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성남시 중원구 D에 있는 E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50명을 고용하여 장애인보호시설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1995. 1. 1. 위 E에 입사하여 근무하다 2012. 11. 30. 퇴직한 근로자 F에 대한 2010. 9.부터 2012. 11. 30.까지의 연장근로수당 39,506,447원과 퇴직금 3,810,849원, 합계 43,317,296원 등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 합계 159,604,963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있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9다2881 판결, 2006. 4. 28. 선고 2004다66995, 67004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이 인정된다. 즉 ① 생활재활교사인 이 사건 고소인들은 피고인이 대표로 근무하는 E에 입사할 때에 장애인들을 상시 돌봐야 하는 생활재활교사 업무의 특성상 야간근무가 당연히 필요하고, 장애인들이 밤에 취침하다가 화장실에 간다든지 갑자기 아플 경우에 이를 돌봐야 하는 간헐적인 야간업무가 필요하다는 사정을 관계자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 ② 고소인들은 2009. 11.경 노무법인 아이앤컴퍼니의 담당노무사로부터 1일 2교대,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나서 E과 사이에 새로운 취업규칙에 동의하고 포괄임금제를 적용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15~122면, G, H, I, J 등의 증언). ③ 고소인들과 동일·유사한 지위에 있는 J, I를 비롯한 이 사건 E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현재의 임금체계, 근로형태 등 포괄임금제에 관하여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에 동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증거기록 123~126면, K, I의 각 증언), 고소인들 역시 수년간 근무하고 별지 기재와 같이 퇴직할 무렵까지 자신들의 시간외 근로수당, 근로조건 및 임금체계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 없었다. ④ 간명업부라는 것이 단속적 업무로서 일의 특성상 연장근로와 야간근무 등이 당연히 예상되고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아니한 특수성이 있다고 할 것인데, 생활재활교사인 고소인들은 장애인들이 밤 9시, 늦어도 10시 이후 잠이 들면 비록 근무지를 이탈할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고 별도로 4시간의 수면시간이 주어지기도 하였으며, 그러한 연유로 다음날에는 등산이나 래프팅 등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고소인들 주장의 야간근로수당 전부가 근로시간에 포함되는지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 있다. ⑤ 고소인들은 2013. 10. 8.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이 사건 E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고소인들 주장의 연장근로수당이 인정될 경우에 평균임금 상향으로 발생하는 추가 퇴직금)이 있다고 그 대표자인 피고인을 고소하는 한편, 2013. 11. 12. 이 법원에 야간근로수당 등의 지급을 청구하는 민사소송(2013가합204313)을 제기하였는데, 고소인들과 피고인 사이에 포괄임금제약정의 유효성, 가면 시간의 인정여부, 통상임금의 산출방식, 미지급수당의 산정액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에 관한 법리공방이 현재까지도 계속 중이다. ⑥ 이 사건 공소는 피고인이 고소인들에게 야간근로수당 등 미지급 수당을 지급할 것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지급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는 피고인과 고소인들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등에 관한 법률판단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고, 그 판단은 근로감독관, 검찰 및 법원 사이에 견해가 다를 정도로 그 판단이 녹록하지 아니한 것이다(이 사건도 근로감독관과 최초 수사검사는 무혐의처분을 하였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고소인들에게 야간근로 수당 등 미지급 수당 및 그 인정여부에 따라 추가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충분히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이를 지급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동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