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피고인 A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A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C]
피고인 B, C에 대하여 각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19고단4465
판결선고
2020. 7. 16.
범죄사실
피고인들은 'D 노동조합'에 가입된 조합원들로서, 위 조합이 2018년 겨울경부터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E요양원'과 소속 요양보호사들의 근로조건에 대해 교섭을 하다가 2019. 2.경 교섭이 결렬되자,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목적으로 함께 위 요양원에 침입하여 확성기를 이용하여 노동가 등을 틀어 위 요양원의 업무를 방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1>
피고인들은 함께 2019. 2. 24. 17:40경 안산시 단원구 F, 3층에 있는 피해자 G가 기획실장으로서 관리하던 위 'E요양원'에, 위와 같이 요양원의 업무를 방해할 목적으로 '단결', '투쟁'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빨간색 조끼를 입고 확성기와 피켓을 준비하여 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위 요양원에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피해자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업무방해
피고인들은 함께 2019. 2. 24. 17:40경부터 같은 날 18:20경까지 피해자 G가 기획실장으로서 관리하던 위 E요양원에서, 정신적인 안정과 휴식 및 숙면 등이 요구되는 약 190명의 치매 및 노인환자들이 그곳에 입원해 있음에도 확성기를 틀어넣고 노동가를 부르는 등으로 약 40분간 소란을 피웠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력으로 피해자의 요양원 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G, H의 각 법정진술
G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현장 사진, CD 1장, 수사보고(피해자 G의 진술 청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피고인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1호, 형법 제319조 제1항(공동건조물 침입의 점),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업무방해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피고인들)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선고유예(피고인 B, C)
형법 제59조 제1항(피고인 B, C에 대하여 선고유예할 형 : 각 벌금 200만 원)
노역장유치(피고인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만 원)
가납명령(피고인 A)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의 주장
피고인들이 2019. 2. 24. 17:40경 E요양원에 들어가서 그때부터 18:20경까지 확성기를 틀고 노동가를 부른 행위는 적법한 쟁의행위로서 구성요건해당성이 없거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무죄이다.
기초 사실<2>
업종별 노동조합의 성격을 띠는 'D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피고인 A을 조합장으로 두고 있고, 피고인 B, C 등 수십 명을 조합원으로 두고 있으며, E요양원에서 근무하던 I 외 1인도 조합원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E요양원을 운영하는 사용자인 '주식회사 J'와 사이에 I 외 1인 등을 위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교섭이 결렬되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종료결정을 내렸다.
I 외 1인은 2019. 2. 10. 11:30경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것으로 보이고, 2명 전원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은 2019. 2. 24. 17:40경 E요양원에 들어가서 그때부터 18:20 경까지 그곳 프로그램실(휴게실)에서 확성기를 틀고 노동가를 불렀다(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라 한다).
피고인 A은 2019. 2. 2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2019. 2. 23.자 쟁의행위신고서(피고인들이 제출한 증 제1호증의 4, 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신고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쟁의행위신고서의 내용은, I 외 1인의 2019. 2. 10.자 쟁의행위 찬성투표를 근거로, 피고인들(남 2명, 여 1명)이 2019. 2. 24.부터 E요양원의 프로그램실에서 점거농성의 형태로 쟁의행위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관련 법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 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하는바, 특히 그 절차에 관하여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한 찬성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의 규정은 노동조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모함과 아울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사후에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그 개시에 관한 조합의사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므로 위의 절차를 위반한 쟁의행위는 그 절차를 따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정당성이 상실된다(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한 절차적 요건으로서,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한 찬성 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모함과 아울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사후에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그 개시에 관한 조합의사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취지에 비추어 보면, 지역별·산업별·업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총파업이 아닌 이상 쟁의행위를 예정하고 있는 당해 지부나 분회 소속 조합원의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쟁의행위는 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쟁의행위와 무관한 지부나 분회의 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도4641 판결).
판단
E요양원에서 근무하던 I 외 1인의 찬성투표를 근거로, I 외 1인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쟁의행위를 하였다면, 그 쟁의행위는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의 '조합원의 찬성투표'라는 요건은 충족하였다고 평가될 것이고, 그 쟁의행위에 피고인들이 참여하였다면, 이는 지회 소속 조합원들인 I 외 1인의 쟁의행위를 지원·조력하기 위한 업종별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으로서 정당하다고 평가될 여지는 있을 것이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5도6173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E요양원에서 근무하던 I 외 1인의 찬성투표를 근거로, E요양원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피고인들이 E요양원에 들어가서 이 사건 쟁의행위를 하였다. I 외 1인은 이 사건 쟁의행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 사건 쟁의행위신고서에 의하더라도, I 외 1인이 이 사건 쟁의행위에 참여하는 것은 예정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쟁의행위를 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쟁의행위를 지원 조력하기 위한 업종별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쟁의행위를 전적으로 외주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러한 '쟁의행위의 전적인 외주화'를 적법한 것으로 간주하면, 쟁의행위의 개시를 결정한 조합원들과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분리되어, 쟁의행위의 양상이 폭력이나 파괴행위로 전개되더라도 그 쟁의행위의 개시를 결정한 조합원들에게 그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고, 결국 그 개시에 관한 조합의사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마련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의 취지가 완전히 몰각되게 된다. 또한, 쟁의행위를 전문으로 하는 폭력단체 등이 스스로 산업별 노동조합 내지 업종별 노동조합임을 내세워 쟁의행위를 외주받는 사례도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찬성투표의 내용이, 그 지회에 소속되지 않은 산업별 노동조합 내지 업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들만 쟁의행위에 참석하는 것에 찬성하는 내용인 경우에, 그 찬성투표는 '쟁의행위의 전적인 외주화'에 찬성하는 투표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의 '조합원의 찬성투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의 '조합원의 찬성투표'는, 투표에 참가한 조합원이 "스스로, 쟁의행위를 하는 것에 찬성하는지 여부를 묻는 투표'라고 해석함이 지극히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쟁의행위는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의 '조합원의 찬성투표'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가 적법한 쟁의행위로서 구성요건해당성이 없거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노동조합에서 피고인들이 차지하는 위치, 피고인들이 이 사건 쟁의행위에 나아가게 된 경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쟁의행위의 개시 결정에 관여한 정도, 이 사건 쟁의행위의 구체적 태양, E요양원의 관리자 내지 환자들의 피해 정도,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영석
각주1) 공소장에 기재된 '건조물침입'은 오기로 보인다.
각주2) 명확한 객관적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는 "~ 것으로 보인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