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 4. 21. 선고 2019가단11775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25,609,261원, 원고 B에게 23,016,772원, 원고 C에게 12,044,6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1.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회사는 택시여객 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다.

2)

원고 A는 2008년 2월경부터, 원고 B은 2013년 11월경부터 현재까지 피고 회사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이고, 원고 C은 2014년 4월경부터 2017년 4월경까지 재직한 후 2018년 5월경부터 현재까지 다시 피고 회사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이다.

나.

피고 회사의 임금 지급방식

원고들은 2016년 10월경부터 2019년 10월경까지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입금기준액(이른바 '사납금)을 피고 회사에 납입하고, 피고 회사로부터 기본급과 각종 수당 등을 매월 지급받되, 기존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이른바 '초과운송수입금')을 원고들이 갖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의 특례조항 신설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을 신설하였다. 위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1호에 따라 피고 회사가 소재한 안양시의 경우 2010. 7. 1.부터 시행되었다.

라.

2009년 이래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1)

2009. 12. 29.경 체결된 임금협정에 의하면, 2010. 1. 1.부터 2010. 12. 31.까지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은 1일 6시간 40분이었고(임금협정 제4조), 그에 따라 매월 지급되는 임금은 월 26일(단, 2월은 24일) 만근하되 노사협의에 따라 초과 근로 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이하 위 임금협정을 '이 사건 2009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2)

2010. 6. 30.경 새로 체결된 임금협정에 의하면, 2010. 7. 1.부터 2011. 6. 30.까지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은 1일 2시간 30분이었고(임금협정 제4조) 그 외 주된 부분은 이 사건 2009년 임금협정과 동일하였다(이하 위 임금협정을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3)

이후 2012. 12. 20.경 체결된 임금협정에 의하면, 2013. 1. 1.부터 2013. 12. 31.까지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은 1일 2시간, 2015. 11. 30.경, 2016. 12. 30.경, 2017. 12. 31.경, 2018. 12. 19.경 체결된 각 임금협정에 의하면, 2016. 1. 1.부터 2019. 12. 31.까지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은 1일 2시간 30분, 2020. 6. 27.경 체결된 임금협정에 의하면, 2020. 7. 1.부터 2020. 12. 31.까지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은 1일 6시간 40분이다.

마.

최저임금법상 법정최저임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이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2, 4,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에서 2시간 30분으로 단축한 부분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것으로 무효이다.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2009년 임금협정에 따른 1일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이처럼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원고별 차액임금은 [별지 1-1] 내지 [별지 1-3]의 해당 원고별 임금표 중 '미지급액(원)'란의 합계액에 따라 원고 A는 25,609,261원, 원고 B은 23,016,772원, 원고 C은 12,044,610원이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위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회사의 주장

1)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관계 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여야 하지만, 피고 회사는 다음과 같은 사정으로 강행법규를 잠탈하고자 하는 고의성이나 강행법규 잠탈의 목적 자체가 없었다.

가)

택시운전 근로자들은 소정 근로시간에 연동하여 피고 회사에 사납금을 납입해야 하는데, 소정근로시간이 늘어나면 택시운전 근로자들이 회사에 납입하여야 하는 사납금이 늘어나 택시운전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을 원할 뿐만 아니라, 택시운전 근로자들은 소정근로시간이 줄어들수록 사납금을 초과하여 수익한 운송수입금을 세금이나 4대 보험료 등의 공제 없이 이를 취득할 수 있으므로, 피고 회사의 택시운전 근로자들과 노동조합은 피고 회사에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을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요청 및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더 나은 수익 보장을 위해 2010. 1. 1.부터 적용되는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다가, 2010. 7. 1.부터 적용되는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변경하였다.

나)

또한 피고 회사와 함께 안양시에 위치한 주식회사 E은 경인지방노동청 안양지청에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변경하는 것이 최저임금법 위반이나 잠탈의 소지가 없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를 하였고, 경인지방노동청 안양지청은 이에 대하여 '노·사 당사자가 성실한 교섭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는 회신을 한 바 있다. 이에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질의회신을 신뢰하여 소정근로시간의 변경을 근로자 대표인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협의한다면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변경하였다.

2)

원고 B은 2013년 11월부터, 원고 C은 2014년 4월경부터 피고 회사에 재직하기 시작하였고, 이들이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체결한 근로계약서 및 해당 근로에 적용되는 임금협정서에 의하면, 원고, B, C의 소정근로시간은 2012. 12. 20.자 임금협정에 따라 1일 2시간이다. 따라서 2010년 이전에 피고 회사에 재직하지 않고 근로계약도 체결한 바 없는 원고 B, C에게 종전 2009. 12. 29.자 임금협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을 적용할 수는 없다.

3)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 근로자들은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변경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하였고, 위 소정근로시간이 유효함을 전제로 지금까지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자신들이 합의한 2시간 30분의 소정근로시간이 무효라는 취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들의 이러한 청구를 통하여, 원고들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이익을 얻지만, 사용자인 피고 회사에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고 종국적으로는 피고 회사에 근로자들에게까지 피해가 가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고 용인될 수 없다.

4)

설령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배차를 받은 근무시간 중 사적인 활동으로 인하여 근무를 하지 않고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날도 많다. 또한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임금협정에는 근로자의 결근과 관련하여 성실의무를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날에 관하여 임금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3.

판단

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효력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의무근로시간),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신설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 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

가)

원고들이 정액사납급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던 사실, 2010년 임금 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에서 1일 2시간 30분으로 줄인 사실은 앞서 보았다.

