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수원시 권선구 B에 있는 C(주)(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약 170명을 사용하여 자동차부품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퇴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0. 5. 1.경부터 2018. 4.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고 퇴직한 D의 2015년도 연차휴가미사용수당 4,220,256원, 2016년도 연차휴가미사용수당 4,173,975원, 2017년도 연차휴가미사용수당 5,269,752원 합계 13,663,983원 및 퇴직금 66,411,23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피고인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에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회사의 현황 및 구조
이 사건 회사는 자동차부품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직원 약 170여명, 연매출 약 1,700억 원 규모의 회사로, 국내 계열사로 E(주), F(주), 해외 계열사로 중국 법인 4개 등이 있다.
D은 2000. 5.경 이 사건 회사 경영지원팀에 입사하여 2006년경 과장으로 승진하였고 이후 부장직 등을 거쳐 "2014년 정기 임원인사 발령"에 따라 2014. 1. 1.자로 비등기 이사(경영지원팀장)가 되었다.
그 무렵 이 사건 회사의 조직 구조는 회장 G(피고인의 아버지이자 창립자), 대표이사 피고인, 부사장 겸 CFO(최고재무책임자) H, 경영지원팀장 D 이사, 기술연구소장 1이사, 스마트팩토리팀장 J 상무, 모터개발팀장 K 이사와 각 팀 내 부장 이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2018년 초경 H 부사장이 퇴사하자 D은 그의 후임으로 CFO 직책을 맡게 되었고, 2018. 4. 경 회장 등과의 다툼으로 퇴사하였다.
임원(이사)이 된 후의 근무조건 및 담당업무 등
D은 2018. 1. 1. 이 사건 회사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원용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였다(임원이 된 후로 이와 같은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여기에는 직원용 연봉계약서와 달리 퇴직금 지급에 관한 내용이 없다).
D은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2001년경부터 2013년경까지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받았으나, 임원이 된 후로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지 않았다.
일반 직원은 '급여테이블' 또는 '호봉표'라고 불리는 기준에 의해 보수가 정해졌는데, D과 같은 임원에 대하여는 특별히 정해진 보수규정이 없었다. 이 사건 회사의 부장, 차장 직급에 대한 연봉은 대부분 약 5,000~6,000만 원 정도였는데, D은 1억 원대의 연봉을 받았고, 2016년경 거액의 외부투자 유치에 대한 공로금으로 회사로부터 약 1억 원을 지급받기도 하였다.
D은 2015년경 30평대의 법인 기숙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이와 달리 다른 직원 7명은 월 10만 원에 6평대의 법인 기숙사를 제공받았다.
일반 직원에 대하여는 사원증 인식을 통해 출퇴근 관리를 하였으나, D을 비롯한 임원에 대하여는 특별히 출퇴근관리를 하지 않았다.
임원이 된 후 D은 법인차량(그랜저 승용차)을 지원받았고(법인차량은 회장, 대표이사, 상무 2명, 이사 4명에게 각 1대씩 지원되었고, 나머지는 공용으로 운행되었다), 한도 500만 원의 임원용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는데, 사적 용도로 일부 사용할 정도로 그 사용에 특별한 제한을 받지 않았다.
D은 매번은 아니지만 이사회에 참석하였고, 2017년 초경부터는 임원주간회의에 참석하였다.
D은 2014. 2. 26.부터 퇴직시까지 계열사인 E(주), F(주)와 중국 법인의 등기임원이었고,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회사의 등기임원에 취임할 것을 권유받았으나 개인사정으로 이를 거부하기도 하였다.
D은 경영지원팀장으로서 재무, 회계 및 인사 총괄업무를 담당하였다. 금액이 크고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는 대표이사나 부사장에게 사전 또는 사후에 보고하거나 승인을 받기도 하였으나, 경영지원 업무와 관련된 상시적이고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업무(휴가·결근, 급여 지급, 거래처별 정기결재, 사업장 유지보수 관련, 법인 차량과 휴대폰, 기타 사업장 비품 관련 등)와 관련된 내부문서에는 D이 최종 결재하였고, 회사의 자금집행에는 D의 관리인장이 반드시 날인되어야 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재량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는 선고하지 않는다.
판사 김주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