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2022. 11. 10. C은행(이하 'C은행')으로부터 'C은행 IT감사시스템 구축사업'(이하 '이 사건 프로젝트')을 수급하여 주 업무인 감사관련 업무는 피고가 주사업자로서 담당하고, 회계 및 원장 관련 금융업무는 주식회사 D(이하 'D')에게 하도급하였다. D은 이 사건 프로젝트에 금융분야의 경력자를 투입하기 위해 인력 수급 업체인 주식회사 E(이하 'E')에 의뢰하였다. E는 2022. 11. 14. 원고와 다음과 같이 용역의 범위를 정하고, 기간은 2022. 11. 11.부터 2023. 5. 9.까지(6개월), 급여 월 8,500,000원(세전)으로 하여 프리랜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2. 11월경부터 이 사건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업무를 하던 중, 2022. 12. 1. 이 사건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원고와 다른 참석자들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 피고의 직원은 위 회의 이전부터 D의 담당자와 원고의 교체에 관하여 상의하여 왔었는데, 위 회의 직후 원고에게 업무 중단을 요청한 후 원고의 출입증을 사용 중지시키고,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D은 피고의 인력 교체 요청에 따라 원고 및 E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였고, 그에 따라 E와 원고의 용역계약도 해지되었다.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E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인데, E는 파견사업주로서 D을 대신해서 피고가 수행하는 이 사건 프로젝트에 원고를 파견하였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업무수행에 관하여 지휘·명령을 하였으므로, 피고는 파견법 제2조에 따른 사용사업주이다.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이 사건 프로젝트 현장과 업무에서 강제적으로 배제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는 파견사업주인 E로부터 해고되었다.
주위적으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일방적인 업무 배제 조치는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파견계약을 해지한 것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원고가 해고되었으므로, 피고는 파견법 제34조 제2항에 따라 부당해고로 인해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미지급임금 44,760,000원(= 계약상 금액 50,635,000원 - 지급받은 금액 5,875,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으로, 사용사업주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일방적인 업무 배제 조치는 정당한 사유가 없고 오히려 피고 직원의 개인적인 감정과 주관적인 편견에 기초하여 오로지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기 위하여 업무배제 사유가 아닌 것을 이유로 삼았으며, 이는 종국적으로 원고에 대한 파견사업주의 부당해고로 이어지도록 하였으므로 피고의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가 파견사업주로부터 받지 못하게 된 미지급임금 44,760,000원 상당의 재산적 손해 및 1,500만 원 상당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하여
관련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C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2022. 4. 28. 선고 2021다29016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청구는 원고와 피고가 파견근로관계이고, 피고가 파견법 상 사용사업주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와의 관계에서 파견근로자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의 직원 F이 원고의 근태 관리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그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 을 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 F이 원고의 결근 상황, 출퇴근 시간, 자리를 비우는 상황에 대하여 기억하고 있다가 D에게 이메일로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D이 이 사건 프로젝트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피고 측의 요청 내지 일반적 지시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 직원이 원고를 업무상 지휘·명령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직원 F이 이 사건 프로젝트 현장에 상주하면서 정기적으로 세부적인 수행상황을 보고 받고 보완지시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도급인인 피고는 수급인인 D의 작업결과가 도급계약에서 목적한 바를 충족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사건 프로젝트의 특성 상 원고가 업무를 적절하게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피고가 확인하기 위해서는 업무진행 상황에 대하여 보고 받을 필요가 있고, 위 업무 진행 과정에서 보고 및 그에 따른 보완지시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절차라고 보이므로 도급계약의 성질과 배치되지 않는다. 위 사실만으로 피고 직원이 원고를 업무상 지휘·명령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피고 소속의 다른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며 피고가 지급한 컴퓨터를 사용하였으므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내에서 원고와 같은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인력은 존재하지 않고, 원고의 업무를 대체하는 직원도 없는 것으로 보이며, 피고의 직원 F은 원고가 맡은 업무를 포함한 이 사건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 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어서 프로그램 개발을 하는 원고의 업무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점 등을 보면,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용역계약에서 정한 업무 이외에 피고의 지시에 따라 추가적인 업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하여
관련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가 D에게 인력 교체를 요청하고, D이 원고 및 E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였으며 그에 따라 E와 원고의 용역계약도 해지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와 E의 관계를 고용관계라고 인정하여 위 계약해지를 해고로 보더라도, E는 D이 수급받은 업무에 파견하기 위해 원고를 고용한 것이고, D 및 도급인인 피고의 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보이며, 만약 그와 같은 요청이 없었다면 원고는 해고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이 사건 프로젝트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피고의 근로자들과 원활한 공동 작업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근무 태도에도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원고를 해고하도록 하였다거나, 원고의 해고사유로 삼은 사실이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위 해고가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할 정도로 해고권을 남용한 경우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나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