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4. 5. 19. 선고 2013노520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중 면소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이 위 피해자에게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의 조립식 공장 시공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의뢰할 당시 피고인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회사와 동업으로 제품을 생산 · 수출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였으므로, 위 외국회사들로부터 수출 대금을 지급받으면 그 돈으로 위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려고 하였는데, 위 계약당사자들을 위한 초청장을 발송하여 이들이 계약체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단계에서 피고인이 2013. 1. 23. 구속되는 바람에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여 위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2)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위 1)항과 같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계약당사자들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으면 그 돈으로 임금을 지급하기로 양해가 되었던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의가 없었다.

3)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징역 4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면소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의 범죄사실과 피해자 F에 대한 사기죄의 범죄사실은 범행일시에 3개월 정도의 시간적 간격이 있고,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의 기망내용에는 '국가, 지자체가 시행하는 공사에서 주식회사 N(이하 'N'라고 한다)에서 생산하는 PE 하수관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고, 수천억에서 수백억 원 상당의 PE 하수관의 납품계약이 체결될 것이다'라는 기망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는 범의의 갱신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함에도, 이와 달리 피해자 F에 대한 사기의 점을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 면소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면소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사기죄에 있어 동일한 피해자에 대하여 수회에 걸쳐 기망행위를 하여 금원을 편취한 경우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다면 사기죄의 포괄일죄만이 성립한다(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4569 판결 참조).

원심은,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해자가 동일하고, 기망방법도 동일하며, 범행일시도 근접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 스스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의 범죄사실과 함께 고소하지 않고 나중에 따로 고소한 것은 피고인으로 하여금 형을 더 받게 하기 위해서이다'라고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동일한 피해자에 대하여 단일한 범의 하에 동일한 범행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위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이 그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해자 F에 대한 이 사건 사기죄의 공소사실에도 미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에 따라 면소를 선고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의 면소 이유 및 이 사건 증거들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의 기망내용에 검사가 주장하는 위 기망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위 피해자 스스로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기망내용은 피고인이 2005. 3.부터 계속하여 똑같이 하던 말이었다'고 진술하여,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피해자는 상습사기죄가 아니라 단순사기죄로 판결이 확정된 이상 그 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사기죄에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은 상습성으로 인하여 일죄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피해자에 대하여 단일한 범의의 발동에 의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금원을 편취하여 포괄일죄가 되는 경우이므로, 기판력의 범위를 제한할 수 없다). 3. 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직권판단

1)

피고인과 검사의 각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범죄사실은 2012. 5. 21. 피해자 I을 기망하여 공장을 시공하도록 하여 3,700만 원 상당의 이익을 편취하고, 2012. 12. 31.까지 근무한 J 및 2013. 1. 22.까지 근무한 K, L에게 그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데, 원심은 위 각 죄가 2013. 8. 23.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형법 제39조 제1항을 적용하여 위 각 죄가 위 판결이 확정된 범죄와 동시에 재판받았을 경우를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2)

형법 제37조는 후단에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형법 제39조 제1항은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며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조항의 문언,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거나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9948 판결 등 참조).

3)

