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9. 16. 선고 2019노170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 제출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과 E의 퇴직금 지급 합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E와의 합의에 의해 일정 액수를 퇴직금으로 지급하였기에 추가 지급 의무가 없는 것으로 믿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퇴직금 미지급에 상당한 이유가 있고 결국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 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근로관계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발생한다.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인정된다 할 것이다.

1)

E는 이 사건 D에서 2012. 10. 4.부터 근무하였다. E는 2016년 10월 초순경 딸의 결혼 관련 혼수 비용으로 목돈이 필요하여 피고인에게 다음달까지만 근무할테니 퇴직금을 미리 달라고 말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16. 10. 17. E에게 4,000,000원을 지급하였고, E는 2016. 11. 30. 퇴직하였다. E는 2018년 2월경 피고인에게 퇴직금을 다 받지 못하였다며 미지급분을 청구하였으나 피고인은 거절하였고, 이에 2018. 3. 2. 고용노동부에 피고인으로부터 퇴직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E가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9,602,117원인데, 기지급받은 4,000,000원을 공제하더라도 5,602,117원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이다.

2)

이처럼 E는 퇴직 한달 전 무렵 피고인으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4,000,000원을 지급받았는데 그 액수가 4,000,000원으로 정해진 이유에 대해, E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임의로 정하여 제시한 금액이고 당시는 아직 퇴직 전이어서 중간 정산이라고 생각했고 당장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금액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반면 피고인은 위 액수는 E가 요구한 금액이고 E가 그 전에도 월급 외에 명절휴가비 등을 받은 것이 상당하여 이를 공제하고 퇴직금 액수를 계산해 온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이나 E의 어느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 E는 당시 제대로 된 퇴직금 액수를 계산한 바도 없었고, 그 지급시기가 E의 퇴직 전임이 명백하여 가사 E가 나머지 5,602,117원을 지급받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또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법 시행령 제3조상의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를 충족하지 아니하여 적법한 중간정산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리고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고인과 E가 명절휴가비 등의 지급을 퇴직금의 지급으로 약정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고 그러한 약정에 따른 지급이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3)

이처럼 피고인이 사법상 효력이 없는 약정을 내세워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고 있고 앞서 본 4,000,000원 지급 경위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이 사건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거나 미지급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