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대한민국과 개발도상국가 사이의 우호협력관계 및 상호교류를 증진시키고 개발도상국가의 경제·사회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1990. 5. 16. 피고에 입사하여, 2013. 8.경부터 2015. 8.경까지 피고의 C팀에서 근무하다가 그 후 피고의 D사무소 과장(4급)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는 2015. 5. 13. 청사 본관 매점의 운영자를 선정하기 위해 피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입찰공고를 하였고, 원고의 동생 E은 장모이자 국가유공자의 가족인 F(이하 E과 F를 지칭할 때 'E 등'이라 한다)와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하였다.
위 입찰에는 E 등과 G가 참여하였는데, 피고는 이들의 제안서를 검토 및 평가하여 2015. 5. 28. E 등을 위 매점 위탁운영자로 선정하였고, 2015. 9. 1. E 등과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E 등은 그 무렵부터 위 매점을 운영하여 왔다.
피고의 감사실은 2017. 5. 18. 매점 운영자 선정 및 계약체결 업무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이하 '이 사건 감사'라 한다), 원고가 C팀에서 계약담당자로 근무하며 E 등이 청사 본관 매점을 낙찰(이하 '이 사건 입찰' 및 '이 사건 입찰업무'라 한다)받을 수 있도록 별지(위 별지에서 '갑'은 원고를 말한다)와 같이 각종 이익을 부여한 비위행위를 하였다고 보아, 당시 C팀 소속 계약담당자인 원고, 팀장 H, 부장 I에 대하여 징계처분 요구를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가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를 하여 복무규정(갑 제23호증, 이하 같다) 제3조(성실의무), 임직원 윤리실천기준(갑 제24호증, 이하 같다) 제6조(성실의무), 제8조(법규준수), 제22조(이권개입 등 금지), 제30조(청렴한 계약의 체결 및 이행) 등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2017. 5. 23.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2017. 5. 26. 원고에 대하여 강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위 강등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7. 7. 31. 강등의 징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7. 7. 31. 원고에게 강등의 징계를 통지(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하였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남동생이 이 사건 입찰에 참여하였다는 보고를 받고도 원고를 해당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묵인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직근상급자인 C팀장 H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를 하고, 부장 I에 대하여 '부서장으로서 소속부서원들의 공정한 업무 처리를 관리·감독하지 못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감봉 2개월의 징계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1, 내지 16, 19, 20, 23,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H, J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절차상 위법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면서 이 사건 조사를 담당한 감사실 담당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고, 원고가 D에 거주 중이라 변호사를 재심위원회에 참석하게 하려고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는 등 원고는 징계절차에서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다. 이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다.
실체상 위법
매점 운영자 선정 업무는 피고 노동조합의 업무이므로 복무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음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갑 제4호증) 제30조에 따라 매점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피고 노동조합에 인계하였기 때문에 매점 운영자 선정업무는 피고 업무가 아닌 피고 노동조합의 업무이므로, 피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 원고는 피고의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복무규정 등을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
징계사유 부존재
제1 징계사유(매점 위탁운영자 선정계획 수립 부적정)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입찰계획에 기존에 없었던 국가유공자 가족에 대한 가점을 포함시킨 것이 E 등에 대하여 이익을 주기 위함이었다고 하나, 원고는 피고에게 당시 '정부 권장정책 이행실적 평가항목' 중 '국가유공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우대 실적'이 전무하였던 사정,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 제68조의2의 취지 등 합리적 근거를 갖고 이 사건 입찰계획에 국가유공자 및 그 가족에 대한 가점을 포함시켰고, 국가유공자법 제31조는 10% 내지 5%를 가산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평가항목 80점, 사용료 입찰가격 20점 외에 5점을 가점으로 정한 것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
설령 위 가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입찰의 실질은 국유재산인 매점의 전대계약이므로, 국유재산법 제31조,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에 따라 월 임대료의 최고가격 응찰자인 E 등을 낙찰자로 선정한 것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정 기준에 따른 것이고, 국유재산법령에도 부합한다.
