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2013년 12월경 (주)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를 사임하였으므로, 2014년 6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위 회사의 직원이던 피해자의 사용자 지위에 있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용자였음을 전제로 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할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만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공소사실
피고인은 수원 권선구 C에서 (주) D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25인승 버스 운수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3. 7. 30.부터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4. 7. 30. 퇴직한 피해자 E의 2014년 6월분 및 7월분 임금 합계 3,244,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36조의 퇴직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는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그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7722 판결 참조). 한편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사후에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 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3년 2월부터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2013년 7월경 피해자를 고용한 사실, 피고인이 대표이사를 사임한 후인 2014년 5월경부터 2014년 7월경까지 피해자를 상대로 업무 지시를 한 사실, 피해자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2014년 6월분 및 7월분 임금을 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위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13. 12. 24.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를 사임하였고, 후임 대표이사 L는 2014. 4. 2. 대표이사를 사임하였으며, H이 2014. 4. 2.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G은 2014. 4. 30.자로 L로부터 이 사건 회사의 경영권과 이에 종속되는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대금 2억원에 양도받되 양도인 명의를 H으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L는 위 매매계약에 따라 주식 등을 양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4. 5.경까지 위 대금을 받지 못하자 그 무렵 G, H과 사이에 피고인 등이 위 회사의 25인승 버스를 운영하되 그 운영에 따른 이익금을 위 매매계약에 따른 대금 명목으로 받기로 약정하였다.
G은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L 등을 기망하였다는 이유로 사기죄 등으로 공소제기되어 2015. 12. 16.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6. 6. 9. 확정되었다.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를 사임한 후에도 여전히 위 회사 직원인 피해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권한 또는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등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고의'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퇴직일 무렵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니었고, 25인승 버스의 지입 여부나 피해자 외의 위 회사 직원들이 피고인을 상대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는지에 따라 이를 달리 볼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퇴직일 무렵 이 사건 회사의 계좌를 관리할 권한이 없었고, 위 회사의 자금을 처분할 권한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L는 사기죄의 피해자로서 편취당한 매매대금 상당의 금원을 정산받을 목적으로 25인승 버스를 운영하였고, 피고인은 L를 보조하여 위 버스를 운영하면서 피해자를 상대로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종속된 피해자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항과 같은데, 이에 대하여 위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재판장) 이영범 강효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