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 10. 15. 선고 2014가합201076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3. 1. 24. 피고 B회사(이하 '피고 B'라 한다)와 사이에 임원 고용계약(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같은 날 원고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는 피고 B와 사이에 양해각서(이하 '이 사건 양해각서'라 한다)를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이후 피고 B는 2013. 2. 26.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라 한다)의 발기인으로서 발기인총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발기인총회에서 피고 B의 대표이사인 E와 원고가 피고 C의 이사로 선임되었고, E가 피고 C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

라.

또한 원고와 E는 2013. 2. 28. 미국법상 유한책임회사인 피고 B의 사원의 지위에서 운영계약(이하 '이 사건 운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B의 의결권 있는 A등급 지분 137,599좌(6.44%)를 보유하게 되었다.

마.

피고 C는 2013. 11. 18.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사내이사인 원고가 사임의 의사를 표시한 후 연락이 두절되어 회사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사내이사에서 해임하기로 결의하였다.

바.

피고 B는 2013. 11. 25. 원고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 및 운영계약의 각 해지를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 7, 9, 10,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3. 1. 24. 피고 B와 사이에 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가 2013. 5.경 피고 B에 대하여 임금 지급을 요청하자 피고 B의 대표이사인 E는 피고 C로부터 임금을 지급 받으라고 말하고, H1B비자의 발급절차를 중단함으로써 이 사건 고용계약은 피고 C에 양도되었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 B는 피고 C를 연구소 혹은 지사로 운영함으로써 법인격을 남용하였으므로 피고들은 모두 이 사건 고용계약의 당사자라고 할 것인바,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한 2013. 11. 30.자 해고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2013.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들의 주장

1)

본안 전 항변

피고 B가 원고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고용계약상 모든 분쟁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사법중재그룹을 통한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정함으로써 배타적·전속적 중재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고용계약에 기한 청구를 하는 이상 이 사건 소는 중재합의를 위반하여 부적법하다.

2)