제2 징계사유(업무담당자 이해관계직무 회피기준 미준수)
원고는 임직원 윤리실천기준 제17조에 따라 직근상급자인 팀장 H에게 동생 E의 입찰참여사실을 알렸고, H는 이 사건 입찰과 관련하여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는 원고를 평가계획 및 평가결과 보고에서 배제시키고 K 과장으로 하여금 내부결재를 받도록 하였다(갑 제9호증). 이처럼 원고는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직무 회피기준을 모두 준수하였고 입찰업무의 공정성을 해할 부정적 의도가 없었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기술평가기준(갑 제32호증, 이하 같다) 제6조가 정한 제척대상자에 해당함에도 원고가 이를 준수하지 않고 기술평가위원회에 참석하여 발언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았으나, 기술평가기준은 기술적 요소가 중요한 사업에만 적용되는 기준이므로 매점 위탁운영자 선정에 적용될 수 없고,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상급자의 지시 내지 승인 하에 위원회에 참석하여 입찰업무 담당자로서 파악한 사실을 이야기한 것일 뿐 평가의 공정성을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의 발언과 무관하게 평가위원들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높은 점수를 부여하지도 않았다.
제3 징계사유(업무담당자와 이해당사자간 계약협상 부적정)
피고의 복무규정, 임직원 윤리실천기준 등에는 이해관계자인 원고가 사전협상에 관여할 수 없다는 금지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가 E 등과 사전협상을 진행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사전협상 과정에서 E은 '국가유공자 가족인 F가 고령이어서 매장에 상시 상주하기는 어려우나 식재료 준비 및 음식 공급지원을 전담하겠다'고 진술하는 등 국가유공자 명의만을 이용하여 간접운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원고는 E 등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법령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를 그대로 상급자에게 보고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통상적인 업무처리 절차에 의한 것이지 부적정한 협상이라고 볼 수 없다.
부당노동행위 관련 주장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에게 매점운영에 관한 전권을 인계하였는데,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에서 금지하는 운영비 원조에 해당하므로,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매점 운영자 선정업무를 하게 한 것은 피고 스스로 노동조합법상 금지되는 부당노동행위 수행을 지시한 것이다. 이와 같이 원고가 위법행위에 대한 부당한 지시를 따른 행위를 징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징계양정의 위법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입찰계획에 국가유공자 및 그 가족에 대한 가점이 있다고 하여 원고의 친인척인 E 등이 곧바로 낙찰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어서 원고가 이 사건 입찰의 공정성을 해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의 비위행위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점, 월 임대료 최고가격 응찰자인 E 등을 낙찰자로 선정하여 오히려 피고, 피고 노동조합 및 소속 임직원 모두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제적 이익을 얻었으므로,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한 결과가 중대하지도 않은 점, 원고에게 재발가능성이 없고, 그동안 원고가 성실히 근무해 온 점, 원고의 행위에 대한 강등처분은 위법성의 정도가 훨씬 심각한 피고의 다른 징계사례보다 무거운 것으로서 형평에 맞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너무 무거워 비례원칙, 평등원칙에 위반한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판단
절차상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먼저 피고가 원고의 증인신문 기회를 박탈하여 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갑 제12, 18, 20호증, 을 제30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는 2017. 7. 31. 재심위원회에서 감사실 직원 L와 J, 피고 노동조합위원장 M을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감사실 직원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어렵다면 그중 처분요구서 작성에 주요한 역할을 한 감사 1인에 대해서만은 반드시 증인을 채택해 달라(갑 제18호증의2)'고 한 사실, 피고는 M과 함께 이 사건 감사결과보고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실질적으로 작성한 J을 증인으로 채택하여 출석하게 한 사실, 원고는 재심위원회에서 J의 발언에 직접 반박하기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원고가 감사실 직원 J에 대하여 충분한 증인신문 및 의견 개진의 기회를 가진 이상, 인사규정 시행세칙(갑 제19호증의 2, 이하 같다) 제80조 제3항<1>에 따라 증인의 채택 여부에 대하여 재량을 갖는 피고가 다른 감사실 직원인 L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하여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음으로 피고가 원고의 대리인인 변호사의 출석을 거부하여 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고는 재심 신청 당시 D 근무 중이었기 때문에 피고에게 2017. 