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성남시 중원구 C에서 택시운송사업을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이하 '전국택시노조'라 한다) 산하 노동조합이며, 원고의 근로자 중 일부가 피고의 산하 전국택시노조 B동부지부 A분회(이하 'A분회'라 한다)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1) 원고는 2012. 12. 9.경 A분회와 피고의 사무실에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단체협약서 '노조측'란에는 '전국택시노조 B동부지부 A분회 / 교섭대표 D, 교섭위원<1> E, 교섭위원 F'이, '회사측'란에는 '합자회사 A / 교섭대표 G, 교섭위원 H, 교섭위원 I'이 각 기재되어 있고, '노조측'란 교섭대표 D이라고 기재된 옆에는 수기로 '불출, J 사무국장 찍음'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피고 본부장 D에게서 위임을 받은 피고 사무국장 J가 피고의 본부장 직인을 날인하였고, E, G, H, I은 자신의 이름 옆에 서명을 하였으며, F은 A분회의 분회장 직인을 날인하였다.
J, E, F, G, H, I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확인서(이하 '제1확인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자신의 이름 옆에 서명 또는 날인을 하였다.
또 원고는 같은 날 A분회장 F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확인서(이하 '제2확인서'라 한다)를 교부받았고, 제2확인서에는 '작성자 F'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A분회장 직인이 찍혀있다.
그 후 위 F은 2012. 12. 12. A분회 조합원을 소집하여 단체협약체결 보고대회를 가졌으며 단체협약의 내용을 설명하고 제2확인서 기재와 같이 고소 등을 취하하고 부제소특약 동의서를 작성하자고 조합원들을 설득하였으나, 조합원들은 이에 반대하여 동의를 받지 못하였고, 결국 제2확인서의 내용을 이행하지 못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중 일부가 A분회를 설립한 이래 해당 근로자들은 원고에 대하여 고소, 진정 등을 남발하여 원고는 위 근로자들이 고소, 진정을 즉시 취하하고, 차후에도 최저임금 관련 민·형사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위와 같은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단체협약을 무효로 하기로 약정하였다. 즉, 이 사건 단체협약과 제1확인서 및 제2확인서는 별개의 문서가 아니라 부속문서라 할 것이고, 원고로서는 A분회의 대표자인 분회장 F과 제2확인서의 내용이 이행된다는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인데, F은 A분회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고소, 진정 등을 취하하지 않고, 부제소특약 서면을 교부하지 않는 등 제2확인서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단체협약은 무효이다.
가사 이 사건 단체협약이 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 사건 단체협약은 피고측의 기망행위로 말미암아 원고가 착오에 빠져 체결된 것이므로 민법 제109조, 제110조에 의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을 취소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 무효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규정
을 제3 내지 7, 16,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본부장은 2012. 10. 22. F을 교섭대표로 하여 A분회의 2012년도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 교섭권과 체결권한을 위임한 사실, 원고와 A분회는 2012. 8. 8. 단체교섭 등을 한 이래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전까지 8회에 걸쳐 단체교섭을 하였는데 F은 피고 본부장에게서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 교섭권과 체결권한을 위임받아 일부 단체교섭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들과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단체협약은 A분회 사무실이 아닌 피고의 사무실에서 체결되었고, 이 사건 단체협약서에는 '노조측'란에는 '전국택시노조 B동부지부 A분회 / 교섭대표 D, 교섭위원 E, 교섭위원 F'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 본부장 D에게서 위임을 받은 피고 사무국장 J가 피고의 본부장 직인을 날인한 점, ② F은 이 사건 단체협약 당시 교섭대표가 아닌 교섭위원이었고, 이 사건 단체협약에도 교섭대표가 아닌 교섭위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한 자들은 제1확인서를 작성하고 서명 또는 날인하였는데, 제2확인서에는 F만이 A분회장의 직인을 날인하였을 뿐인 점, ④ 원고와 A분회는 8차에 걸쳐 단체교섭을 하였는데, 원고 측 공인노무사 I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전인 2012. 12. 7. F이 아닌 피고 사무국장 J에게 전화를 걸어 단체교섭을 신속하게 체결하자는 취지로 말을 한 점, ⑤ 전국택시노조 규약 제31조 제1항 제2호 및 제38조, 전국택시노조 산하기구 운영규정 제30조에 의하면 전국택시노조 산하 기구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 체결권은 원칙적으로 전국택시노조 산하 본부의장이 갖되 본부의장은 분회의 대표자를 지명해 교섭권을 위임할 수 있을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F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그러한 지위에서 제2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권한을 가지고 있던 이는 A분회장인 F이 아닌 피고의 본부장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교섭위원에 불과한 F이 A분회장의 지위에서 제2확인서를 작성한 후 원고에게 교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제2확인서의 내용이 이 사건 단체협약에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고, F이 제2확인서에 기재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단체협약이 무효라고 볼 수 없는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게다가 노동조합법 제31조 제1항은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취지는 단체협약의 내용을 명확히 함으로써 장래 그 내용을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아울러 체결당사자 및 그의 최종적 의사를 확인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대법원 1995. 3. 10.자 94마605 결정 참조), 그 방식을 갖추지 아니하는 경우 단체협약은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99다72422 판결 참조). 돌아와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제2확인서 작성 당시 F에게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의 체결권한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제2확인서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나 제1확인서와 달리 사용자인 원고 측 위원들의 서명과 날인이 없었고, 노조측 B지역본부장 및 교섭위원의 서명과 날인이 없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는 노동조합법 제31조 제1항의 단체협약 작성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단체협약의 부속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
취소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F으로부터 제2확인서를 작성, 교부 받았으나, F이 제2확인서 기재 내용을 이행하지 못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F이 2012. 12. 12. A분회 조합원을 소집하여 단체협약체결 보고대회를 가졌으며 단체협약의 내용을 설명하고 제2확인서 기재와 같이 고소 등을 취하하고 부제소특약 동의서를 작성하자고 조합원들을 설득하였으나, 조합원들이 이에 반대하여 동의를 받지 못하였고, 결국 제2확인서의 내용을 이행하지 못한 사실 역시 앞서 본 바와 같고, 제2확인서의 내용 상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 제2확인서가 작성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F이 부정한 방법으로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하였고, 원고가 이에 속아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임을 이유로 취소하기 위하여는 법률행위 내용에 관한 중대한 착오가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인데,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권한을 가지고 있던 이는 A분회장인 F이 아닌 피고의 본부장이었고 이 사건 단체협약서에도 교섭대표는 F이 아니라 피고의 본부장임이 명시되어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 제2확인서의 내용이 이행되지 아니한다면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었다면 이 사건 단체협약에 직접 문서화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아니한 점,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제1확인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사용자 측인 원고 및 노조 측의 교섭대표, 교섭위원 모두가 문서 작성에 관여한 반면 제2확인서는 F으로부터만 작성받은 점, 제2확인서의 내용 상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 제2확인서가 작성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 제2확인서가 이 사건 단체협약에 포함되는 것이라는 원고의 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설령 원고가 위와 같이 착오를 일으켰다고 하더라도 이는 동기의 착오에 불과한 것으로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F의 부정한 방법에 의해 유발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동기가 표시되어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으로 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동(재판장) 김정성 전명재
각주1) 이 사건 단체협약서에는 '교섭의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갑 제2호증의 1, 을 제6호증의1, 2,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는 '교섭위원'의 오기로 보인다. 이하 '교섭위원'으로 표기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