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의 경영상황 및 회생절차개시
피고는 2009. 1. 말경 기준으로 상시 근로자 7,135명을 고용하여 자동차를 제조·판매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기능직(생산직)으로 근무하여 온 근로자들이다. 원고들과 같은 기능직의 경우는 근무 장소가 평택공장(완성차 조립, 제작 및 연구개발), 창원공장(리어엑셀 및 엔진조립), A/S분야(부품조달 및 정비)의 지역별, 사업부문별 공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직급체계는 사무직의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직급에 대응하여 기사원, 기정, 기감, 기원, 기성의 직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피고는 1962. 12. 6. H를 모체로 설립되어 1986. 3.경 I에 인수된 후 J, K, L 등의 SUV 차량과 M 등 고급승용차를 주로 생산·판매하여 오다가 1998. 1.경 N에 인수되었다. 그 후 N이 부도위기에 처하자 1999. 8. 26. 기업구조개선작업(Workout) 대상기업으로 결정되어 채권단의 주도 아래 구조조정 등 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해 왔고, 2000. 4.경에는 N에서 분리되었다. 그 후 채권단은 피고의 매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여 2004. 10. 28. 중국 O(이하 'O'라 한다)를 인수자로 정하고, 2005. 1.경 O가 인수대금을 완납하자 기업구조개선작업(Workout) 절차를 종결하였다.
피고는 완성차를 기준으로 국내와 국외를 합하여 2000년 이후 2007년까지 연간 최고 160,010대, 최저 115,982대의 자동차를 판매하였으나, 2008년 들어 국내외 금융위기 상황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유가가 급등하는 등의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판매가 급감하여 82,405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와 함께 2008. 9. 30. 기준 파생상품 거래에서 환율 급등으로 약 300억 원의 손실을 입고,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국내외 금융위기 상황과 맞물려 피고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어 유동성이 부족하게 되었다. 피고는 2009. 1. 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명령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09. 2. 6. 피고에 대한 회생절차개시를 결정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9회합6).
피고의 구조조정 계획 수립 및 이 사건 노조의 파업 개시
회생절차개시 이후 피고(실제 행위 주체는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이나, 편의상 '피고'라 한다)는 회생계획안의 인가를 받기 위해 2009. 2.경 법원의 허가를 얻어 전문진단기관인 P로 하여금 경영 정상화와 회생전략 수립 등 피고의 경영전반에 대한 진단 및 분석을 의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의 경영전반을 진단한 P는 2009. 3. 31. 작성한 'G 경영 정상화 방안 검토' 보고서에서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하여 향후 생산판매계획 및 적정 사무직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총 2,646명(기능직 2,319명+사무직 327명) 규모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9. 4. 8. P가 제시한 경영 정상화 방안에 입각하여, 국내 경쟁업체에 비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1인당 매출액, 기능직 1인당 생산대수가 낮고 매출액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아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2,646명(기능직 2,319명+사무직 327명)을 감원하는 인력구조조정 방안(다만 2009. 5. 27.경 감원 규모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중 기능직은 2,276명으로 43명 줄이고 사무직은 370명으로 43명 늘리는 것으로 조정하였다)과 유휴 자산 매각, 시장 친화적 신제품 개발 및 제품 라인업의 확대, 구매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 영업·마케팅전략 강화를 통한 매출 증대, 수익성 개선, 경쟁력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같은 날 전국금속노동조합 G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에 이를 통보하였다.
피고는 2009. 4. 6.부터 2009. 5. 28.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 사건 노조에 문서를 보내 인력조정 회피방안, 인력조정 대상자 선정기준 등과 관련한 의견 제시 등의 협의를 요청하였는데, 이 사건 노조는 총고용 보장과 정리해고 철폐를 전제로 한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며 피고의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2009. 4. 23.부터 부분파업과 야간근무조 조업방해를 시작하였다.
한편 위 2009회합6 사건의 조사위원으로 선임된 삼일회계법인은 2009. 5. 6. 계속기업가치(1조 3,276억 원)가 청산가치(9,386억 원)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 1차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였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① 피고가 제시한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 방안이 계획대로 실현되고, ② 구조조정비용, C200 신차 개발비용 등으로 신규 자금 2,500억 원이 원활하게 조달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며, 이러한 전제조건이 실현되지 않으면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노조는 2009. 5. 22. 정리해고 철폐를 주장하며 피고 평택공장의 모든 출입문을 봉쇄하고 점거농성을 벌이는 이른바 '옥쇄파업'에 돌입하였다(이하 '이 사건 파업'이라 한다).
이 사건 정리해고 실시와 이 사건 파업의 종료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2009. 6. 8.까지 피고의 위 인력구조조정 방안과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1,666명이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하였고, 피고는 당초 인력구조조정에 따른 인원삭감 예정 인원 2,646명에서 위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한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980명(기능직 974명+사무직 6명)에 대하여 2009. 6. 8.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 한다).
