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C 사이의 불화
원고는 2005. 6. 7. 경력사원으로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2년경 'LNG 연료추진선박에 들어가는 LNG연료탱크 생산'이라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신사업팀으로 부서이동 하였고, 2013년경에는 부장 직위인 신사업팀 팀장으로 보임되었다.
피고는 2016. 2.경 조직을 개편하면서 부장 직위인 원고를 신사업팀 팀원으로, 부장 직위인 C를 신사업팀 팀장으로 보임하였다. 이후 원고는 신사업팀 내에서 LNG Fuel Tank 사업담당 및 기술영업(견적 및 고객대응), 영업활동 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C는 신사업팀 총괄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원고와 C 사이에 신사업팀 내 업무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의견충돌 및 불화가 있었다.
원고의 업무이관 및 2017년 업무계획 제출 등
신사업팀을 담당하던 D 상무는 2016. 12. 2. 원고에게 "C의 강력한 요청과 부서 내의 의견충돌과 반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관련 업무를 현 상태로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되므로, 원고의 업무를 E 대리에게 이관하여 E 대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원고는 E 대리를 지원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신사업팀 내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E 대리에게 이관하였다.
원고는 2017. 1. 17. D 상무에게 "① 명예퇴직이 시행되는 경우에는 즉시 신청 및 6개월 이내에 퇴사하고, ② 명예퇴직이 시행되지 아니하는 경우 상반기에는 신사업팀 내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 추진여부를 검토'하고, 개인적으로 퇴직 후를 계획하며, 하반기에는 피고가 실시하는 비조업기 휴직에 참여하여 퇴직 후를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7년에는 명예퇴직이 시행되지 아니하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은 신사업팀 검토대상에서 배제되었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다.
F는 2017. 3. 22. 피고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었고, 원고는 2017. 3. 24. F에게 "신사업팀에서 3년간 수행해 온 업무일체를 2016. 12.경 인계하고 새로운 업무를 모색하고 있으니 향후 업무에 대한 개별면담을 요청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신사업팀이 포함된 사업개발본부는 2017. 3. 27. 새로운 대표이사인 F에게 부서상황을 보고하면서 원고는 퇴사 협의 중이라는 취지로 보고하였다.
원고의 사직서 제출 및 피고의 사직서 수리 과정
D 상무는 원고에게 향후 계획을 문의하였고, 원고는 2017. 4. 2. D 상무에게 "경영진과의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아직 면담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계획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면담 후 확정할 것이니 기다려 달라."는 취지로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이에 D 상무는 같은 날 원고에게 '의사를 신속히 알려달라'는 취지로 재차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7. 4. 12. D 상무에게 "원고의 2017. 1. 17.자 이메일에 따른 업무계획이 사실상 모두 거절되었으므로, 신사업팀에서 계속 있어야 할 이유도 없고, 가치도 없다. 앞으로 다른 부서로 이동한 후 피고의 비조업기 휴직에 참여하여 갈 길을 찾아갈 예정이니 부서이동에 협조해 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피고의 급여담당자인 G은 2017. 5. 2. 원고에게 '원고의 2017. 6.부터 9.까지 휴직급여(임금의 75%)를 산출한 내역은 19,335,750원이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7. 5. 10. G에게 '① 휴직급여는 퇴직소득으로 처리되는지, ② 퇴직금 정산금액(2017. 9. 30.에서 5. 20.부로 당겨서 사직하기로 협의함)과 정산방법(일괄 정산받아서 전세금으로 사용할 계획임, 별도 통장을 만들어야 하는지)이 무엇인지, ③ 2017년 연말정산 방법은 무엇인지'를 문의하는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7. 5. 11. 피고에게 사유를 '권고사직'으로 하여 "2017. 5. 20.부로 사직하고자 한다."는 취지의 사직(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2017. 5. 20.자로 원고에게 4개월 급여 19,341,000원을 퇴직위로금으로, 68,297,000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고, 2017. 5. 30.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에 고용보험법에 따라 피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상실신고를 하면서, 상실사유를 '직원간의 불화 및 회사와의 불화로 인한 권고사직(구분코드 26 :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징계해고)'으로 신고하였다.
원고는 고용보험법에 따라 구직급여를 신청하고, 2017. 5. 21.부터 2018. 2. 9.까지 구직급여로 합계 1,200만 원(= 일 5만 원 × 2017. 5. 21.부터 2018. 2. 9.까지 240일)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7 내지 20호증, 을 제1 내지 6,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은 피고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비진의의사 표시이거나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한 것으로 실질적인 해고로서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통지하는 것이고, 권고사직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할 것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자유의사에 따라 사표를 제출하여 퇴직하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의 한 형태로서 해고와 구별된다.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108290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에서 거시한 증거들 및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청구는 이유 없다.
