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01. 6. 1. 선고 2000가합942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5, 6, 8호증의 각 1, 2, 갑 제9 내지 11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피고는 종전의 공사및법에 의하여 설립된 공사와 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104개의 각 조합 및 연합회가 1999. 12. 27.자로 서로 통합되어 농어촌정비사업을 시행하고 농업기반시설을 종합관리하며 농업인의 영농규모적정화를 촉진함으로써 농업생산성을 증진시키고, 농어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 공사및기본법(1999. 2. 5. 법률제5759호로 제정되어 2000. 1. 1.부터 시행되었고, 이에 따라 같은 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종전의 공사및법과 조합법은 모두 같은 날 폐지되었다. 이하 폐지된 조합법을 구 조합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립된 공사로서 공사, 조합 및 연합회의 재산과 채권·채무 기타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공사및기본법 부칙 제9조 제1항).

나.

원고들은 피고 공사에 통합된 구 조합의 하나였던 소외 조합의 직원으로서 각 별지 퇴직금 중간 정산 차액 집계표(이하 '표'라고 한다.)의 (3) 직급란 기재 직급으로 근무하다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조합이 피고 공사로 통합됨으로써 현재 피고 공사에 근무하고 있다.

다.

원고들은 조합노동조합의 조합원이었다가, 1999. 5. 4. 각 조합노동조합과 연합회노동조합이 통합하여 전국 규모의 단위 노동조합인 조합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그 전북 지부의 조합원이 되었다.

라.

조합장은 1999. 12. 22. 조합노동조합과 사이에 그들 사이의 1998. 2. 10.자 단체협약 중 그 일부 내용을 변경하는 보충협약(이하, 이 사건 보충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퇴직금의 계산'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42조(퇴직금의 계산) 사용자는 퇴직금 산출 기준액을 근로기준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평균임금에 보수규정에서 정한 지급월수를 곱하여 계산한다. 단 본문 규정에 의한 변상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본문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마.

한편 구 조합법 제40조에 근거를 둔 조합보수규정준칙 제36조(퇴직금 계산방법)는 '임·직원이 퇴직되었을 때에는 퇴직 당시의 월봉급액과 기말수당·장기근속수당 및 정근수당액의 연지급액을 12월로 평균한 액을 합한 금액에 의하여 별표 12의 기준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제34조의 2 제1항(1999. 11. 20. 신설된 조항이다)은 '제34조(퇴직금의 지급사유를 의원면직, 정년퇴직, 직권면직, 사망의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의 규정에 불구하고 당해 임·직원이 1999. 12. 31.까지 재직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1999. 12. 31.까지 미리 정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별표 제12호의 지급월수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바.

위 조합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로 통합되면서 자신들의 소속 근로자들인 원고들에게 1999. 12. 31.을 기준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기로 하였는데, 원고들의 같은 날까지의 근속년수는 별지 표 (4) 근속연수란 기재와 같고, 위 보수규정 별표 제12호에 따라 지급월수를 산정하면 같은 표 (5) 지급월수란 기재와 같으며, 근로기준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평균임금은 같은 표 (6) 평균임금란 기재와 같고, 이 사건 보충협약 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은 같은 표 제(7) 퇴직금란 기재와 같은바, 원고들은 같은 달 22. 조합에 대하여 위와 같이 계산한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위 조합은 원고들에게 위 보수준칙에 따라 계산한 같은 표 (8) 실제 지급받은 금액란 기재의 금원만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보충협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산정된 퇴직금에서 이미 지급한 퇴직금을 공제한 금원인 같은 표 (9) 차액란 기재 각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충협약 중 퇴직금지급에 관한 규정은 피고의 설립, 운영, 예산편성 및 집행의 특수성에 따라 거쳐야할 절차 등을 밟지 아니함으로써 그 효력이 없으므로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관련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구 조합법의 관련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1조(목적) 이 법은 농민의 자주적인 조직을 통하여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을 시행하고 농업생산기반시설을 유지·관리·이용함으로써 농업생산성의 향상과 농촌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농민의 경제적 자립과 이익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4조(총회의 의결사항)

다음 각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

5.