7. 14.로 예정된 재심위원회에 대리인인 변호사를 대신 출석시키겠다고 통지하였던 사실, 피고는 외부인의 출석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며 재심위원회를 2017. 7. 31.로 연기한 사실, 2017. 7. 31.에 개최된 재심위원회에 원고는 소송대리인을 동석하지 아니한 채 혼자 출석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한국국제협력단법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으로서 행정절차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피고로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소속 직원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변호사를 대동하여 출석할 권리를 당연히 보장하여야 한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그런데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에 징계대상자가 변호사를 대동하여 징계절차에 출석할 권리를 보장하는 규정은 없으므로, 피고가 징계위원회 또는 재심위원회를 개최함에 있어서 원고의 변호사 대동을 거부한 것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위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9, 80조에 따르면, 징계위원회를 개최함에 있어서 징계대상자의 출석 및 소명의 기회를 주면 충분한 것으로 되어 있고, 달리 원고에게 변호사의 대동이 없는 상태에서 단독으로 참여하여 청문절차를 진행하기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한편 원고는 이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재심청구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재심위원회는 이에 기초하여 심의를 한 끝에 징계의결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규정에 따라 그 절차상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실체상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매점 운영자 선정 업무가 피고 업무인지 여부 및 원고가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5,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제30조는 피고가 노동조합에게 매점 운영권을 인계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실제로 매점의 운영권을 노동조합이 보유하고 있으며, 입찰공고문 및 계약서상 계약체결 당사자도 피고가 아닌 피고 노동조합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5호증, 을 제23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의 노동조합은 매점운영자 입찰 및 계약 체결 업무를 처리할 별도의 조직이나 이를 처리할 체계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이 사건 입찰 이전인 2008년부터 피고에게 낙찰자 선정 및 계약 체결 업무를 위탁한 사실, 피고는 내부 업무분장에 따라 총무과에서 낙찰자 선정 및 계약 체결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5.무렵에는 원고가 속해있던 C팀에서 위 업무를 담당하게 된 사실, 이 사건 입찰과 관련하여 노동조합위원장 M은 피고에게 매점 운영계약 체결 의뢰를 위한 공문(갑 제5호증의 1)을 발송한 사실, 위 업무와 관련된 모든 문서는 피고의 다른 업무결재와 마찬가지로 C팀 계약담당자, 팀장, 부장의 결재를 받았고, 다만 노동조합위원장 M은 협조자에 불과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매점 운영자 낙찰자 선정 및 계약 체결 업무'는 피고 노동조합의 위탁에 따른 피고의 자체 업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입찰에 관한 업무를 소속 근로자인 원고에게 지시한 이상 원고는 피고의 내부규정에 따라 성실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설령 이와 달리 위 업무를 피고의 업무가 아니라고 보더라도, 계약담당자인 원고로서는 법 일반의 신의성실의 원칙, 사회상규, 조리 등에 의하여 성실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전혀 없다는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
제1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국가유공자법 제1조, 제68조의2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매점 입찰에 국가유공자에 대한 가점을 부여한 행위 자체가 부적절한 직무수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갑 제5, 9, 12, 30호증, 을 제1, 2, 4, 6, 9,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H, J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동생인 E 등이 낙찰 받게 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그에게 유리하도록 국가유공자 가점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는 부적절한 직무수행으로서 성실의무 등을 위반한 징계사유가 된다.