본안에 관한 주장

이 사건 고용계약은 원고를 피고 B의 임원으로 고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이지 원고를 근로자로 고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원고에 대한 해임을 부당해고라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고용계약상 보수지급약정은 미국 취업비자인 H1B 비자의 발급을 정지조건으로 하는 것인데, 위 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이상 피고 B는 원고에 대하여 보수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며, 만약 피고 B가 원고에 대한 보수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고용계약을 위반함으로 인한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되어야 한다. 또한 피고 C는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피고 C의 이사였던 원고에 대하여 보수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를 한 바도 없으며, 2013. 11. 18.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원고를 이사직에서 적법하게 해임하였을 뿐이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중재법 제3조 제2호는 '"중재합의"란 계약상의 분쟁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간에 이미 발생하였거나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전부 또는 일부를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하는 당사자간의 합의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9조 제1항 본문은 '중재합의의 대상인 분쟁에 관하여 소가 제기된 경우에 피고가 중재합의가 있다는 항변을 하였을 때에는 그 소를 각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조 제1항은 '이 법은 제21조에 따른 중재지가 대한민국인 경우에 적용한다. 다만, 제9조와 제10조는 중재지가 아직 정해지지 아니하였거나 대한민국이 아닌 경우에도 적용하며, 제37조와 제39조는 중재지가 대한민국이 아닌 경우에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이 사건 고용계약 제11조 (i)항은 '본 계약상 분쟁이나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 및 분쟁에 관한 통지를 최초로 전달한 후 30일 이내에 임원 및 회사 사이에 상호 서면 합의에 의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임원 또는 회사의 서면 요청에 따라 해당 분쟁 또는 이견은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사법중재그룹을 통해 배타적으로 중재에 회부되어 당사자들이 상호 합의하는 중재인에게 회부된다'고 정하면서 소송 등 중재 외의 다른 방식에 의한 분쟁해결방법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위와 같은 합의(이하 '이 사건 중재합의'라 한다)는 중재법 제3조 제2호에서 정하고 있는 중재합의에 해당하고, 원고가 피고 C에 대하여도 이 사건 고용계약에 기하여 청구를 하고 있는 이상 피고 C와의 관계에서도 이 사건 중재합의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소는 중재합의의 대상인 분쟁에 관하여 소가 제기되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이 중재합의가 있다는 항변을 한 경우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미국 법원에 중재신청을 하였고, 피고들의 대표이사인 E가 참여하여 중재절차를 진행하였으나 2014. 6. 10. 중재가 결렬되었는바, 원고는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른 중재절차를 이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중재합의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9, 10, 11호증,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F 및 멀티플 액세스 테크놀로지 주식회사(Multiple Access Technologies, Inc., 이하 'MAT'라 한다)가 원고 및 D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주 법원에 SDM 소프트웨어에 관한 소스코드를 포함한 데이터를 피고들에게 양도하는 것 등을 금지하는 일시적 금지명령 및 종국적 금지명령을 청구한 사실, MAT와 원고 및 D는 SDM 소프트웨어에 관한 소스코드의 양도에 관한 일시적 금지명령에 합의한 사실, 이에 피고들은 2014. 3. 27. 정당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위 재판에 참가신청을 하였고, 위 재판 과정에서 조정(Mediation)절차를 진행하였으나 결렬되어 미국 텍사스주 법원이 2014. 6. 13. 위 합의된 일시적 금지명령에 관한 취소 명령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위 조정절차는 이 사건 고용계약상의 중재(Arbitration)와는 다른 절차라고 할 것인바, 원고와 MAT 및 피고들 사이에 조정절차를 거친 것을 두고 이 사건 고용계약상의 중재절차를 거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달리 원고가 이 사건 고용계약에서 정한 중재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또한 원고는, 원고 및 D와 MAT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자 피고들이 위 분쟁에 스스로 참가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고용계약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원고와 피고들 및 MAT는 상호 동의하여 법원에 조정을 신청하여 진행하였으므로, 콜로라도주에서 배타적 중재절차를 진행하기로 하는 이 사건 고용계약상 중재합의는 당사자 쌍방의 합의로 변경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F 및 MAT가 원고 및 D를 상대로 제기한 일시적 금지명령 및 종국적 금지명령 청구에 관하여 피고들이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주장하며 참가신청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위 재판에 참가하는 피고들로서는 원고 및 D와 제3자 사이의 분쟁에 관하여 중재합의 위반 또는 관할 위반을 주장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던 점, 위 재판에서의 분쟁의 대상은 원고 및 D의 SDM 소프트웨어에 관한 소스 코드를 포함한 데이터 양도에 관한 것으로, 부당해고 및 임금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와는 그 대상을 달리 하는 점에다가 이 사건 고용계약 제11조 (a)항이 '본 계약은 본 계약 당사자들 또는 각 승계인 및 법률대리인이 체결한 서면 계약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개정 또는 변경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들이 위 재판절차 또는 조정절차에 참가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이 사건 고용계약상 중재합의가 당사자 간의 합의로 변경되었다거나 더 이상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고용계약은 근로계약의 실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국제사법 제28조에 따라 이 사건 중재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국제사법 제28조 제1항은 '근로계약의 경우에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더라도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되는 준거법 소속 국가의 강행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근로계약의 경우에 근로자는 자신이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거나 또는 최후로 일상적 노무를 제공하였던 국가에서도 사용자에 대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자신이 일상적으로 어느 한 국가 안에서 노무를 제공하지 아니하거나 아니하였던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를 고용한 영업소가 있거나 있었던 국가에서도 사용자에 대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5항은 '근로계약의 당사자는 서면에 의하여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합의를 할 수 있다. 다만, 그 합의는 다음 각 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그 효력이 있다. 1. 분쟁이 이미 발생한 경우, 2. 근로자에게 이 조에 의한 관할법원에 추가하여 다른 법원에 제소하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원고가 피고 B 또는 피고 C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그가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각 증거와 을 제17,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이 사건 고용계약의 표제는 '임원 고용계약(Executive Employment Agreement)'으로, 원고를 '근로자(Employee)'가 아닌 '임원(Executive)'로 지칭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고용계약상 원고는 피고 B의 최고기술책임자로 근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해당 직위에 배당된 임무인 회사의 관리 및 운영상의 기능을 관리·감독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며, 기타 사장이 수시로 지시하는 권한 및 임무(회사 및 하나 이상의 자회사 내에서 주어진 임원급 직위를 포함한다)를 수행하기로 하고 있는 점, ③ 원고는 E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운영계약에 따라 유한책임회사인 피고 B의 사원 지위를 취득하였고, 피고 B의 의결권 있는 A등급 지분 137,599좌(6.44%)를 보유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운영계약상 피고 B의 이익 및 손실은 사원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배분되며, 각 연도의 피고 B의 순 현금흐름은 사원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배당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피고 B의 사원으로서 위 규정에 따라 지분비율에 따른 이익 및 손실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점, ⑤ 원고는 피고 C 설립시 발기인총회 결의에 따라 피고 C의 등기이사로 선임되었고, 달리 피고 C로부터 보수를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는 점, ⑥ 원고는 원고가 운영하던 D와 피고 B의 합병 과정에서 피고 B의 사원 지위 및 피고 C의 이사 지위를 취득하게 된 것인 점, ⑦ 원고는 피고 C의 자금일일보고, 각종 경비지출 품의서, 해외출장 사용 경비 정산서, 개인경비 청구서, 수입·지출·대체 결의서 등에 업무집행이사 또는 대표이사의 전결권자로서 결재권을 행사한 점, ⑧ 원고는 피고 B의 최고기술책임자이자 개발팀장으로서 개발업무를 총괄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 B로부터 최고기술책임자라는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아 피고 B의 사원이자 피고 C의 이사로서 업무집행을 하는 임원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대표이사인 E에게 이를 보고하거나 E로부터 업무 수행에 관한 구체적 지시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사원 또는 이사의 명칭이나 직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원고가 담당한 전체 업무의 실질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고용계약이 근로계약에 해당함을 전제로 국제사법 제28조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양희(재판장) 강민기 박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