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되는 사실관계
피고 회사는 의료용 원료의약품, 의약품 및 진단시약의 개발·생산·판매 등을 업무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7. 11. 6.부터 수습기간 3개월로 하여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면서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 회사는 원고를 포함한 3명의 수습사원에 대한 2018. 1. 22. 평가를 거친 후 다른 2명은 정식으로 채용하였지만, 원고의 수습기간은 1개월 연장하면서 업무적극성과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업무태도가 개선되면 2차 수습기간 후 정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8. 2. 23. 원고에 대한 평가를 거쳐 원고를 해고하기로 한 후 2018. 2. 28. 원고와 면담하여, 수습평가를 1개월 연장하여 기회를 주었으나 경력직인데도 업무수행능력과 조직문화 적응이 부족하여 해고한다는 수습결과를 통보하였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18. 3. 2.자 해고를 통보하였고, 그 해고통보서에는 아래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이 해고를 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의 근로계약서는 수습기간 종료 전 평가를 통해 원고의 업무수행능력을 확인하되, 3개월 동안 계약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에 따라 수습기간을 연장하거나 해고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편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호증, 을 1, 7, 8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쌍방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회사가 원고의 수습기간을 연장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무효이므로 수습기간은 종료 하였다. 피고 회사가 이후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이고, 원고가 수습근로자라고 하여도 그 해고 사유는 엄격하게 보아야 하므로 마찬가지이다. 또한 피고 회사는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하여 이 점에서도 무효이다.
한편 피고 회사는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지 않고 당일 해고를 통보하였으며,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를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①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하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② 2018. 3. 3.~ 2018. 9. 25. 기간의 임금 합계 20,679,709,32원(원고가 근무한 기간의 평균 임금을 1일 99,901.98원을 기초로 월 3,038,685원으로 계산) 및 이에 대하여 2018. 9. 26.부터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③ 2018. 9. 26. 이후 복직할 때까지 매달 25일 각 월 3,038,685원의 임금과 이에 대하여 그 각 지급일 다음 날부터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④ 피고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수습기간을 연장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함으로써 원고가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8. 4. 18.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회사의 주장 요지
원고는 경력직인데도 인허가 업무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한 등으로 업무수행능력이 매우 부족하였고 업무태도 또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수습기간을 연장하면서 다시 한번 원고에게 기회를 주었던 것인데, 2차 수습기간에도 위와 같은 점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아 원고를 해고한 것이므로, 수습기간 연장과 이후의 해고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또한 원고와 여러 차례 면담 등을 통하여 조직 및 업무부적응, 업무태도 불량 등 원고를 정식 채용하기 어려운 사유를 설명하였고 서면으로 해고통보서를 교부하였으므로 절차상의 위법이 없다. 또한 이러한 면담을 거쳤으므로 해고예고의 예외에 해당한다.
판단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원고에 대한 수습기간의 연장과 해고가 유효한지는 결국 그에 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즉 원고가 업무적격성을 갖추었는지의 문제이므로 이에 관하여 판단하되, 원고가 수습근로자로서 시용기간 중에 있었음을 고려한다.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 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등).
을 2, 3, 4호증, 을 5호증의 1 내지 6, 9, 10, 을 8호증의 1,2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피고 회사의 업무수행자료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담당한 인허가 업무와 관련하여 자료를 작성하면서 제품과 규격, 원재료와 등급분류 등을 확인하지 않고 틀리게 기재하는 등의 명백한 잘못들을 여러 차례 하였다.
피고 회사가 정리한 원고에 대한 지적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2018년 1월에 업무가 지속적으로 틀리므로 업무를 진행하다가 모르는 사항이 있으면 팀장이나 주임에게 물어보고 처리하라는 지적을 받았고, 2018년 2월에도 업무 처리시 모르는 사항은 이야기하라는 지적을 다시 받았다. 한편 근무 태도와 관련하여 2017년 11월에는 집중 근무시간에 개인적인 통화를 자제하고 다리를 꼬지 말 것을 지적받았고, 2017년 1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업무시간에 졸지 말 것을 계속하여 지적받았다.
피고 회사의 2017년 12월 말경 인사면담 결과 보고를 보면, 원고는 입사 2개월 당시 '실제 업무에 투입해 보니 업무태도, 능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는 인허가팀의 다른 신입사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도 비교된다.
관리팀의 2018. 1. 8.자 업무일지에는 원고에 대하여 '반성과 변화의 의지가 엿보이나 다소 절실함이 부족함 → 재작성 및 검토 후 변화 부족 시, 수습종료 검토'라는 내용이, 2018. 1. 16.자 업무일지에는 신규입사자 3명의 수습평가 진행과 관련하여 '특이사항: 원고 조직적합성 떨어지는 인력으로 현업과 정직원 미채용 여부에 대해 논의 → 내부검토 요청'이라는 내용이, 2018. 2. 19.자 업무일지에는 원고에 관하여 '2차 수습평가에 따라 기존 부족한 점에 대한 개선여부 철저히 확인 요청 → 2/27(화)까지 수습평가 진행'이라는 내용이, 2018. 2. 26.자 업무일지에는 원고에 대하어 '1, 2차 수습평가 진행 후 평가결과 평점 70점 이상 시 수습종료 진행 → 평점 57점, 해고통보보고서 작성'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에 대한 2018. 2. 26.자 기안서 및 2018. 2. 23.자 수습사원 근무평가표에는 평점이 57점으로 기재되어 있고(피고 회사는 평균 점수가 70점 이상일 경우 정식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 위 기안서에는 평가의견으로 '경력직(2.5년)이나 인허가에 대한 이해/지식이 부족하며, 세부적인 지시를 해야만 업무수행 가능하여 자사에 부적합으로 판단'이, 기타사항으로 '소속팀장 및 사수와 면담결과 1) 업무개선노력 부족, 2) 근무시간 중 집중력 부족 등으로 조직 내 Soft-landing에 실패한 인력임'이 기재되어 있다.
위와 같이 피고 회사의 여러 내부 자료들이 원고의 업무수행능력과 근무 태도에 관하여 수습기간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부분을 들어 거의 일관되게 평가하고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의 업무수행능력과 태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다른 직원들의 사실확인서(을 10, 11, 13호증, 12호증의 1, 2)의 내용들을 차치하고서라도 피고 회사의 입장에서 원고가 업무적격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에 대한 수습기간을 연장한 것과 이후 2차 수습기간 후에 해고한 것은 모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 회사가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해당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 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원고에 대한 해고통보서에는 '조직 및 업무부적응, 업무태도 불량'이라는 최소한의 구체성을 갖춘 사유가 기재되어 있고, 특히 원고가 수습기간에 있는 사원인 점을 고려하면 위 사유를 더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는 면도 있다. 여기에 원고가 피고 회사의 2018. 2. 28.자 면담을 통하여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수습결과를 구체적으로 들었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 회사는 원고가 해고 내지 채용거부의 사유를 파악하여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거부사유를 통지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6조를 위반하여 해고를 예고하지 않은 것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기 30일 전에 확정적인 해고를 예고한 것은 아니지만, 수습기간을 1개월 연장하면서 수습기간 후 업무능력과 업무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식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알린 이상 이는 잠정적이기는 하나 해고를 예고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수습기간 후의 평가 결과에 따라 채용 여부가 불확정적이어서 확정적인 해고를 예고할 수도 없으므로 위와 같이 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인다.
소결론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 적법하므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복직할 때까지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고, 수습기간 연장과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음을 전제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주장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의 청구에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정하는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수 없음은 위 다.항에서 본 바와 같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동빈(재판장) 강성진 박민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