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31,620,869원과 이에 대하여 2017. 2. 10.부터 2017. 4. 12.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모두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전제사실(다툼 없는 사실)
원고는 건축설계, 감리 등을 하는 회사로 상시 근로자 20명 내외가 근무하고 있다.
피고는 2011. 10. 28.부터 2015. 12. 31.까지 원고의 설계실 실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가 하는 업무는 사무실 내에서 설계도면을 작성하는 것이다.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 회사의 업무지침을 준수하여야 하고,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설계용역 진행 상황에 대하여 사전에 보고할 의무가 있으며, 도면과 내역 등은 대표이사의 결재를 거쳐 발주처에 납품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C 신축공사', 'D 신축공사', 'E㈜ 공장 증축공사' 설계용역 업무 처리 과정에서, 잘못된 내역서나 설계과정에서 필수적인 부분이 누락된 도면에 대표이사의 사전 결재를 받지 않고 자신이 임의로 대표이사의 인감을 날인한 뒤 발주처에 발송하여 원고로 하여금 합계 59,133,700원의 손실을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판단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불법행위에 관한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다52611 판결 취지 참조). 특히 손해의 공평한 분담, 사용자가 사업을 통해 취하는 이익과 피용자의 근로조건 등을 모두 고려하면, 피용자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잘못을 저질러 사용자에게 손해가 생겼다는 사정만 가지고 모든 손해를 피용자에게 물을 수는 없고, 사용자가 피용자에 대한 관리, 감독(업무처리지침, 결재, 징계절차 등이 그에 속한다.)을 통해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두었음에도 피용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업무수행상 잘못을 저질렀을 때, 비로소 사용자는 상당한 범위 내에서 피용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은 피고가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지도 않고 임의로 대표이사의 도장을 날인하여 오류가 많은 설계도면 등을 거래처에 납품하였다는 것인바, 갑1~4, 10~1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직접적인 잘못으로 인하여 도면에 오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피고가 설계실 팀원의 잘못에 대하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것인지, 결재 및 납품에 관한 원고 회사의 업무지침이 존재하는지, 피고가 그러한 업무지침에 위배하여 임의로 결재를 받지 않았는지(갑12호증 기재에 의하면 피용자들이 용도를 기재하고 대표이사의 도장을 임의로 날인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원고가 관리, 감독 과정에서 그러한 오류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등 피용자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만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피고의 주장
원고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피고의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을 법정 기준에 미달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수당 합계 32,020,401원을 지급해야 한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2. 5. 중순경 기본급에 연간 508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하도록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당시 원고는 회의를 통해 피고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들에게 취업규칙 개정 내용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한 뒤 동의를 얻었다. 2013~2014년에는 피고의 연장근로시간이 508시간을 초과하지 않고, 2015년에 508시간을 초과하는 금액은 829,829원이나, 원고가 위 금액과 3년간의 야간근로수당 1,248,183원의 합계를 초과하는 돈을 피고에게 지급하였으므로, 원고가 추가로 지급할 법정 수당은 없다.
포괄임금규정의 적용 여부
인정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연봉제로 급여를 지급해 왔다. 원고와 피고는 2012년에만 연봉근로계약서(을1호증)를 작성하였고 그 외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 위계약서에는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취업규칙(갑7호증)은 2003. 6. 27. 제정된 후 2013. 1. 1. 개정, 시행되었는데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30조 가.항 규정(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이라 한다.)은 2013. 1. 1. 개정 당시 삽입되었다.<1>
원고는 위 취업규칙 개정 후부터 근로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야간근로수당은 따로 지급하기도 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2013. 1. 1.부터 평일 6~8시까지 연간 총 508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에 관한 규정을 넣어 취업규칙을 개정하였고, 그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취업규칙은 단체협약, 근로계약과 함께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으로, 원고와 피고가 2013년부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특별히 연장근로수당에 관하여 정한 바가 없으므로, 위 개정된 취업규칙은 피고에게도 적용된다.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에 관한 취업규칙 개정이 유효한지 여부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하여야 하고,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대법원 1994. 9. 23. 선고 94다23180 판결 참조).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은 연간 508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연봉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내용으로, 위 규정 개정 전후로 연봉이 연장근로수당에 해당하는 분 이상으로 증가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이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이다.
