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근로자 F을 고용하면서 매월 급여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을 하였고 위 약정에 따라 위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였으며, 위 근로자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피고인이 위 근로자에 대하여 2,000여만 원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어 위 근로자의 피고인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채권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위 근로자에게 법정기간 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 피고인에게 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 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5. 9. 중순경 근로자 F의 신고에 따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퇴직금을 급여에 포함시켜 분할로 선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은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설령 피고인이 위 근로자를 고용하는 과정에서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을 하고서 위 근로자로부터 그러한 내용의 확인서를 교부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 지급기한 이내에 위와 같이 퇴직금 선분할지급약정의 효력이 부정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던 피고인이 위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초과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출금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위 근로자에게 일정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 채권과 임금 등을 정산하여야 한다는 것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위와 같은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피고인이 그 운영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F에게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법위반의 범의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그 운영 회사에서 2년 7개월 가량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에게 2,200만 원 정도에 이르는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 사건 각 범행의 죄질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에게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비록 퇴직금 선분할지급약정의 법적 효력이 부정되기는 하나, 피고인이 근로자 F에 대한 매월 급여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포함시켜 지급해온 점, 위 근로자가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고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두루 참작해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