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9,489,69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안성시 D에서 작물재배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이다.
원고는 2013. 12. 23.부터 2016. 1. 15.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위 C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2014. 12.분부터 2016. 1.분까지의 임금 합계액 15,448,000원 및 퇴직금 4,041,690원 등 총 19,489,690원(= 15,448,000원 + 4,041,690원)을 체불하였다.
원고는 퇴직 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에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장은 2016. 3. 6. '피고는 2014. 12.부터 2016. 1.까지 근로한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9,489,690원을 미지급하였다'는 내용의 체불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였다.
피고는 위 라항 기재 임금 체불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6고정498호로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이에 대해 수원지방법원 2017노5309호로 항소하였으나 2017. 11. 17. 항소가 기각되었으며, 그 무렵 위 유죄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9,489,690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6. 1.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16. 1. 29.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가 퇴직한 날인 2016. 1. 15.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이 2016. 1. 30.임은 역수상 분명하므로, 위 인정 범위를 넘는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월 120만 원의 급여에 80만 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이며, 2014. 12.부터는 급여 없이 인센티브로만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월 급여 200만 원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가 형사사건에서 원고에게 2014. 12.분부터 2016. 1.분까지의 임금 합계액 15,448,000원 및 퇴직금 4,041,690원 등 총 19,489,69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형사사건 판결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는, 원고가 부담해야 할 컨테이너 설치비 7,835,700원, 토지 사용료 400만 원, 병원비 240만 원 등 약 1,400만 원을 피고가 대신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이를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고, 여기에 기타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원고의 무단결근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분 등) 54,088,010원,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미출고로 인한 피고 손실금 등) 10,095,000원 등을 합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해야 할 금원이 약 7,800만 원에 달하므로 이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임금 등 채권과 상계하고 나면 남는 금원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먼저 컨테이너 설치비와 토지 사용료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각 금원을 원고가 부담해야 하는 금원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선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음으로 병원비에 관하여 보면,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명의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병원비 240여만 원을 납부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금원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마지막으로 피고의 손해배상 주장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피고 주장과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렀거나 채무를 불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그로 인하여 피고 주장과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한편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따라 임금은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어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고,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 채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 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 임금 및 퇴직금(임금의 후불임)채권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보더라도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① 원고로부터 기망당하여 원고와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되었으므로, 민법 제110조에 의하여 위 계약을 취소하고, ② 위 도급계약은 민법 제103조에 정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민법 제104조에 정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며, ③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관습법에 따른 선관주의 의무, 불공정거래행위, 헌법상 보장된 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먼저 기망에 따른 취소 주장에 관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이 고용계약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의 주장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기망당하여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민법 제103조 또는 민법 제104조에 따른 무효 주장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계약이 민법 제103조 또는 민법 제104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마지막으로 관습법 위반 등에 관한 주장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주장과 같은 관습법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와 같은 관습법의 존재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피고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승용(재판장) 최유경 민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