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7. 11. 22. 선고 2015가단114609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주문

1.

2014. 1. 14.에 중국 산동성 일조시에서 발생한 피고(반소원고)의 재해와 관련하여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재해보상채무는 '73,277,328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15.부터 2017. 11.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73,277,328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15.부터 2017. 11.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각기 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4은 피고(반소원고)가, 나머지는 원고(반소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서울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중국 산동성 일조시에서 'B 설비투자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가 진행되었는데, 이 공사를 소외 주식회사 동희산기(이하 '동희산기'라고 한다)가 도급을 받았고, 원고가 동희산기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후, C라는 상호의 D(이하 'C'라고 한다)에게 재하도급을 주었다.

나.

피고는 C가 2014. 1. 6.에 고용한 해외파견 계약직 근로자(용접공)인데, 2014. 1. 14.경 피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약 1.2m 높이의 작업대 위에서 기계설치작업을 마치고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고는 요추 제2번 압박골절상을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다.

피고가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을 신청하였으나, 재해발생 사업이 해외에서의 기계설치 공사인 관계로 산재보험 적용제외 사업이라는 이유로 불승인 결정을 받자, 피고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재해보상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하며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위 노동청에서는 '원고가 피고에게 휴업보상금 1,521만 원과 장해보상금 1억 5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는, 2014. 2. 4.부터 2014. 4. 28.까지 12주간의 입원치료와, 2014. 2. 3. 및 2014. 4. 29.부터 2014. 7. 21.까지 약 12주간의 통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해를 입었고, 피고가 입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6 소정의 신체장애등급'(이하 '근로기준법 소정 장해등급'이라고 한다)은 6급이며,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피고의 평균임금은 1일 15만 원이었다.

마.

원고는 2015. 5. 29.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따른 합의금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또 피고는 C에서 가입한 해외여행보험에 따라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도합 22,432,672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바.

한편 동희산기와 원고는 2013. 10. 28.에 '이 사건 공사에 따른 근로자에 대한 재해보상을 원고가 담당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서면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인 2013. 1. 6.경에 원고는 C와 피고와 사이에, '피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공사에 따라 근로자에 대하여 발생하는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C가 담당한다.'는 내용, 즉 근로자들에 대한 재해보상을 C가 담당하기로 하는 내용의 서면 계약을 체결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및 쟁점의 정리

가.

원고는 이 사건 본소 청구원인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C가 피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 대한 재해보상책임을 부담하기로 서면 계약으로 약정했고, 피고도 그에 동의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0조 제3항에 따라 피고는 C에게 우선 재해보상을 하여 달라고 최고하여야 하고, 또 위 약정을 한 이상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재해보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

(2)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중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고, 또 국내 치료 권유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중국 현지의 침술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음으로 인하여 부상이 악화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81조에 의하여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휴업보상 및 장해보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거나, 피고의 과실을 상계하여 재해보상금을 인정하여야 한다.

(3)

피고의 일당액 15만 원은 해외파견근로를 고려하여 일시적으로 지급된 것에 불과하므로, 그 전후의 시점에서 피고가 얻을 수 있는 소득, 즉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재해보상금이 산정되어야 한다.

(4)

피고의 휴업보상 산정 기준 기간이 되는 요양기간은 휴일을 제외하고 61일에 불과하므로, 근로기준법 제79조에 따라 그 기간 동안 피고가 얻을 수 있었던 도시일용노임의 60/100을 휴업보상금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5)

피고의 기왕증을 감안하여 장해보상금을 인정하여야 한다.

(6)

피고는 원고로부터 합의금 2천만 원을 받고 원만히 합의하였으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고, 또 여행자보험도 C가 산재보험 또는 근재보험의 대체용으로 가입한 것이므로, 그 보험금 22,432,672원도 재해보상금에서 손익상계를 하여야 한다.

