의무이행기가 도래한다고 판단된다.)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2. 11.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홍준호(재판장) 이애정 배지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