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변경 전 상호는 주식회사 대신운수이다,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들이다.
피고는 2000년경 피고의 근로자들과 사이에 임금협정(이하 '2000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수원시택시운송사업협의회(이하 '협의회'라 한다)의 회원이었는데, 협의회가 2009. 7.경 사업자교섭단을 구성하여 공동교섭안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근로자들과 교섭을 하기로 하자, 피고의 근로자들은 피고와 교섭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9. 12. 30.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경기수원 대신운수분회(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보충협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2009년 보충협약서'라 한다).
협의회는 2010. 6. 29.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수원시지부와 사이에 공동교섭안을 작성하여 발표하였는데(이하 '2010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러나 피고는 2010. 8. 20. 피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보충협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2010년 보충협약서'라 한다).
이후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1. 1. 13. 2011년 임금협정(이하 '2011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및 2011년 단체협약(이하 '2011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2012. 5. 30. 2012년 임금협정(이하 '2012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 D, T, U, V, W, X, Y은 2012. 4. 13.경부터 2012. 9. 19.경까지 피고와 사이에 2인 1차제에서 1인 1차제로 변경하기 위하여 각 합의퇴직을 한 후 개별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월 91.25시간으로 정하는데 동의하였다.
원고들 중 피고의 정규직이었던 사람은 피고로부터 2010년에는 월 462,324원을, 2011년에는 월 548,808원을, 2012년에는 568,545원을, 2013년에는 570,000원을 지급받았고, 피고의 계약직이었던 사람은 피고로부터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월 420,125원을 지급받았으며, 최저임금법상 법정 최저시급은 2010. 1. 1.부터 2010. 12. 31.까지는 4,110원, 2011. 1. 1.부터 2011. 12. 31.까지는 4,320원, 2012. 1. 1.부터 2012. 12. 31.까지는 4,580원, 2013. 1. 1.부터 2013. 12. 31.까지는 4,860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 7, 8, 10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피고는 2009년 보충협약서, 2010년 보충협약서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에서 3시간 30분으로 변경하였고, 2011년, 2012년 각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2010. 7. 1.부터 2012. 5. 31.까지는 1일 3시간 30분으로, 2012. 6. 1.부터 2013. 6. 31.까지는 1일 3시간으로 정하였으나, 실제로 원고들은 과거에 비하여 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여전히 1일 12시간(휴게시간 4시간) 교대제로 근무하였다. 그리고 원고들의 경우 타코미터기를 이용하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지 않고, 피고는 이를 토대로 근로자들을 지휘 · 감독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이 적용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 잠탈하여 법령 소정의 최저임금의 지급을 면하고자 하는 부정한 의도에서 법령을 따르는 듯한 허위의 외관만을 작출한 것으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거나 최저임금법 위반, 통정허위표시 또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00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1>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 및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의 합계금액과 실제 지급된 임금의 차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위와 같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다시 산정한 퇴직금과의 차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택시운수업의 특성상 사업자는 근로자의 근로제공시간을 사실상 지휘 · 감독 할 수 없고, 실 근로시간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제58조에 따라 사업자와 근로자 대표의 서면 합의로 정한 근로시간인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며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하였고, 노동조합은 스스로의 자유로운 이익형량에 따라서 소정근로시간의 일부 단축과 이에 따른 사납금의 감축을 택한 것이므로,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지 않고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의 무효를 주장함은 금반언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반한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른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에 기하여 산정한 임금 또는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으로,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이 무효라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수령했어야 할 사납금인상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상계한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 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위 기초사실과 앞서 거시한 증거에 을 제17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택시운전종사자는 차고지에서 배차를 받은 순간부터 차고지로 차량을 반환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게 되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 여부, 운행시간, 운행장소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 여부를 지휘 · 감독할 방법이 없고, 운행기록장치 등에 기록된 출고 · 입고시간, 주행시간, 영업시간 등의 내용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을 알기 어려운 점, ② 택시의 과잉공급, 대중교통 환승할인,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하여 택시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2010. 7. 1.부터 시행된 최저임금법에 의하면 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어, 피고로서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납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점, ③ 이에 피고의 근로자로서는 사납금 인상으로 인하여 실제 수입이 감소할 가능성에 대한 부담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택시운송사업의 특수성과 노사 양측의 이익을 고려하여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2010. 7. 1.부터 2012. 5. 31.까지는 1일 3시간 30분으로, 2012. 6. 1.부터 2013. 6. 31.까지는 1일 3시간으로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사납금의 급격한 인상을 막음으로써 근로자들이 직접 취득할 수 있는 사납금 초과 운송수익금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결국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전체적으로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 ⑤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의 취지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함으로써 고정급여를 높여 택시운전종사자의 수입을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하더라도,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최저임금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소정근로시간의 감축을 그 자체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적 수단으로 단정하여 택시운전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인 의사로 소정근로시간을 감축함으로써 고정급여의 비율을 낮추는 것까지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닌 점, ⑥ 고정급 비율 강화라는 최저임금법의 정책 목표가 있다고 하더라도, 노사 모두 각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교량한 후 종전 임금구조를 그대로 둔 채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최저임금법의 규정에 반하지 않는 임금 구조를 만들기 위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합의하였다면, 그 결과가 전체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한 그 합의는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 ⑦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가 시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사납금 제도가 위 법령에 반하는 것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납금을 둔 노사 합의 및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로 전환하지 않은 단체협약을 바로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운송수입 전액관리제가 이루어져 택시회사의 운송수입금 전액에 대한 관리가능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소정근로시간의 조정을 통한 임금 산정이 불가피하며, 실제로 대부분의 택시회사가 나름대로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의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질적인 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임금을 삭감하여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으로서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라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 또는 통정허위표시,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갑 제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국 이 사건의 최저임금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들의 근로시간은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이 기준이 된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 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유효하므로 이 사건 보충협약서 및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산정함이 상당하고,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은 최저임금법 상의 최저임금액 이상임이 명백하다<2>.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동(재판장) 김정성 전명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