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2013. 1. 21.부터 2015. 11. 30.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애니메이터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근무기간 동안 피고의 지휘, 감독 아래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피고가 지시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대가로 피고에 의하여 정해진 보수를 지급받았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위와 같이 2015. 11. 30.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4,809,03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업무에 대한 선택권이 있었고, 피고의 허락 없이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었으며, 근무장소와 장비는 피고가 호의로 제공한 것이어서 그에 구속받는 것도 아니었다. 또 원고는 작업한 업무량에 따른 작업비를 지급받았을 뿐,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받지 않았다. 그렇다면 원고는 근로자가 아니라 프리랜서에 해당함이 명백하므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부당하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그 계약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 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한 종속적 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업무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다60793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원고가 2013. 1. 21.경부터 2015. 11. 30.경까지 피고와 함께 일을 하였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위 기간 동안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로서 일을 한 것인지, 프리랜서로서 일을 한 것인지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갑 제12, 15, 16, 16호증의 각 기재, 을 제1 내지 15호의 각 기재, 당심 증인 C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위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로서 일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2014. 10. 1. D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일정 기간 동안 급여 명목의 돈을 지급받은 사실, 원고가 2015. 7. 1.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일정 기간 동안 급여 명목의 돈을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위 각 근로계약은 피고가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수령할 목적에서 형식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 보이고, 중간에 원고의 업무 형태가 달라진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위 각 근로계약에 근거하여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것은 아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형식적으로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지급한 급여 외에는 작업한 분량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심 증인 C도 '피고가 어느 정도 받아가는 금액을 맞춰주기는 하였으나, 작업량에 따라 프리랜서들마다 지급받은 금액이 모두 달랐다.'라고 진술하였다.
원고가 피고가 마련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였고, 출근 시간이 11시 정도로 정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퇴근 시간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위 출근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도 별다른 불이익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통상의 고용관계에 비추어 볼 때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의 구속성이 현저히 약하다고 보아야 한다(원고는 'E'이라는 다른 업체로부터 받은 작업물을 수행하기 위하여 1개월 동안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리고 원고가 애니메이션 작업 외에 컴퓨터 수리, 장비 관리, 데이터 백업, 네트워크 관리 등의 일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일은 업무 외적인 일로서 피고의 권유에 따라 원고가 자발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사정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근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2017. 7. 8. F라는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위 글에는 '피고도 프리랜서들이 있던 시절 3년과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두 시절에 대해서 애니메이션 업체 이야기 농장의 소유와 공금의 소유권을 명확하게 밝혀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 원고는 2017. 7. 10. 위 글에 댓글을 달았는데, 댓글에는 '급여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저희는 프리랜서 팀이어서 할당된 분량만큼 가져갔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원고 스스로도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도 원고는 작업분량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았으므로, 근로의 대가성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애니메이션 작업 스케줄에 따라 작업을 하였으므로, 피고의 구체적인 업무지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판단을 하였다(다만,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원고가 2015. 7. 1.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부터는 원고를 근로자라고 보았다).
결국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 일을 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그 퇴직금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근(재판장) 강정연 김회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