원고가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에 관한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는지 살펴본다. 원고가 제출한 2012. 5. 21.자 주간업무현황(갑5호증의 1) 하단의 공지사항란에 "취업규칙, S/W사용 규칙 등 제정", 2012. 6. 4.자 주간업무현황(갑5호증의 2) 하단의 공지사항란에 "사규 제정: 제정-6/1, 시행-2013. 1. 1."이라는 기재가 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주간업무현황이 그 당시 작성된 진정한 것인지 의문일 뿐더러<2>, 가사 그것이 진정하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취업규칙 개정 내용을 회사 내에 공지하였다는 내용으로, 과연 원고가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회의방식에 의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었는지 알 수 없어 위 증거만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에 관한 취업규칙 개정은 효력이 없다.
가정적 판단-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가사 취업규칙 개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56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의 규정 등을 종합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근로기준법의 강행성)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근로기준법의 보충성),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원고의 사무실 내에서 설계도면을 작성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직으로, 근로시간 산정에 어려움이 없으며, 달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아무런 사정이 없다. 특히 원고와 같이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않은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로 지급하는 이른바 '정액급제'<3>의 경우에는, 기본임금이 정해져 있고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정액수당제'와 달리, 기본급과 수당이 구분되지 않는 결과,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 여부를 전혀 따져볼 수 없다.<4> 그 결과 최저임금법에 위배되지만 않으면 포괄임금계약을 모두 유효하다고 볼 수 밖에 없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 위반 여부를 살펴 포괄임금계약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위 판례의 취지에 어긋난다. 따라서 정액급제 포괄임금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결국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은 무효이고, 원고는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피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지급할 수당 계산
피고가 지급받은 연봉, 연장근로시간, 야간근로시간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통상시급 계산
1주 소정 근로시간은 40시간, 주휴일 수당에 대응되는 8시간을 더하면 48시간이 다.
피고는 연봉제로 급여를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연간 근로시간으로 환산하면, 365/7주 × 주당 48시간 = 2,503시간(반올림, 이하 같다.)이다.
따라서 위 표에 기재한 통상시급은 연봉/2503시간이다.
[원고는 연봉에 연간 508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위 연장근로시간도 포함하여 연봉을 (2,503시간+508시간×1.5<5>)로 나누어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포괄임금규정이 무효이고, 정액급제의 경우 그와 같이 계산할 경우 포괄임금규정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게 되어 부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변제액 : 2014. 9. 5. 20만 원, 2015. 8. 3. 68만 원, 2016. 1. 8. 40만 원 합계 128만 원.<6> 피고가 스스로 미지급 수당 원본에서 공제하고 있으므로 그에 따른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수당 31,620,869원과 이에 대하여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2017. 2. 2.자 반소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2017. 2. 10.)부터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2017. 4. 12.)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는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일부 인용한다. 피고의 반소 청구가 소액 기각됨을 고려하여 소송비용은 모두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한다.
판사 이지영
각주1) 개정 전 취업규칙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으나, 원고는 2013. 1. 1. 개정 당시 연장근로에 관한 부분이 추가되었음을 자인하였다.
각주2) 피고는 그 진정성을 다투고 있으며, 갑6호증의 1~6은 부동문자로 인쇄된 사실확인서에 현재 근로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서명한 것으로서 이것만으로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각주3) 원고는 기본급과 연간 508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하여 총 연봉액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정액수당제는 예컨대 기본급 300만 원과 연장근로수당 30만 원을 포함하여 월 330만 원 또는 연봉을 기본급 3,000만 원과 연장근로수당 300만 원을 포함하여 연 3,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 기본급과 수당이 구분된다.
각주4) 포괄급여를 기본급+수당으로 금액으로 역산할 수는 있으나 역산한 것이므로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는지 따져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의 급여를 기본급 + 2시간 연장근로수당으로 역산하여 계산하면, 결과적으로 2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은전부 지급받은 것으로 된다. 역산하여 산출된 기본급이 최저임금법에 위배되는지만 살펴볼 수 있을 뿐이다.
각주5) 연장근로수당의 가중치.
각주6) 갑9호증의 1~2의 기재. 원고는 그 외에도 현금으로 2013년 16만 원, 2014년 58만 원, 2015년 16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