피고와 이 사건 노조는 이 사건 파업에 따른 극한대립 끝에 2009. 8. 6. 노사대타협을 하면서 'G의 회생을 위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 여기에는 '이 사건 정리해고자 중 현 농성조합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무급휴직, 영업직 전직, 분사, 희망퇴직 등 비상인력운영을 실시한다, 단 인력규모조절이 불가피한 경우 회사는 당사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결정하고 그 비율은 무급휴직/영업직 전직(48%), 희망퇴직/분사(52%)를 기준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위 합의에 따라 이 사건 파업은 종료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이 사건 정리해고자 980명 중 기능직 974명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희망퇴직 등의 신청을 받았는데, 그 결과 무급휴직 459명, 희망퇴직 353명, 영업직 전환 3명이 추가로 선정되었고, 따라서 최종 정리해고 대상자는 165명(기능직 159명+사무직 6명)이 되었다(원고들은 모두 위 기능직 159명에 포함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한편 피고는 2008년 재무제표 작성 당시 기업회계기준서에 따라 토지를 제외한 유형자산의 사용가치와 장부가액과의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면서 유형자산 손상차손액으로 517,687,494,022원을 계상하여 2008년 재무제표상 당기순손실과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피고는 2007년에 수립된 사업계획을 기초로 해당 유형자산에서 생산될 차량의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예상 매출수량을 추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해당 유형자산의 사용가치를 산정하였는데, 위 사업계획에서 2009년과 2010년에 단종되는 것으로 계획된 일부 기존 차종에 대해서는 위 단종계획을 반영하여 예상 매출수량을 추정한 후 미래현금흐름을 산출하였으나, 그 후속 차량으로 출시가 계획된 신차의 예상 매출수량은 고려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 및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기준법의 정리해고에 관한 규정과 피고와 이 사건 노조가 2008. 3. 22.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선행 소송의 경과
이 사건 정리해고로 해고를 당한 피고의 전 기능직 근로자 중 원고들을 포함한 156명(이하 본항에서는 '원고 등'이라 한다)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0가합23204로 이 사건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한 정리해고의 요건 및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정리해고의 무효확인 및 임금 중 일부로써 임금 1,000,000원씩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11. 1. 13.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 등은 서울고등법원 2012나14427로 항소하였고(이 사건 정리해고로 해고를 당한 피고의 전 기능직 근로자 2명이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가합22574로 이 사건 정리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2. 8. 24. 패소판결을 선고받자 서울고등법원 2012나74290으로 항소하였고, 위 사건은 서울고등법원 2012나14427에 병합되어 심리되었다), 위 법원은 2014. 2. 7. 피고가 정리해고 대상자의 선정기준 및 그 선정에 관한 요건과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기는 하였으나, 피고가 인원삭감 및 그 규모에 관한 객관적 합리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여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않아 이 사건 정리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정리해고의 무효확인 및 이에 따른 임금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는 대법원 2014다20875, 20882(병합)로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2014. 11. 13. "피고는 기업구조개선작업 기간에 규모 있는 연구개발과 투자를 할 수 없었고, 이후 O가 피고를 인수한 이후에도 피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SUV 차량 외에 차종의 다양화를 이루지 못하였고, 거기에 SUV 차량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로 SUV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자 매출은 더욱 감소하게 되었는데, 그러던 중 2008년 하반기의 경유 가격 급등과 국내외 금융위기 사태에 봉착하게 되자 피고는 자력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어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피고가 처한 경영위기는 상당기간 신규 설비 및 기술 개발에 투자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계속적·구조적인 것으로서, 외부적 경영여건의 변화로 잠시 재무상태 또는 영업실적이 악화되었다거나 단기간 내에 쉽게 개선될 수 있는 부분적·일시적 위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로서는 인원 감축 등을 통해 위와 같은 경영위기를 극복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임에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부정한 위항소심 판결에는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피고가 P의 제안을 토대로 세운 2,646명 규모의 인력구조조정 방안은 비합리적이라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에 이루어진 무급휴직 조치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간 극심한 대립으로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자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시행된 것이며, 피고가 이 사건 정리해고에 앞서 부분 휴업, 임금 동결, 순환휴직, 사내협력업체 인원 축소, 임직원 복지 중단, 희망퇴직 등의 조치를 실시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피고가 처한 경영위기의 성격이나 정도, 피고의 사업 내용과 규모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임에도,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위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환송 후 항소심은[서울고등법원 2014나56869, 56876(병합)]은 2016. 5. 27. 이 사건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원고 등의 주장을 배척하고,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 등이 대법원 2016다29944, 29951(병합)로 상고하였으나, 2016. 9. 28. 상고가 기각되어 같은 날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들은 전소의 환송 전 항소심 판결 선고 이후인 2014. 5. 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행해진 것도 아니고, 피고도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도 아니하였는바,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하고 있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고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음에도 피고의 귀책사유로 원고들이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위 기간동안의 임금 중 일부인 10,000,000원씩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동일하지 아니하여도 전소의 기판력 있는 법률관계가 후소의 선결적 법률관계로 되는 때에는 분쟁의 1회적 해결의 측면에서 전소의 판결의 기판력이 후소에 미쳐 후소의 법원은 전에 한 판단과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대법원 1994. 12. 27. 선고 93다34183 판결 참조).
원고들이 이 사건 정리해고가 무효임을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전소 판결의 내용인 이 사건 정리해고의 무효 여부가 이 사건 청구를 판단하는 전제가 되어 선결적 법률관계를 이루고 있으므로, 법원은 전소 판결의 기판력에 기속되어 전소의 판결과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욱(재판장) 신성철 신유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