수지예산의 편성

8.

예산외에 조합의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

제36조(임원의 의무와 책임)

①

조합의 임원은 이 법, 이 법에 의한 명령 또는 정관을 준수하여 충실히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제40조(임·직원의 복무규율)

조합의 조직, 임원 및 직원의 복무와 보수, 직원의 임용에 관하여는 농림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조합장이 정한다.

제45조(조합 운영경비에 대한 지원)

①

제44조의 규정에 의하여 부과한 조합비로 조합이 필요한 경비를 전부 충당할 수 없을 때에는 그 부족한 금액은 국고에서 이를 보조한다.

제54조(예산)

①

조합은 회계년도마다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작성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쳐 당해 회계년도개시 1월전까지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②

조합이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도 총회의 의결을 거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58조(결산)

①

조합은 회계년도마다 결산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작성하여 총회의 승인을 얻어 다음 해 4월 30일까지 농림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위 제54조 제2항에서 규정한 수지예산의 변경승인 예외 조항으로 구 조합법시행령 제17조는 ① 법 제54조 제2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라 함은 농어촌정비법 제12조의 규정에 의하여 인가받은 기반정비사업시행계획이나, 변경 또는 폐지승인을 얻은 기반정비사업시행계획에 따라 수지예산을 변경하는 경우를 말한다. ② 조합은 제1항에 규정된 사유로 수지예산을 변경한 때에는 변경된 수지예산서를 농림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농림부장관은 변경된 수지예산이 제1항의 기반정비사업시행계획의 내용과 다르다고 인정할 때에는 조합에 그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갑 제9 내지 11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104개의 각 조합은 피고로 통합되기 전 운영비 등을 국고에서 지원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퇴직금을 지급할 재원이 부족하거나 없는 등의 상태에 처해 있었다.

(2)

1999년을 기준으로 각 조합의 전체 지출은 2,000억원이 넘은 반면, 행정재산으로 지정되었다 용도폐지된 부동산 등에 대한 자체매각금 내지 공공용지 편입에 따른 보상금 등의 수입이 약 300억원 정도로 재원의 15%만 자체 충당되었고, 나머지 대부분은 국고보조금으로 충당되었다.

(3)

조합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되기 전까지는 위 조합보수 규정준칙에 따라 임·직원들의 퇴직금 등을 지급하여 왔다.

(4)

농림부장관은 공사, 조합 및 연합회가 통합되어 피고가 됨에 따라 1999. 11. 25. 각 시·도지사에게 각 시·도지사는 퇴직금 중간정산 등에 필요한 예산승인시 이를 철저히 지도·감독하고, 만약 조합 임·직원이 관련규정을 위반하여 퇴직금중간정산 등을 실시함으로써 조합에 재산상손해를 끼칠 경우에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5)

농림부장관은 또한 1999. 12. 23. 각 공사사장, 조합장 및 연합회장에게 퇴직금지급기준변경, 정년조정 등 경제적 부담을 지는 등의 새로운 권리·의무관계를 형성시키는 법률행위를 하지 말라는 직무제한명령을 발하였다.

(6)

한편 조합노동조합과 조합장은 이 사건 보충협약을 체결함과 아울러 '조합노동조합은 사용자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협약사항 중 조합장 권한 밖의 사항이 체결된 것으로 입증되어 조합장의 권한 밖의 행사에 대한 민·형사 및 재산상의 변상 등 조합장 신변에 피해가 있을시는 본 협약을 무효키로 할 것임에 우리 노동조합 근로자는 동의함을 서명·날인합니다'라는 내용(을 제3호증)의 이면합의를 하였다.

다.