위 1.다.의 3)항 내지 5)항에서 살펴본 것처럼 ① 피고의 급여담당자인 G은 2017. 5. 2. 원고에게 '2017. 6.부터 9.까지 휴직급여를 산출한 내역'을 이메일로 발송하였고, 원고는 2017. 5. 10. G에게 퇴직금 정산방법 등에 관하여 문의하면서, '2017. 9. 30.에서 5. 20.부로 당겨서 사직하기로 협의하였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으며, ② 원고는 2017. 5. 11. '권고사직'을 사유로 하는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고, 피고로부터 퇴직위로금 및 퇴직금으로 합계 87,638,000원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구직급여로 합계 1,200만 원을 각 수령하였다.
위와 같은 이메일 및 이 사건 사직서의 각 기재나 퇴직위로금의 수령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최초에는 2017. 6.경부터 9.경까지는 휴직으로 처리하고, 2017. 9. 30.자로 퇴사하는 것으로 협의하였다가, 이후 2017. 5. 11.경 원고가 2017. 5. 20.자로 퇴직하되, 종전에 협의하였던 휴직급여는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는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퇴직시기나 퇴직으로 수령할 금원 등을 협의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원고가 자의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음을 뒷받침하며, 이와 달리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의사표시라거나 피고의 기망 또는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기초사실에서 살펴본 것처럼, 원고는 2016. 2.경부터 신사업팀 내에서 팀장 C와의 불화 등을 겪고 있었고, 피고는 2016. 12.경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원고의 담당업무를 재조정하였다.
직장질서 및 팀원 간 신뢰유지의 중요성 등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원고와 C 사이에 직접적인 대면결재가 계속하여 이루어지도록 근무하게 하는 것이 부적절한 상황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팀장인 C보다는 하급지위자인 원고의 담당업무를 재조정하여 직접적인 대면결재를 배제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업무 조정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2017. 1. 17. 담당 임원인 D 상무에게 이메일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장기적으로 퇴사 의사를 표시하면서, 구체적인 퇴사계획을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계획을 거절하였고[1.나.2)항 참조],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되어 이 사건 사직서를 스스로 제출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진정으로 바라는 사항은 피고가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여 업무 조정을 취소하거나, 신사업팀 내에서 새로운 신사업 발굴 업무를 맡기는 것이었으나, 그와 같은 원고의 바람이 모두 거절된 이상 원고로서는 당시 상황에서는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원고는, ① 2017. 3. 2. 및 그 이후에 수회에 걸쳐 회사 임원진인 H 상무, D 상무로부터 권고사직을 구두로 통보받았고,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자격상실을 신고 하면서 상실사유를 징계해고의 일종인 권고사직으로 하였던 점, ②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의원면직이라면, 원고의 퇴직사유를 피고가 징계해고의 일환인 권고사직으로 신고한 것은 위법하고, 구직급여 환수 등의 사유가 되는점, ③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퇴직점검절차에 따른 퇴직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점, ④ 사직서 제출일은 2017. 5. 11.이나, 원고에 대한 퇴직위로금 품의가 피고 내부적으로 2017. 5. 8.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신고대로 권고사직 당한 것으로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은 피고의 일방적인 강요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의원면직이나 권고사직은 법령이 규정하는 구분된 용어도 아니고,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단절시키는 해고와 구별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기한 근로계약 종료 행위임을 뜻하는 점은 동일하므로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사실상 해고인지 여부를 판단할 이 사건에서 '의원면직'과 '권고사직'의 용어 구별은 무의미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절차를 개시하지도 않았던 점,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징계로서 '권고사직'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을 제7호증 제13쪽), 원고 스스로도 '피고의 경영지원팀장인 I 부장이 구직급여를 받게 해주겠다면서 이 사건 사직서에 권고사직으로 쓰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한 점(제1회 변론기일)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하였다는 '권고사직 통보'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이르기 위한 청약의 유인으로서 '사직의 권유'나 '사직의 종용' 정도에 불과하고,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징계절차로서 권고사직의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의원면직의 경우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3호, 제58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근로자의 구직급여 수급 제한 사유가 되므로, 실무상 사용자의 사직 권유 및 그에 대한 의사합치로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의원면직이 이루어지는 경우 사용자 측에서 근로자의 퇴직사유를 '권고사직'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 사건 역시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피고의 강요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의사합치만 있으면 성립하는 불요식행위로 취업규칙이나 퇴직점검절차의 이행이 합의해지의 요건이라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피고의 퇴직절차는 피고가 퇴직직원 업무의 인계인수 등을 위하여 규정한 내부 규정에 불과하여,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피고의 강요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늦어도 2017. 5. 2. 이전부터 퇴사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가었던 사실은 위 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성(재판장) 채희인 류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