피고의 C팀에서 진행하는 경쟁입찰은 통상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제13조에 따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이나 피고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일반입찰을 공고하여 왔는데, 원고는 유독 이 사건 입찰을 피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만 공고하여, 통상의 경쟁입찰과 달리 피고의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하지 않으면 입찰 사실을 알기 어렵게 한 반면, 입찰 공고 전 E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이미 이 사건 입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여, E 등이 이 사건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이전에 피고가 국가유공자에 대하여 가점을 부여하여 입찰을 진행한 사례가 없었는데, 이 사건 입찰에 참여한 E 등과 G 중 E 등만 국가유공자 가점을 받을 수 있었다.
원고는 국가유공자 가점이 외교부 경영실적 평가 항목이라는 점을 들어 국가유공자 및 그 가족에 대하여만 가점을 부여하는 선정기준을 수립하였다고 주장하나, 실제로 위 실적에 포함되는 것은 '국가유공자 우선채용'일 뿐 이 사건과 같은 매점 입찰 및 계약 우대 실적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유공자법 제68조의2와 같은 생업지원에 관한 규정은 장애인복지법, 노인복지법,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등 다른 법률에도 존재함에도 원고는 그중 유독 국가유공자법상 생계지원만을 채택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통상적으로 다른 기관들도 배점을 준다고 항변하나, 원고 스스로도 그러한 사례를 제시하지 못하였고, 다른 합당한 이유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설령 국가유공자 가점의 고려 없이 국유재산법령 등에 따라 E 등이 낙찰자로 선정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위와 같은 의도를 가지고 국가유공자 가점 제도를 이용한 이상, 그 자체로 낙찰자 선정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이 방해되었다고 볼 것이어서, 결국 부적절한 직무수행에 해당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2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7, 9, 10, 24호증, 을 제4, 8호증의 각 기재, 증인 H, J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계약 업무담당자로서 동생인 E 등이 참가한 낙찰자 선정 업무를 회피하지 아니하고 E 등에게 유리하게 진행함으로써 성실의무 등을 위반하여 부적절한 직무수행을 하였으므로, 위 징계사유가 넉넉히 인정된다.
피고의 임직원 윤리실천기준에서는 자신이 수행하는 직무의 회피 여부 등에 관하여 직근상급자와 상담하도록 정하고 있는데(제17조 제1항), 원고는 직근상급자인 팀장 H에게 단순히 동생이 입찰에 참여한다는 사실만 전달하였을 뿐 회피 여부나 국가유공자 및 그 유가족에 대한 가점을 받는 등 불공정함이 발생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에 대하여는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위 기준이 정하는 '상담'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직접 국가유공자 가족에 대한 가점이 포함된 매점 위탁운영자 선정계획(갑 제5호증의 3)을 기안하여 2015. 5. 13. 결재를 받고나서, E 등이 위 입찰에 실제로 참여하자, E 등이 제출한 제안서 평가계획(갑 제7호증) 및 평가결과보고서(갑 제9호증)는 과장 K으로 하여금 결재를 올리게 하였다. 원고는 이를 두고 회피의무를 준수하였다고 하나, 기술평가계획 및 평가결과보고서 결재 상신만이 K 과장 명의로 되었을 뿐 그 내용은 모두 원고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직접 기술평가에 참석하여 E 등과 G의 제안서에 대한 평가 절차에 개입하였으며, E 등이 낙찰자로 선정된 다음 계약체결 결과보고(갑 제10호증)를 다시 원고 본인 명의로 직접 기안하여 결재를 올린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원고가 동생과의 관계로 인한 직무 위반의 문제를 회피하는 듯한 외관을 형성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결재권자 명의만을 달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기술평가는 E 등과 G가 제출한 제안서를 각 배점표에 따라 평가하여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이고, 기술평가까지는 피고가 입찰자를 사전에 대면하는 절차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위 기술평가에 참여하여 E 등으로부터 들은 말을 평가위원들에게 전달한 것(을 제4호증) 자체로 E 등에게 유리한 행위를 한 것이다.
