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4. 12. 선고 2016노6535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AI, AS, AK, AT, A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법리오해)

가.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주장

피고인이 운영하던 병원을 둘러싼 사기범행 등의 불법행위, MERS 등 국가적 재난사태, 막대한 진료대금의 미납 등의 경영악화 요인이 중첩되어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자금난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가 있다.

나.

공소기각에 관한 주장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 부분에 해당하는 근로자들 중 4~5명이 추가로 원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는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해당하는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까지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책임조각사유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을 이유로 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허용하지 않는 것이나,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임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 범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임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참조).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2015년 상반기 피고인 운영 병원의 월 매출액은 2억 원 전후였는바, 위 매출액의 적정한 비용 배분을 통하여 근로자들이 어느 정도 임금을 지급받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이 각종 소송 등에 휘말려 임금의 적정한 지급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보이는 점, ② 퇴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의 청산을 위한 변제노력이 있었다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적이 없고, 오히려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체당금으로써 임금을 지급받게 된 점, ③ 피고인이 병원을 인수할 당시 재정이나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있었다거나 그 이후에 경영부진, 행정지침에 따른 영업정지 등의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곧바로 피고인이 그 책임을 면하게 되지는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임금의 미지급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결론에 있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공소기각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AI, AS, AK, AT, A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근로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기록에 의하면, 근로자 AI, AS, AK, AT, AH이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원심판결의 선고일 이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그 공소를 기각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한 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일부 이유 있고, 위와 같이 공소기각으로 되어야 할 공소사실 부분과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