(7)

이상의 점들을 감안하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더 이상 재해보상금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할 것인데도,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재해보상금 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법률상 지위의 불안 해소를 위하여 원고에게 재해보상금 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반소 청구원인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요양기간은 통원치료 기간을 포함하여 169일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근로기준법 제79조에 따라 요양기간 169일에 대한 평균임금의 60% 해당액인 1,521만 원(15만 원 × 169일 × 60%)을 휴업보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가 근로기준법 소정 장해등급 제6급의 신체장애를 갖게 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근로기준법 제80조 제1항, 동 시행령 제47조 제1항, 별표 6에 따라 670일분의 평균임금 1억 50만 원(15만 원 × 670일)을 장해보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3)

그런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2천만 원만을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공제하고, 원고는 나머지 9,571만 원(1,521만 원 + 1억 50만 원 - 2,000만 원)을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4)

C는 재하수급인으로서 근로기준법 상의 재해보상 책임을 부담하는 하수급인이 아니고, 또 근로기준법 제90조 제2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원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보상을 담당하게 해야 하는데, 원고는 원수급인이 아니어서 법 소정의 요건에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C를 상대로 먼저 청구를 하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사고 발생이나 손해 확대에 피고의 중과실은 없으며, 피고의 경과실은 사용자의 재해보상책임을 경감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고, 재해보상인 휴업급여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기준이 되는 요양기간은 통원기간도 포함되고 휴일도 포함되며, 해외여행보험금은 C의 책임보험금이 아니라, 해외여행 기간 동안에 생긴 사고로 인하여 피고에게 발생한 상해 등에 대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것일 뿐이므로, 재해보상금과 동일한 성질을 띠는 손해에 대한 것이 아니어서 손익상계를 할 수 없다.

다.

위 인정사실 및 당사자들의 위 주장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원고가 C와의 계약을 이유로 C에게 먼저 재해보상금을 청구하라고 피고에게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② 피고가 원고 및 C와의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재해보상금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 ③ 피고에게 중과실이 있어 원고의 재해보상책임이 면책될 수 있는지 및 이 사건 사고에 있어서 피고의 과실을 재해보상책임액을 정함에 있어 감안할 수 있는지 여부, ④ 재해보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피고의 소득기준액, ⑤ 휴업보상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피고의 요양기간, ⑥ 피고의 기왕증 여부, ⑦ 합의금 2천만 원을 받고 합의하였음을 이유로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더 이상 재해보상금 청구를 할 수 없는지 여부, ⑧ 위 여행자보험금이 손익상계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라 하겠으므로, 이하 본소와 반소를 통합하여 쟁점 위주로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3.

각 쟁점에 관한 판단

가.

C에게 먼저 청구하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1)

근로기준법 제90조는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의 재해보상에 대하여는 원수급인을 사용자로 보고(제1항), 원수급인이 서면상 계약으로 하수급인에게 보상을 담당하게 하는 경우에는 그 수급인도 사용자로 보며(제2항), 그 경우 원수급인은 보상을 담당한 하수급인에게 먼저 최고할 것을 주장할 수 있다.(제3항)'고 정하고 있다.

(2)

그런데 위 법조문에 따르자면 서면 계약을 이유로 보상을 담당한 하수급인에게 먼저 최고할 것을 주장할 수 있는 자는 원수급인에 한정된다 할 것이지, 재하도급인에게 위와 같은 보상을 담당하게 한 하수급인까지 그 주장을 할 수는 없다고 봄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3)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원고는 원수급인이 아니라 하수급인에 불과하다 하겠으므로 재하수급인인 C와의 계약을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90조 제3항의 적용을 주장할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이를 내세우는 원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하겠다.

나.

피고가 원고 및 C와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재해보상금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는지에 관하여

(1)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C가 피고를 포함한 근로 자들에 대하여 발생하는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의 부동문자로 된 조항이 포함된 근로계약서에 피고가 서명한 사실은 인정되고, 반증이 없다.

(2)

그러나 위 계약서 내의 부동문자로 된 위와 같은 내용에 비추어 보건대, 위와 같은 내용이 있다 해서, '근로기준법 상으로는 재해보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는 재하수급인에 대해서만 피고가 재해보상책임을 묻고, 오히려 근로기준법 상으로 재해보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 하수급인에 대해서는 피고가 재해보상책임을 묻지 아니하겠다.'는 내용의 조항으로 인식하고(즉, 원고에 대한 재해보상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의사로), 피고가 위 계약서에 서명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다.