나)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한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 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 회사에 강행법규 잠탈의 고의성 또는 목적이 없었다거나,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강력한 요구에 의하여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이 체결되었다는 피고 회사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①

종래 택시업계에서 지배적이던 사납금제 임금방식은 고정급의 비율이 낮아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수입이 불안정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최저임금제는 저임금 노동자의 최소한 생활보장과 소득격차 해소를 위한 것으로 그 적용범위와 적용방법이 모든 노동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정해져야 할 것인데,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에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 등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것은 불합리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었다.

②

헌법재판소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의 근로계약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고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제기된 헌법소원심판청구에 대하여,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그 목적달성을 위한 필요 최소한의 제한이어서 법익의 균형성을 해치지도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③

이 사건 특례조항은 2010. 7. 1.부터 피고 회사가 위치한 안양 지역에도 적용되게 되었는데,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은 2010. 6. 30.경 체결되어 위 특례조항이 적용되는 2010. 7. 1.부터 적용되기 시작하였고,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6시간 40분에서 2시간 30분으로 단축하였으나,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한 수치를 조정하기 위한 목적 이외에 달리 이를 단축할만한 별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

④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실제 근로형태의 변경이나 실제 근로시간의 단축을 반영한 결과라거나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위 임금협정에 의한 소정근로시간은 1일 2시간 30분인데 이 같은 짧은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을 반영한다고는 도저히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 회사의 택시운전 근로자가 위 1일 2시간 30분의 운행만으로는 피고 회사에 납입할 사납금조차도 충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정근로시간을 이처럼 현실과는 동떨어지게 낮게 정해둔 것은 최저임금액 인상에 따른 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위 임금협정이 노사 쌍방간의 협의의 결과라고 하더라도 이 같은 결과를 방치하는 것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다.

나.

피고 회사의 사업장에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

1)

관련법리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 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13747 판결 등 참고),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인 경우, 최저임금 미지급 여부와 관련하여 종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조항이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 효력을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고, 민법상 무효행위 전환 법리를 전제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 이후에 입사한 원고 B, C에 대하여는 이 사건 2009년 임금협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 부분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로 됨에 따라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이 여전히 피고 회사의 사업장에 유효하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인 이상, 위 근로조건이 그대로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해석함이 타당한 점, 만약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 시행 이후에 입사하였다는 이유로 무효 주장을 배척한다면 이는 오히려 강행법규에 의하여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하는 셈이 되어 입법 취지를 완전히 몰각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 시행 이후에 입사한 원고 B, C에 대하여 이 사건 2009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기간에 관한 조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따라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는 이 사건 2009년 임금협정에 따라 1일 6시간 40분이 적용된다.

다.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관련법리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에서 인정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이라도 이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행위 그 자체일 뿐이고,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과의 차액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신의칙 위반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원고들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추가임금액

1)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의무의 발생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규정에 따라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최저임금 미달액의 계산

비교대상임금은 월 단위로 지급된 것이고 법정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비교대상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상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하여야 한다(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만약 그 시급이 법정 최저시급에 미달한다면 그 시급과 법정 최저시급의 차액에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최저임금 차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계산의 편의상 원고들이 구하는 바와 같이 법정 최저시급에 월 소정근로시간을 곱하여 산출된 금액과 비교대상임금의 차액을 산정하기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미달액의 산정방식은 아래와 같다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원고들의 매월 근로일수는 [별지 1-1] 내지 [별지 1-3]의 해당 원고별 임금표 중 '근로일수'란 기재와 같고,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한 2016년도부터 2019년도까지의 각 법정 최저시급이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과 계산방법에 따라 계산한 원고들의 월별 최저임금은 위 해당 원고별 임금표 중 '최저임금(원)'란 기재와 같고, 같은 기간 원고들이 기본금, 근속수당, 상여금 등으로 지급받은 비교대상임금은 같은 표의 '비교대상임금(원)'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원고들이 지급받지 못한 최저임금과 비교대상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미달액은 같은 표의 '미지급액(원)'란 기재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25,609,261원, 원고 B에게 23,016,772원, 원고 C에게 12,044,61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회사의 주장

가)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배차를 받은 날 중 카드 매출 내역이 전혀 없는 날이 있고, 동료기사들이 원고들에 관하여 근무시간에 당구, 경마, 도박 등 사적인 활동을 하였다고 진술하므로,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날에 관하여 소정근로시간 상당의 임금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고들이 배차를 받은 날 카드 매출 내역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원고들이 배차를 받고도 근무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근로시간에 도박 또는 경마 등 사적인 활동을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원고들이 배차 일수에 상응하는 사납금을 모두 납입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 회사의 사업장과 같은 택시업계에서의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에 따른 간주근로시간<1>에 해당하는데, 간주근로시간이라는 것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근로의 성격이나 형태상의 특수성으로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그 간주근로시간에 상응한 정도의 근로가 실제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나 양해 아래에 정해지는 것인바,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을 파악하기 어려운 사정만이 인정될 뿐이다. 결국 피고 회사가 제출한 갑 제13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 회사는 원고 A에게 25,609,261원, 원고 B에게 23,016,772원, 원고 C에게 12,044,61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각 임금의 지급기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이 지났음이 역수상 명백한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 회사에 송달된 다음날인 2019. 11. 8.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 회사는 원고들 주장의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의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지연손해금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는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20%의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들은 청구취지 변경을 통하여 청구취지를 감축한 사실만 있을 뿐 청구취지 변경을 통하여 청구한 금액 전부가 인정된 이상 피고 회사가 임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적용한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병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