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5. 28.부터 2026. 1. 27.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소프트웨어 개발, 자문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업무 보조, 미팅 보조, 대면 미팅 보좌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채용공고를 올렸고, 원고는 2024. 6. 23. 위 채용공고에 지원하였다.
원고는 2024. 6. 28. 피고의 대표자와 만남을 가졌고, 2024. 7. 1.부터 업무를 시작하기로 하였는데, 피고의 대표자는 2024. 7. 1.에는 원고의 연락을 회피하다가 2024. 7. 2. 원고에게 '원고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보류해야 할 것 같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대표자와의 면접을 통해 근로조건을 합의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는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파기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가지고 입사 준비를 하였는데,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부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합계 9,56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계약의 체결에 있어 특정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 낙성 · 불요식의 계약이다. 한편, 채용내정이란본채용 전에 채용할 자를 미리 결정하는 것으로서 그로 인해 사용자와 채용내정자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채용내정의 통지 및 최종합격자 통보 등을 통해 사용자의 채용내정자에 대한 채용의사가 외부적 ·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표명되었을 것이 요구된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과 같은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의 대표자와 면담을 가진 후 2024. 7. 1.부터 업무를 시작하기로 정하였고, 피고의 대표자는 원고에게 근로계약서를 보내주기로 한 점, ② 원고가 2024. 7. 1. 피고에게 업무 시작을 위한 제반 사항을 요청하자, 피고의 대표자는 '첫 달 잘 진행해 보아요'라고 답한 점, ③ 원고가 2024. 7. 1. 피고의 대표자에게 계속해서 연락하며 업무를 위한 자료 제공을 요청하자, 피고의 대표자는 답을 회피하다가 그다음 날 원고에게 '원고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보류해야 할 것 같다'는 취지로 답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교섭단계에서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였고, 원고가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위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재산상 손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등 참조). 한편, 계약교섭 단계에서는 아직 계약이 성립된 것이 아니므로 당사자 중 일방이 계약의 이행행위를 준비하거나 이를 착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설령 이행에 착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기의 위험 판단과 책임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만일 이행의 착수가 상대방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고, 바로 위와 같은 이행에 들인 비용의 지급에 관하여 이미 계약교섭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중 일방이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이행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상당의 손해가 상당인과관계있는 손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다20806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이 부분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는 그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행이익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가 피고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노트북을 구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노트북을 구매하며 지출한 비용이 피고의 계약교섭 부당파기와 인과관계 있는 손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위자료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명백하고, 여기에 원 · 피고 간의 계약 교섭의 경위, 과정, 계약 교섭 파기의 이유,그 이후의 상황, 원고가 계약 체결을 위하여 노력한 내용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1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1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5. 5. 2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1. 2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청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