피고의 중과실을 이유로 한 면책 여부와 과실상계 여부

(1)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제도는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를 그 지배하에 두고 재해위험이 내재된 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로 하여금 그 과실 유무를 묻지 아니하고 재배발생으로 근로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케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참작하여 그 보상 책임을 면하거나 보상의 범위를 제한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라 하겠으며, 이러한 점에서 과실상계의 이론은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해보상책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1. 10. 13. 선고 81다카3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다만, 위와 같은 재해보상 책임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근로기준법 제81조가, 근로자가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사용자가 그 과실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의 인정을 받은 경우에 휴업보상 또는 장해보상을 행하지 아니하여도 무방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휴업보상과 장해보상에 대하여는 근로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이유로 그 보상책임을 면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하겠다.

(3)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위에서 인정한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즉 피고가 1.2m 높이의 작업대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경위를 살펴볼 때,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하겠고, 피고가 곧바로 귀국하여 치료를 받지 아니하고침술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하여 그것을 가지고 피고의 중과실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하겠으며, 그 외 피고의 중과실로 인하여 피고가 업무상 부상을 입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중과실로 인하여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상해를 입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리고 피고의 경과실을 이유로 재해보상금을 산정함에 있어 과실상계를 할 수 없음은 위 법리상 명백하므로, 과실상계를 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 또한 그 주장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재해보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피고의 소득기준액에 관하여

(1)

근로기준법 제79조 제1항은, '사용자는 제78조에 따라 요양 중에 있는 근로자에게 그 근로자의 요양 중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의 휴업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80조 제1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완치된 후 신체에 장해가 있으면 사용자는 그 장해 정도에 따라 평균임금에 별표에서 정한 일수를 곱한 금액의 장해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서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근로자가 취업한 후 3개월 미만인 경우도 이에 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위 법조항들에 비추어 보면, 재해보상금 중 휴업보상금과 장해보상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근로자의 소득액은 재해가 발생할 당시의 '평균임금'이라 할 것이지, 그 근로자가 통상의 경우에 획득할 수 있는 '소득 가능액'은 아님이 명백하다 할 것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사고 시점 전후로 피고가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보아 휴업보상금과 장해보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고, 위 보상금들은 모두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원고의 평균임금 1일 15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할 것이다.

마.

휴업보상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피고의 요양기간에 관하여

(1)

근로기준법 제79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는 제78조에 따라 요양 중에 있는 근로자에게 그 근로자의 요양 중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의 휴업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 '요양 중에 있는 기간'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으로 요양을 하느라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임금을 받지 못한 기간'을 의미하므로, 근로자가 의료기관에서 업무상 부상을 치료받는 기간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자기 집에서 요양을 하느라고 실제로 취업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임금을 받지 못한 기간도 포함한다 하겠으며, 일반적인 손해배상 소송에서 노동능력의 100%를 상실한 기간을 휴업손해라고 부르고 실무상 병원에 입원한 기간 동안을 휴업손해 기간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에 반하여 근로기준법 상의 휴업급여의 대상이 되는 기간은 치료의 종결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되므로, 위 휴업손해와는 그 개념이 다르고, 기간 역시 다르다 하겠으며, 대부분의 경우 휴업급여 기간이 휴업손해 기간보다 길어지게 된다 할 것이다.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피고의 입원치료 기간은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12주에 불과할지라도, 치료가 종결되기까지는 통원치료 기간까지 포함하여 2014. 2. 3.부터 2014. 7. 21.까지 도합 169일간 요양을 하였다 하겠으므로, 원고는 위 169일을 기준으로 휴업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

바.

