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130,510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토목, 건축의 종합건설사업에 관한 시설물의 계획, 연구, 설계 등의 종합기술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7. 5. 10.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원위촉처우’의 본인확인란에 본인의 이름을 기재하고 서명을 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 대하여 4대 보험을 피고 소속으로 가입하였다.
피고는 2018. 1. 18. 원고에게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로 경영악화를 해지사유로 하여 2018. 1. 31.부로 원고와 위임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위임계약 해지 통보’(이하 ‘이 사건 해지 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수주 영업의 편의를 위하여 부사장의 직함을 사용하였을 뿐,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수주 영업이라는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아왔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해지 통보는 서면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해고 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절차상 하자’와 정당한 이유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없이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 3항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내용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또한 피고는 2017년 11월분부터 2018년 1월분까지의 임금 중 일부만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지 통보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7년 11월분부터 2018년 1월분까지의 미지급 임금 5,932,620원 및 2018. 2. 1.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통상임금 중 70%에 해당하는 월 5,8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위임관계에 있었을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해지 통보 무효확인 청구 및 장래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해지 통보 시까지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였는지에 대하여 입증하지 못하고 있고 원고의 2017년 11월분부터 2018년 1월분까지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므로 위 미지급 임금 청구도 이유 없다. 3. 판단
이 사건 해지 통보 무효확인 청구 및 장래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또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1, 12, 13, 16 내지 20호증, 을 제3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기보다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수임인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해지 통보 무효확인 청구 및 장래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다만 원고는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임원위촉처우’에 본인의 이름을 기재하고 서명을 하였는데, ‘임원위촉처우’에는 ‘소속: 경영임원, 직위: 부사장, 위촉일자: 2017년 5월 10일, 계약연봉: 100,000,000원, 근무성적 및 수주 기여도에 따른 수주인센티브 별도 지급’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경영임원’이라는 조직에 속하였는데, 원고의 입사 무렵 그 조직에 속한 사람은 원고, C 사장, D 사장, E 사장, F 부사장, G 상무 등 6명에 불과하였고, 그 중 C, D, F, G는 원고의 입사 당시 피고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다.
‘경영임원’은 대표이사를 정점으로 11개의 본부(실)와 29개의 팀(소)으로 구성되어 있는 피고의 조직도상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고 원고가 출근하였던 ‘인천지사’나 ‘H’도 피고의 조직도상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으므로 원고가 항만본부 등의 본부장들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기는 어려워 보이고,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는 점, 주간 업무보고서(갑 제12호증)나 원고가 피고 임직원들로부터 받은 이메일(갑 제17 내지 20호증)에도 피고의 대표이사 등의 구체적인 업무지시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인천지사(H) 사무실에 부정기적으로 출근한 점, 원고의 출퇴근, 휴가 및 출장이 피고에 보고되지 않았고 원고의 근무시간 등을 입력하는 타임시트가 작성되지 않았음에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은 점, 피고의 영업부사장들은 매월 개최되는 실적회의의 참석대상으로서 대부분 실적회의에 참석하였음에도 원고는 실적회의의 참석대상이 아니었고 2017년 11월 전까지 실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이나 근무태도 등을 관리․감독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에 구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갑 제1, 4,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에 재직하는 동안 급여로 매월 7,367,000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고, 그 돈에서 각종 세금 등을 공제한 매월 실지급액은 5,637,480원인 사실, 원고가 2017년 11월분부터 2018년 1월분까지 급여로 합계 15,781,930원(= 2017. 11. 24.자 3,455,740원 + 2017. 12. 15.자 5,111,460원 + 2017. 12. 22.자 3,659,940원 + 2018. 1. 25.자 3,554,79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의하면 원고의 2017년 11월분부터 2018년 1월분까지의 미지급 임금은 1,130,510원[= 16,912,440원(= 5,637,480원 × 3개월) – 15,781,930원]임이 계산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130,51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위 기간 동안 피고의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위임계약에서 보수액에 관하여 약정한 경우에 수임인은 원칙적으로 약정보수액을 전부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인바(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7다284007 판결 참조), 원고는 이 사건 해지 통보에서 정한 위임계약 종료일인 2018. 1. 31.까지, 즉 2018년 1월분 급여까지 전부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가 위 주장의 근거로 드는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40001 판결은 이행기 도중에 감리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 그 사실관계를 달리하여 원용하기 적절하지 않다).
피고는 원고가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일정한 성과나 이익을 얻지 않았으며 F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적지 않은 금액의 급여를 지급받았으므로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정한(재판장) 서지원 한승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