증거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① 2006. 4. 14.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06. 4. 22.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이하 '① 전과'라고 한다), ② 2005. 3. 28.부터 2005. 11. 18.까지의 범행으로 인해 2013. 2. 6.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2013. 8. 23.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이하 '② 전과'라 한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죄는 ② 전과의 판결 확정일 이전에 저지른 범행이기는 하나 ① 전과의 판결 확정일 이후에 저질러진 범행이고, ② 전과의 죄는 ① 전과의 판결 확정일 이전에 저질러진 범행이어서 이 사건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② 전과의 죄는 처음부터 동시에 판결을 선고할 수 없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2도9295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각 죄에 대하여 ② 전과의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여, 이 점에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위 각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나 그 처의 명의로 된 재산이 전혀 없었던 점, ② 피고인은 상 하수도관 등의 제조업체로 2004. 2.경 N를, 2007.경부터 H을 각 운영하면서 10억 원의 농협대출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상하수도관 제품의 판매부진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위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내지 못하여 신용불량상태가 된 점, ③ 이에 피고인은 H의 대표를 처제인 AG로 변경하여 이를 운영하였고, 2010. 10.경에는 N의 공장이 경매처분된 점, ④ 피고인은 2012. 5. 21.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전혀 알리지 아니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에서 공사가 끝나는 기간 안에 돈이 들어올 예정이니 공사를 해달라'고 말하여 피해자와 사이에 공사기간을 2012. 5. 21.부터 2012. 5. 26.까지, 공사대금을 3,700만 원으로 한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공사대금을 2012. 6. 21.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던 점, ⑤ 피고인이 2012. 5. 18.경 파키스탄의 "AH"업체와 사이에, 파키스탄의 HDPE Pipe 제조 및 설비 사업을 목적으로 한 18,606,840달러의 제조설비공장 설치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파키스탄 업체가 지정한 사람이 한국에 와서 검사를 한 후 선적한 다음, 발주 후 10개월 이내에 출항하여 파키스탄에 도착하면, 현장도착 후 6개월 이내에 피고인이 제작한 설비를 파키스탄 내 공장에 설치하여 시운전하고 10개월 이내에 기술이전을 해주며, 대금은 계약 후 계약금 30%(5,582,052달러)를 T/T(전신환)로 지급하고, 나머지 70%는 선적 하루 전 또는 L/C(신용장)로 한국측에서 인정하는 국제은행으로 지불하는 것이나 계약 후 지급하기로 한 계약금 5,582,052달러(2012. 5. 18. 매매기준율 1,170원으로 환산하면 65억 원 이상임)가 지급되지도 않았고, 또한 피고인이 실제 위 외국 업체에게 설비를 납품할 수 있게 될지도 확실하지 아니하여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2012. 6. 21.까지 피고인이 위 외국 업체로부터 대금을 지급받기는 매우 어려워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이 2012. 6. 18. ㈜ AI의 대표인 AJ과 체결한 협력계약(Cooperation Agreement)은 AK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월 2,000t 용량을 가진 HDPE 파이프 제조설비를 설비하는데 협력한다는 취지에 불과하여 이러한 협력계약을 토대로 이윤을 창출하여 피해자와 약정한 2012. 6. 21.까지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점(AL이 대표하는 AM과 체결한 양해각서도 피해자와 약정한 공사대금의 지급기일 이후인 2012. 11. 23.에 체결된 것이고, 그 내용도 공장설치와 상품판매 등에 서로 협력한다는 수준에 불과하여, 이러한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이윤을 창출하여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⑦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외국업체로부터 정식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면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방법이 없었고, 외국업체와의 계약은 이들이 한국에 와서 피고인이 생산하는 과정을 보고 체결해야 하는 것인데, 피고인이 선보일 파이프 생산 라인 기계 제작이 늦어져 외국 업체와의 계약 체결이 지연되었고,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없어 2012. 8.경 이후부터는 공장도 가동할 수도 없었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62, 64, 65면)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정을 알고도 이를 피해자에게 알리지 아니한 채 외국 업체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도록 하였는바,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2)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H의 실제 경영자로서 사용자인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 위 각 근로자들의 퇴직시 임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었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처남인 AN가 위 각 근로자들의 입사시에 '지금은 돈이 없으니 향후 수출계약이 성사된 후에 일시불로 주겠다, 중간에 돈이 생기면 조금씩주겠다'는 설명을 했다고 진술하였으나, 그와 같은 진술만으로 피고인과 위 각 근로자들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고, 근로기준법은 제43조 제2항(임금 지급)에서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에 지급해야 한다'고, 제36조(금품 청산)에서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면서 제109조 제1항에서는 위 각 조항을 위반한 경우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가사 위 각 근로자들의 입사시에 AN의 위 설명에 따른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관계 계속 중의 임금 지급기일연장에 대한 합의를 넘어 퇴직 후 금품청산기일연장에 대한 합의로까지 볼 수는 없다. 또한 여기에 위 제3의 나.의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면소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