피고의 기왕증 여부에 관하여

(1)

근로기준법 제80조 제2항에서는, '이미 신체에 장해가 있는 자가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하여 같은 부위에 장해가 더 심해진 경우에 그 장해에 대한 장해보상 금액은 장해 정도가 더 심해진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의 일수에서 기존의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의 일수를 뺀 일수에 보상청구사유 발생 당시의 평균임금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에게 기왕증이 있었다면 장해보상금을 감액하여야 할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 하겠다.

(2)

그러므로 과연 피고에게 기왕증이 존재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이 법원의 서울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이 사건 부상 부위에는 기왕증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기왕증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재해보상금을 감액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사.

합의하였으므로 피고가 더 이상 재해보상금 청구를 할 수 없는지에 관하여

(1)

피고가 2015. 5. 29.에 원고로부터 합의금 2천만 원을 지급받고 합의를 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2)

그러나 위 합의금을 지급받음으로써 피고가 더 이상의 재해보상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0호증의 기재는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오히려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합의금 2천만 원은 비록 민사 재해보상금 중 일부의 지급효과는 있지만, 피고가 원고 등을 고소함에 따라 진행된 형사 사건에서의 고소 취하를 위한 합의금에 불과하고, 민사상의 재해보상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약정한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 하겠다.

(4)

따라서 위 합의를 이유로 피고가 더 이상 원고를 상대로 재해보상금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아.

여행자보험금을 손익상계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1)

피해자가 동일한 사고를 이유로 보험급여를 받은 것이 있더라도, 그 보험급여가 재해보상급여금과 동일한 사유로 취득된 것이어야만 재해보상급여금과 손익상계를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때의 "동일한 사유"라고 하는 것은 보험급여의 대상이 된 손해와 근로기준법 상의 재해보상책임의 대상이 된 손해가 단순히 동일한 재해에서 발생한 손해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보험급여와 재해보상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피고가 보험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이 여행자보험금이라는 명목의 것임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갑 제9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여행자보험을 가입한 사람이 피고가 아니라 C인데, C는 피고와 고용관계를 맺은 후 산업재해보상보험이 적용되지 아니함을 대비하고자 위 보험에 가입한 사실, 위 보험에서 보장하는 보험사고는 상해로 인한 후유장해와 치료비 등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3)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재해보상 역시 근로자의 재산상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재해보상금 지급원인이 되는 사건에 대비하여 사용자 측에서 근로자를 피보험자로 하여 가입한 위와 같은 내용의 여행자보험금이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지급되었다면, 그 여행자보험금은 재해보상급여금과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재해보상과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이는 손익상계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4.

재해보상 책임에 관한 판단

가.

재해보상 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재해에 해당한다 하겠으므로, 재해보상 책임을 담당한 하수급인인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79조 및 제80조 소정의 휴업보상금 및 장해보상금을 피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나.

재해보상금의 범위

(1)

근로기준법 제79조 제1항에 의하면, 휴업보상금은 재해를 당한 근로자의 요양 중 평균임금의 100분의 60 상당이라 하겠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요양기간은 169일이고, 피고의 평균임금은 1일 15만 원이므로, 결국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휴업보상금은 도합 1,521만 원(15만 원 × 169일 × 60%)이라 하겠다.

(2)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80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47조 제1항, 별표 제6호에 의하면, 근로기준법 소정 장해등급 제6급의 장해를 입은 근로자에 대한 장해보상금은 평균임금의 670 일분이라 하겠으므로, 결국 원고가 지급하여야 할 장해보상금은 1억 50만 원(15만 원 × 670일)이라 하겠다.

(3)

그런데 위 합의금 2천만 원 및 피고가 지급받은 위 여행자보험금 22,432,672원을 이 사건 장해보상금에서 손익상계를 하여야 함은 위에서 살핀 바와 같으므로, 이를 공제하면 결국 재해보상금은 73,277,328원(1,521만 원 + 1억 50만 원 - 2천만 원 - 22,432,672원)이 남게 된다.

5.

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위 재해보상금 73,277,328원 및 이에 대하여 재해 발생일 다음날인 2014. 1. 15.부터 원고가 이행하여야 할 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11.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반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 사건 사고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재해보상채무가 위 73,277,328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는 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어 인용하며,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는 각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