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보안 오에스/ 보안 디비엠에스, 생체인식 프로그램 및 장비제작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4. 3. 30. 피고의 감사로 등기되었다가 2020. 12. 16. 사임등기 되었다.
원고는 2003. 10.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하고, 과장, 차장, 부장, 본부장 등 직책으로 승진하였으며, 2019년경부터 피고의 사장으로 임명되어 인도네시아 해외 사업을 포함한 국내외업무를 총괄하였다.
주식회사 C과 인도네시아 경찰청은 2019년경 D사업에 대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는 위 C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피고의 대표이사 E는 2019. 11.경 원고에게 회사 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위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참여를 중단하자고 하였으나, 원고는 원활한 투자금 조달을 위하여 원고의 비용으로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피고 명의로 위 C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업을 수주받은 다음, 피고로부터 원고가 설립한 신규법인이 다시 재하도급을 받기로 위 E와 협의하고, 원고는 2019. 12. 18. 영상감시장치, CCTV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F(이하 ‘F’이라고 한다)을 설립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9. 12. 18. 이후부터 인도네시아 D사업의 현지 업무에 대하여 F이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하였고, 원고는 F이 설립된 후에도 피고의 사업을 관리하는 업무를 계속 진행하면서 피고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다.
한편 원고와 함께 인도네시아 현지에 체류하며 업무를 하였던 G, H, I, J, K은 2020. 1. 초순경 피고에서 퇴사하여, 원고가 운영하는 F에 입사하였고, F의 대표이사인 원고가 이들의 월급을 지급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 E는 2020. 3. 18. 원고에게 전화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연락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피고는 2020. 3. 9.경 원고가 퇴사한 것으로 처리하였으며, 2020. 7. 8.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84,804,379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1가단84174호로 임원퇴직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2. 7. 22. 원고는 피고의 명목상 감사에 불과하여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9호증, 을제1, 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0. 3. 18.<1> 전화로 ‘나는 이제 인도네시아 사업에 미련이 없으니 수주되면 나한테 가지고 오든지 하고, 너는 너의 길을 가라’며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받았는데, 피고의 위와 같은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일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30일 전에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않았고,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도 아니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일 다음날인 2020. 3. 10.부터 2022. 9. 9.까지의 미지급 임금 210,900,000원(=원고의 평균월임금 7,030,000원 × 30개월)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2022. 9. 10.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7,0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2020. 3.경 피고의 대표이사 E에게 F의 영업에 따른 별도의 수수료를 요청하였는데, 위 E는 별도 수수료의 지급을 거절하면서 앞으로 원고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대신 F이 새로운 사업을 수주할 때 그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기로 원고와 합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은 합의해지로 종료되었을 뿐,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위와 같이 2020. 3.경 퇴직처리 후 거의 2년 6개월 동안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뒤늦게 부당해고 주장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20. 3. 9.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가 피고의 일방적인 해고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갑제5, 6, 7호증, 을제10, 25, 27,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증인 H, L의 각 증언과 변론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의 합의로 근로계약을 해지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갑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원고는 2020. 3. 18. 통화하면서, F의 마진 및 커미션 등에 대하여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그 다음날인 2020. 3. 19. 피고의 대표이사 E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그 메일에 원고도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B 상황 뻔히 아는데 회장님께도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죠‘, ’완전히 분리가 되더라도 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라는 취지의 내용만 있고 해고에 항의하는 내용은 없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F이 서로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에 대하여 원고도 일응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F은 2020년 연간 매출액이 1,180,000,000원 상당이고, 그중에서 피고를 상대로도 인도네시아 사업의 유지보수 등 업무를 진행하면서 130,000,000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독립하여 F을 운영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를 위하여 인도네시아 사업을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비용을 지급받음으로써 결국 F의 매출을 올리게 되었으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면 위와 같은 거래관계의 유지가 이례적인 사정이라 보인다.
원고는 F이 피고의 ’페이퍼컴퍼니‘이므로 F을 운영하기 위하여 피고에서 퇴사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F의 대표이사로서 F의 직원들의 급여를 자신이 부담하였고, F은 피고와 별개로 다른 회사에 납품하기도 하였으므로 F이 피고의 페이퍼컴퍼니라고 볼 수 없으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 명의로 사업을 수주받고 이를 피고로부터 F이 재하도급을 받기 위함이므로, 반드시 피고만을 위해 일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통보를 받은 다음날 2020. 3. 19. 퇴직금으로 피고에게 부담하는 대여금을 정산할 것을 요청하였고, 2020. 7. 8. 퇴직금을 이의 없이 수령하였다.
한편,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그 권리행사의 기대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데(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누915 판결, 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15488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1가단84174호로 임원퇴직금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2. 7. 22. 원고는 피고의 명목상 감사에 불과하여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당시 원고는 ‘가사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구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른 퇴직금지급청구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가 부당해고라거나 피고가 원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에 대하여는 아무런 주장이 없었으므로, 피고는 늦어도 이 사건 소제기 무렵에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를 인정하고 더는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여,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해고라는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로부터 해고를 당하였음을 전제로 해고일 다음날인 2020. 3. 10.부터 2022. 9. 9.까지의 미지급 임금 210,900,000원(=원고의 평균월임금 7,030,000원 × 30개월)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2022. 9. 10.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7,0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임금지급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진(재판장) 정선희 박채은
각주1) 원고는 2020. 3. 18. 피고로부터 전화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에 대한 연락을 받았으나, 피고가 원고의 사직일을 2020. 3. 9.로 정하였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도 다투지 아니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일을 2020. 3. 9.로 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