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용인시 처인구 B에 있었던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실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이동식 주택제조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4. 11. 1.경부터 2018. 3. 25.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고 퇴직한 D에게 2018년 1월분 및 2018년 3월분 임금 3,500,000원과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미사용 연차수당 합계 4,113,200원, 퇴직금 20,905,530원을, 2008. 4. 1.경부터 2018. 3. 25.경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에게 2018년 1월분 및 2018년 3월분 임금 3,500,000원과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미사용 연차수당 합계 3,702,930원, 퇴직금 16,752,623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그 계약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 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한 종속적 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업무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외국인을 고용하려면 일정 수 이상의 내국인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형식상 D과 E에 대한 4대보험 가입을 하고 근로소득 신고를 하였을 뿐 실제로 D과 E는 근로자들이 아니라 도급계약을 체결한 수급인들이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회사 현황
이 사건 회사는 F(피고인의 전 남편)가 운영하던 회사로, 2016. 10.경 F가 사망하자 그의 딸인 G이 대표이사에 취임하였는데, 아직 대학생인 이유로 그때부터 현재까지 G의 어머니인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D 등의 근무 형태
D은 F가 운영할 당시인 2004년경부터, 그의 아내인 E는 2008년경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D과 E는 이 사건 회사에서 '완성된 컨테이너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 작업'을 하였는데, 자재는 회사에서 지급되었으나, 망치, 톱, 가위, 에어선 등 작업도구는 개인 소유 물품을 가지고 와 작업하였다. 그리고 대부분 매일 출근하여 일하였으나 특별한 근태관리는 없었다.
D과 E는 F 사망 이후 일감이 줄어들자 몇 차례 다른 사업장에 나가 일하였고(해당 사업장으로부터 일한 대가를 직접 지급받았다), 아들과 사위로 하여금 무보수로 자신들의 작업을 돕도록 시키기도 하였다(D과 E는 사장이나 공장장의 허락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나 당시 공장장이었던 H은 이 법정에서 '허락한 적 없다'고 부인하였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 등의 위와 같은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도급계약서의 작성
D은 2004. 5. 30.경 이 사건 회사와 컨테이너 페인트 단가를 기재한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D은 2004년에는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위 계약서에 기재된 필체가 본인이 인정하고 있는 2009년도 도급계약서에 기재된 필체와 거의 동일한 점, 2004년 도급계약서뿐 아니라 (피고인이 인정하는) 2009년 도급계약서와 다른 사람들의 도급계약서에도 회사측 날인이 되어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보면, D이 이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D은 최초에는 일당으로 일하다가 F의 권유로 근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위 계약서의 작성일시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D이 최초에 일당 형식으로 일할 때 작성된 것일 여지는 있다).
이후 D과 E는 2009. 9. 12.경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도급계약서를 각 작성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09. 9. 1.경 I, J(I의 아내)와 도급계약서를, 2009. 9. 12.경 K과 도급계약서를, 2018. 4. 1.경 L와 도급계약서를 각 작성하기도 하였다(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반면에, 2017. 4. 24.경 M과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에는 담당업무, 고용형태(정규직/계약직/촉탁직), 월급, 월차 및 연차 사용조건, 근무시간, 휴게시간, 겸업금지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보수 금액 및 지급 방식 등
D과 E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D과 E는 공동작업량에 따라 정산된 보수를 함께 지급받았다. D은 2010년경부터 2017년경까지 매월 작업일지를 작성하여(E는 별도로 작업일지를 작성하지 않았다)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매월 이를 근거로 해당 작업량에 대한 총 보수액, 공제금(보험료, 가불액 등), 실제 지급할 금액(자동이체할 금액/법인계좌로 출금할 금액/일반계좌로 출금할 금액으로 나누어 특정함)을 기재한 '임금 지급내역'을 작성하였다.
D과 E는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긴 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이 보험료를 회사와 절반씩 부담한 것과 달리 보험료를 전액 직접 부담하였다.
D, E에 대한 근로소득원천징수는 받은 보수액 전체가 아닌 D 계좌로 자동이체되는 고정적 지급액 상당액만을 기준으로 징수되었다.
