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5. 3. 선고 2018노825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심판의 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이유에서 공소기각으로 판단하면서,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위반의 점을 무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공소기각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그런데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위 이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이유로 삼지 않았는바, 이러한 경우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의하여 이유 공소기각 부분도 무죄 부분과 함께 당심에 이심되기는 하나 이 부분은 이미 당사자 사이의 공격·방어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었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892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이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의 결론에 따르기로 하고 당심에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D의 대표이고 피해 근로자들이 D 소속으로 되어 있다가 퇴사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전처 J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맡기고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D의 대표로서 피해 근로자들에게 소득세 환급금에 대한 지급책임이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소득세 환급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다.

3.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근로자 E, F, G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게 소득세 환급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망 I은 1986. 3. 2. H를 설립하였고, 피고인은 망 I의 딸인 J와 결혼한 이후 1996. 7. 20. H의 공장 내에서 D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J는 H에서 1986. 9.경부터, D에서 1996. 7.경부터 2016. 3.경까지 두 회사의 자금집행 및 직원들에 대한 급여지급 등 전반적인 회계업무를 처리하였다.

나.

H와 D은 서류상, 재무상 별개의 회사였지만, J가 위 두 회사의 재무관리를 전반적으로 하는 등 경영권을 행사해 왔고 두 회사가 상당기간 같은 공장을 사용해 왔으며 각 회사의 생산제품에 따라 공장 내 생산라인만 분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E, F, G(이하 '피해근로자들'이라 한다)를 비롯하여 J, 망 I의 아들로서 H의 대표였던 K, D 직원이었던 L, H에서 공장장으로 일했던 M는 원심법정에서 'H와 D 직원들의 업무가 명확하게 나눠진 것은 아니었다. 일이 바쁠 때는 H 직원들이 D의 일을 하기도 하고 D 직원들이 H의 일을 하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라.

E은 1997. 12. 8., F은 2011. 2. 10., G는 2005. 10. 26.에 각 D에 입사하였고 D의 업무를 하다가 J 등의 지시에 의해 H의 업무를 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D이 위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였는데, 특히 E에게 2014년도에 41,580,000원, F에게 2013년도에 30,340,740원, 2014년도에 28,484,790원, G에게 2013년도에 21,448,500원, 2014년도에 21,720,000원의 급여 및 야간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였다(수사기록 10~16쪽).

마.

J는 피해근로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2015. 2. 28. E과 F을, 2015. 6. 30. G를 D에서 퇴직한 것으로 처리하고, 각 그 다음날 H에 입사한 것으로 처리하였다. 이후 위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는 H에서 지급되었다.

바.

D의 대표 피고인과 H의 대표 K은 2015. 7. 20. 두 회사를 완전히 분리시키는 취지의 합의를 하는데, 피고인은 그 전까지 배우자였던 J에게 경영권을 일임하여 직원들에 대한 급여 지급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

피고인은 피해근로자들이 H의 직원이므로 자신이 위 근로자들의 사용자가 아니고 이들과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없어서 임금 등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13년과 2014년 소득세 환급금과 관련하여 보면, 2013년과 2014년에 위 근로자들이 D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D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당시 피고인은 D의 대표로서 사업주임이 명백하므로,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위 근로자들이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2013년과 2014년 소득세 환급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아.

또한 피고인은 전처인 J에게 회사의 경영을 맡기는 바람에 피해근로자들이 퇴직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소득세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고의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근로자들은 2016. 3. 3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에 피고인을 퇴직금 미지급의 사유로 진정하였고(공판기록 565~567쪽),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의 근로감독관 W은 2016. 4. 4. 피고인에게 피해근로자들의 퇴직금 체불 진정사건과 관련하여 출석을 요구하는 서면을 보냈으므로(공판기록 560~562쪽), 피고인은 적어도 이 시점에 피해근로자들이 D에서 퇴직하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소득세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인 2018. 1. 5.경까지도 피해근로자들에게 2013년도, 2014년도 소득세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았다(수사기록 69쪽, 71쪽, 72쪽, 80쪽).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소득세 환급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4.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