판단

(1)

먼저 조합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보건대, 조합의 운영비 중 부족분은 국고의 보조를 받게 되는 점, 조합과 그 직원과의 관계는 공법상의 특별권력관계로서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은 행정소송으로 이를 다투어야 하는 점 등을 비롯하여 조합의 주요사업인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정비·유지·관리는 농업생산성의 향상 등 그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한 것만이 아니고 수해의 방지 및 수자원의 적절한 관리 등 일반 국민들에게도 그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공익성을 띠고 있으며, 나아가 조합 재산의 운용과 조합의 사업 및 활동은 조합원들이 선출한 조합장과 조합원으로 구성된 총회의 의결 및 정관에 따라 자주적으로 수행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조합 본연의 공적 책무인 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수행될 수 있는 것이지 조합원들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 등 조합의 존립목적, 조직과 재산의 형성 및 그 활동전반에 나타나는 매우 짙은 공적인 성격을 고려하면, 조합은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설립되어 활동하는 공법인이라 봄이 상당하다(헌법재판소 2000. 11. 30. 선고 90헌마190 결정 참조).

(2)

조합이 공법인이라는 점과 아울러 위 관련규정 및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구 조합법 제24조 및 같은 법 제54조를 둔 목적은 조합운영의 방만함으로 인하여 조합의 재정수입 적자가 누적되어 재정자립도가 크게 떨어지고 국고보조금에 의한 충당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예산에 관한 사항을 조합원 총회를 통하여 결정하게 함으로써 조합원들이 조합장의 권한 및 조합 운영을 사전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국가가 사후적으로 조합장의 권한 및 조합의 운영을 통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라 할 것인바,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하여 조합 총회의 의결이나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단체협약 중 임금이나 퇴직금 등 그 협약의 내용여하에 따라 조합원이나 국고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더구나 조합 임·직원의 임금과 퇴직금 등의 지출이 조합 수지예산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밖에 없는 사정 하에서 그러한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내용과 관련된 단체협약을 조합장이 그 직무권한으로 체결한 이상 유효하다고 해석한다면 수지예산에 관한 통제를 위하여 규정한 조합 총회의 의결이나 농림부장관의 승인이라는 절차적 장치의 의미가 거의 상실된다는 점 등에 비추어 위에서 본 구 조합법의 규정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해석하면, 이 사건 보충협약 중 퇴직금을 증액하는 부분은 단체협약 당사자 사이의 단순한 단체협약이라는 의미를 넘어 결과적으로 구 조합법 제54조 제2항 소정의 수지예산을 변경하는 것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퇴직금 증액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보충협약은 필연적으로 조합 수지예산의 변경을 수반하는 속성상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비로소 확정적으로 효력을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런데, 이 사건 보충협약 중 퇴직금을 증액하는 부분이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이 사건 보충협약 중 퇴직금을 증액하는 부분은 무효라 할 것이다(또한 조합의 조합장은 구 조합법과 그 법에 의한 명령 또는 정관을 준수하여 충실히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3개 단체가 통합되면서 그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퇴직금을 더 많이 지급하려는 목적하에 구 조합법 제36조, 제40조 소정의 임원의 의무와 책임 및 농림부장관의 위 직무제한명령을 어기면서까지 조합장이 수행할 권한의 범위를 일탈하여 이 사건 보충협약을 체결하였고, 더욱이 이 사건 보충협약을 체결 한 후 구 조합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하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았으며, 이와 같이 체결된 이 사건 보충협약을 통하여 조합 또는 그 권리의무를 승계한 피고가 원고들에게 위 보수준칙에 의하여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 보다 훨씬 더 많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하여 조합 또는 피고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위 조합장의 이 사건 보충협약체결행위는 조합 또는 피고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된다 할 것이고, 조합노동조합 역시 위 조합장의 위와 같은 배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이 사건 보충협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이 사건 보충협약은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결국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고,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1. 6. 1.

판사 성백현(재판장) 이진규 이상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