관련자들의 진술
O 과장(2006. 7.경부터 2018. 3.경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함)
D, E는 도급제 근로자이기 때문에 별도로 관리한 것은 아니지만, 작업공정이 다른 소속 직원들과 별개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일정을 맞춰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물량이 많으면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토요일 근무, 야근도 수시로 하였다. 가끔 여름 등 비수기에 사업장에서 작업물량을 주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시기에만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 일을 얻으러 다닌 적은 있다."
Q(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재무업무를 담당함)
4대보험 등재로 다 직원처리 되어서 도급자들이 있는지는 내부에서만 안다. D, E는 회계업무상 도급자로 분류되어 처리되었다. 그들도 4대보험에 등재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직원 급여 형식으로 한 달에 한번 돈이 나갔고 추가보수는 따로 나갔다.
H(2013. 6.경부터 2017.경까지 근무함)
2013. 6.경 입사하여 3개월간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이후 도급으로 독립해서 3~4년간 일했다. 그런데 F 사장이 기본급을 받는 직원으로 등록해줄 수 있냐고 해서 최저임금만 받고 차액은 F 사장이 사적으로 입금해주었다. 의료보험이라든지 연금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나쁘지 않아서 수락했다.
연차나 휴가 약정은 없었고 통제나 관리를 받는 체제도 아니었다.
4대보험료는 내가 다 부담했다.
D, E와 같은 작업장에서 일했고 거의 매일 봤다. 그들과 나는 작업 단가가 똑같았다. 두 사람이 작업비가 다른 공장보다 적다고 불만을 표시했고 그래서 F 사장과 넷이서 단가를 조정한 적도 있다.
D, E, I, J는 나 같은 도급방식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급자들은 작업량에 따라 돈을 받기 때문에 작업일지는 도급자들만 작성하고 근로자는 작성하지 않는다.
I(2003. 2. 28.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함)
2003. 2. 28.부터 같은 해 12월까지는 월급제로 있다가 이후 도급제로 전환하여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D, E도 같은 조건으로 알고 있다.
회사에서 작업일지는 도급자만 작성한다.
D, E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한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사실과 신빙성 있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D, E의 각 진술을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과 E가 종속적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D, E는 매월 고정적으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컨테이너 한 동당 단가를 기준으로 실제 작업한 분량에 따른 대가를 비고정적으로 지급받았고, 두 사람의 공동작업량을 기준으로 한 대가를 함께 지급받았다.
비교적 일정한 금액으로 D의 계좌로 자동이체된 금원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성격이었다기보다는 근로자 형식을 갖추기 위한 외형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4대보험과 근로소득세원천징수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건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근로자와 도급자로 구분되었는데, 도급자에 속하는 H, I 등은 매월 작업일지를 작성하여 작업량에 따른 대가를 받으면서도 회사의 부탁으로 내국인 근로자 형식을 갖추기 위해 4대보험에 가입하는 등 근로조건이나 형태가 D, E와 유사했다.
D, E는 회사로부터 도면을 받으면 자체적으로 작업을 완료하여 검사를 받았고, 개별적, 구체적으로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았다.
D, E도 업무성격상 다른 작업자들과 일정을 맞춰야 해서 비교적 출퇴근 시간은 준수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자율적으로 일이 없을 때는 일과시간에 다른 작업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바쁠 때는 제3자를 데려와 일을 시키기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김주현
각주1) 이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자료(금융거래내역)를 기준으로 작성한 것으로, 일부 현금으로 지급된 부분이나 증거로 제출되지 않은 기간의 지급액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한, 위 금원 외에 이 사건 회사측 사람으로 추정되는 NO 과장이 'P 사장'이라고, 언급한 사람)이 수차례 비고정적인 금액을 입금한 내용도 있으나 이는 표에 기재하지 않았다.
각주2) 최저임금액 상당의 비교적 고정적인 금액은 자동이체 방식으로 D의 계좌로 입금되었고, 나머지 금액은 이 사건 회사, F, N 등의 명의로 E의 계좌에 입금되었는데 그 입금일자나 금액은 일정하지 않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