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고정2869
판결선고
2018. 5. 17.
수원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오산시 C건물에서 'D'이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2명을 고용하여 학원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3. 13. ~ 2017. 5. 18.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임금 2,483,872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진정서
근로계약서, 진정인문자내역, 불기소결정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E는 자기 계산으로 독립된 사업을 영위하는 프리랜서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E는 2017. 5. 14. 사직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고 범죄행위를 저지른 상태에서 무단결근하였고, 그 이후 연락도 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고, 임금을 미지급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
E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E는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은 E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근로계약서에는 피고인이 사용자, E가 근로자로 표기되어 있고, '피고인과 E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피고는 E에게 근로기준법에 의거하여 해고통지를 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근로계약서 제2조는 계약기간, 근무장소 및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구체적으로 명기하고 있다(특히 이에 따르면 E의 근무장소는 피고인의 사업장 소재지이며, 업무상 필요한 경우 피고인이 E의 취업장소를 변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근로계약서 제3조에 따르면, E의 임금은 기본연봉 26,400,000원을 12분할하여 매월 25일에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실적급여는 별도 기준에 의하며, 석식비는 10만 원이고, 휴일/연장 근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준한다고 되어 있다.
근로계약서 제4조에 따르면 E의 수습기간은 3개월이며 수습기간 중 E의 업무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태도 등이 불량하여 계속 근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계약기간 만료 전이라도 고용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E는 실제로 피고인의 학원에 근무한 기간 동안 별도의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거나 자신만의 영업장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제공한 학원의 시설을 이용하여 강의를 하였으며 피고인으로부터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대로 월급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았다.
임금 미지급 고의 여부 및 미지급에 대한 상당한 이유 유무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또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초과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한다(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임금 체불에 대한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E는 2017. 3. 13. 피고인과 계약기간을 2018. 3. 13.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를 시작하였다가 2017. 5. 18.경 피고인에게, 당시 학원의 부사장이던 피고인의 어머니가 E에 대한 험담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더 이상 피고인의 학원에 근무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피고인은 E에게 조금 더 생각해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E와 사이에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퇴사 문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E는 2018. 5. 21.경 피고인에게, '말씀드린대로 더 이상 근무하기 힘들 것 같다', '학원에서 실질적으로 부원장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고 부원장님께 관리를 받는 만큼 근무가 어려울 것 같다', '25일 급여일에 한달치 급여분과 3일 근무분을 지급해주기를 기다리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발송함으로써 사직사유를 명시하여 임의사직 및 미지급 급여 지급청구의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였다.
달리 E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회사교재 절도 등 범죄행위를 한 후 일방적으로 행방을 감추는 등 문제되는 행동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보이지 아니한다.
나아가 고용계약은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는 계약인 점,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E가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학원에 손해가 발생하여 손해배상채권 등 반대채권이 있다고 하여도 그것이 임금 체불을 정당화할 정도의 사유가 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피고인이 E로부터 위와 같은 문자를 받은 바로 다음날 E를 절도죄로 고소하였고 이어 E를 건조물침입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하였으나 위 각 고소사건에 대하여는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점 등까지 감안하면, 피고인이 E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거나 피고인이 임금 지급에 관하여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어도 임금 미지급을 방지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이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현재까지 E에게 체불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E와 합의하지도 못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이다. 다만, 피고인으로서도 학원강사인 E가 갑자기 퇴사의사를 밝히고 학원에 나오지 아니하는 바람에 학원 운영에 적지 않은 곤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등 피고인의 임금체불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에게 위법성의 인식이 미약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E와 합의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으나 결과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1회의 이종 벌금형 전과 외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효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