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5. 11. 29.부터 근무하다가 2017. 8. 30. 퇴직하였다.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의 퇴직금 계산액은 7,019,650원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를 이유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되어 인천지방법원 2017고약24121호로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이에 피고가 인천지방법원 2017고정3000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2018. 5. 31. 벌금 30만 원을 선고받았고, 피고가 인천지방법원 2018노1987호로 항소하였으나 2018. 12. 14.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피고가 대법원 2019도592호로 상고하였으나 2019. 2. 26. 상고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 7,019,65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7. 9.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는 이 사건에서 미지급 퇴직금을 구하고 있어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피고의 주장 및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퇴직금을 임금에 포함하여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일당을 받을 근로자이나 급여 안정성 차원에서 월 급여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다는 것인데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당시 퇴직금에 대한 실질적인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근로계약서 등의 자료가 없는 점(을 제4, 6호증은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서가 아니다), 원고가 퇴직금이 명시된 급여명세서를 받은 사실도 없고 원고로서는 퇴직금으로 지급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명확히 구별하여 지급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원고에 대한 퇴직금 계산근거를 알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 주장과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약정이 법령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는, 설령 원고에게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이 무효라 하더라도, 무효인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은 부당이득에 해당하고,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 중 상계가 허용되는 금액인 퇴직금 채권의 1/2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하고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퇴직금이 분할지급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이 가지지 아니하고, 피고의 상계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후인 2019. 12. 6. 원고에게 퇴직금이 기지급되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피고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며 변론재개를 신청하였으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소송의 진행경과, 이 사건 소송 완결의 지연 가능성 및 위 변론재개신청서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항소제기 후 당심 변론이 종결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충분한 주장·증명의 기회를 가진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도 없어, 피고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재판장 판사 이원근
판사 이환기 정성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