원고는 제척, 기피 등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 기술평가기준 제6조가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으므로 원고가 기술평가에 참석한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나, 설령 위 기준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앞서 본 피고의 임직원 윤리실천기준 제17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인 기술평가절차도 스스로 회피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당연하다.
팀장 H 역시 원고의 이 사건 입찰업무 수행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았으므로, 원고에 대한 상급자로서 정당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이 H의 승낙 하에 이루어졌다고 하여 정당화 될 수는 없으며, 오히려 H는 원고의 부당한 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뿐이다.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5, 9, 24호증, 을 제7,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H, J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계약업무담당자로서 친인척인 E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음에도 이를 회피하지 아니하고 계약 사전협상을 E 등에게 유리하게 진행하여 결국 피고로 하여금 E 등과 계약을 체결하게 하는 등 부적절한 직무수행을 하였으므로, 위 징계사유가 넉넉히 인정된다.
사전협상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에 대하여 제안서 내용을 실제로 이행할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하는 최초의 대면평가단계이고, 당연히 위 단계에서도 계약의 결렬가능성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우선협상대상자와 친인척관계에 있는 원고가 사전협상 절차를 진행하였다는 것 자체로 피고의 임직원 윤리실천기준 제17조 제1항 등을 위반하여 계약업무의 공정성을 해한 것이다.
이 사건 입찰계획에는 낙찰자가 반드시 매점을 직접 운영하도록 정하고 있고, 국가유공자법 제68조의2 제2항도 직접 그 사업에 종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유공자 가점을 악용하여 국가유공자 아닌 자가 부당한 이득을 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국가유공자 가점이 낙찰자 선정에 결정적 요소가 되었음을 고려할 때 국가유공자 가족의 매점 직접 운영 여부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되었어야 한다. 그런데 사전협상단계에서 E은 국가유공자 가족인 F가 고령이어서 매점에 상주할 수 없다고 밝혔음에도, 원고는 운영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을 거치지 않고 E이 제출한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는 협상을 진행하였다(실제로 F는 낙찰 시부터 매점운영계약 종료 시까지 매점에 상주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 노동조합이 매점운영권을 보유하며 매점에서 발생한 수익을 노동조합 운영비 조달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위반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이나, 설령 이를 운영비 원조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피고 소속 전체 근로자의 복지·후생시설이 분명한 이 사건 매점의 운영권을 피고 노동조합에게 준 것은 노동조합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근로자들에 대한 복지지원으로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 기재된 '근로자의 후생자금 기부'에 해당하여 허용되는 행위라고 볼 것이다.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징계양정의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비례원칙, 형평원칙 등을 위반하여 징계양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
피고는 국가를 대표하여 개발도상국가를 원조하는 기관으로 공적 자금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경비를 집행하는 만큼, 공정성과 청렴성을 지키려는 노력이 특별히 요구되고, 이는 그 근로자인 원고에게도 마찬가지다.
원고는 입찰업무를 담당하는 실무 책임자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계획적으로 친인척에게 유리한 선정기준을 수립하고 선정절차에 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직무위반행위를 하였고, 실제로 원고의 동생은 본관 매점의 위탁사업자로 선정되어 매점운영의 이권을 누렸다. 이는 원고가 그 지위를 이용한 고의적인 직무위반행위에 해당한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공공기관의 계약 업무의 공정성을 해한 것으로서, 공공기관 종사자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을 훼손한 행위로서 비난가능성이 높고, 그 자체로 결과가 중대하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비위행위는 인사규정 제52조,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83조 제1항 제3호 [별표 7] 5. 나항 중 적어도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 중징계 이상의 처분을 받을 사안에 해당하고, 강등처분인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범위 안에 있다.
원고가 주장하는 그동안의 성실한 근무태도, 징계처분 전력이 없는 사실 등은 이미 징계양정에 있어서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을 제14호증).
원고가 드는 다른 징계사례는 이 사건과 사실관계 및 구체적 경위와 규정위반의 정도 등이 달라 이 사건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정현희 김주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