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F,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F, G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판결 중위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원심의 판결 중 F, H, G에 대한 유죄 부분과 관련하여 이 사건은 각 근로자별로 발생 사유나 사실관계가 크게 상이한 사건이 아니고 거의 동일한 사실관계 속에서 발생한 것으로 원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근로자들과 관련하여서도 피고인에게 즉각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상당한 이유가 존재하였음에도 이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 판결 중 B, C에 대한 무죄 부분은, 원심은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 금 등 미지급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법위반에 대한 고의를 부인하고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피고인에게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은 없었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 이유를 함께 살펴본다.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광명시 D에 있는 주식회사 E이{이하 '(주)E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0. 3. 15.부터 2017. 3. 10.까지 근로한 B의 2017. 2. 임금 2,437,710원, 2017. 3. 임금 786,358원, 2016년도 연말정산환급금 2,060,830원, 합계 5,284,898원을 포함하여 아래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5명의 체불임금 총 15,209,43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도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가입자의 퇴직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가입자에 대한 부담금을 미납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부담금 및 지연이자를 해당 가입자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1. 21.부터 2017. 3. 30.까지 근로한 C의 부담금 1,607,986원을 포함하여 아래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3명의 부담금 총 5,098,252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가입자들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각 납입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F, G, H의 임금과 퇴직연금 부담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는, 위 3명에게 초과 지급된 급여 및 퇴직금 등이 있다거나 임금이나 확정기여 형퇴직연금 부담금을 기일 안에 지급하지 못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반면, 원심은 피고인이 B, C에 대한 임금과 퇴직연금 부담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는, 실제로 ㈜E이가 B, C에게 초과 지급한 임금·퇴직금 등이 있었고 피고인이 위 2명에게 미지급 임금·부담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법리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0조 제5항, 제44조 제2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등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각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 등의 내역과 금액은 다음과 같다.
B은 2017. 2. 및 2017. 3. 각 2,437,710원, 786,358원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2016년 연말정산환급으로 인하여 2,060,830원을 받지 못하였다.
C는 2017. 2. ㈜E를 퇴사한 상태에서 1개월 단기계약을 체결하였는바, 2017. 3. 1개월 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금액이 총 3,819,650원이며, 이외에 회사가 확정기여형퇴직연금 회사 측 부담금인 1,607,986원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
F는 2016. 10.경 연봉이 4,800만원으로 상향되었는데, 이에 근거하여 산정된 월 기본급 400만원(=4,800만원 ÷ 12)에서, 2016. 12.에는 세금 등 공제액 378,750원, 기수령액 2,521,250원을 제외한 1,100,000원(=4,000,000원 - 378,750원 - 2,521,25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2017. 1.에도 세금 등 공제액 354,440원과 기지급액 3,438,151원을 제외한 207,409원(=4,000,000원 - 354,440원 - 3,438,151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며, 이외에 회사가 확정기여형퇴직연금 회사 측 부담금인 2,105,833원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
G은 2017. 2. ㈜E를 퇴사한 상태에서 1개월 단기계약을 체결하였는데, 2017. 3. 1개월 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금액이 총 3,751,960원이고, 이외에 위 회사가 확정기여형퇴직연금 회사 측 부담금인 1,384,433원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
H은 2017. 3. 출장 관련하여 임금 446,550원, 기타 비용(출장비 480,000원 및 로밍비 118,965원)을 합한 598,965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J는 2014. 3. 경부터 ㈜E에서 경리로 근무하면서, 2015. 1.경부터 2016. 10.경까지 위 G, H 및 위 회사의 직원인 N, O, P에게 각 급여로 책정된 금액을 초과한 금액을 지급한 후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아 임의로 사용하는 등 총 28,369,380원을 횡령하였고, 2014. 4. 1.경부터 2016. 12. 5.경까지 170회에 걸쳐 위 회사의 업무용 도서 구입비를 비롯한 총 98,269,517원의 금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하고,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 9. 20. 선고 2018고단3846, 2019고단1663(병합) 판결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J는 위 횡령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기 위한 급여 신고내역서 외에 실질 급여신고내역서를 별도로 작성하여 관리하였으며 회계시스템 자금일보의 내역 역시 지속적으로 조작하였다.
피고인의 아내이자 회사의 이사인 이 2016. 12. 경부터 경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J의 횡령사실을 적발하고 회계자료를 점검하면서 직원들의 급여를 재산정 후 삭감하자, 위 회사의 직원들(위 G, H, F, B, C 5명 모두 포함)이 2017. 2.경 단체로 퇴사하였다. 위 각 직원들의 퇴사 이전인 2017. 1. 내지는 2.경부터 이미 임금과 퇴직금이 과거 초과지급되었다는 이야기가 직원들에게 전하여졌다. B 등 위 5명은 퇴사한지 얼마되지 않아 고용노동청에 임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위 회사 및 피고인에 관하여 진정을 접수하였다.
C, G 등은 기존의 중국 출장비와 관련하여 경리 담당 I과 다투었고, 퇴사한 후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한 달 단기계약을 체결하여 근무하였다.
위 회사의 전 직원의 퇴직연금 가입을 위하여 2012. 7.부터 같은 해 8.경 위 각 직원들을 포함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였다. B의 경우 전세금이 급히 필요하여 2017. 2. 10.경 두 번째 중간정산을 하였는데, 당시 회계사무실을 변경하면서 중복정산이 되었으며, B도 이를 인정하고 월급에서 중복정산분을 나누어 공제하는 데 동의하였다.
F는 2016. 10.경 연봉이 4,800만 원으로 상향되었고, 2016. 12.부터 2017. 1.까지 근로계약상 평일은 17:30까지 근무하되 월·화·목·금은 20:30까지로 되어 있음에도 월·화·목·금의 대부분을 18시 이전에 퇴근하였다. F는 위 기간 회사사정으로 연장근무를 못 하였으나 경력을 인정받아 20:30까지 연장근무하지 아니하여도 계약된 임금을 지급해주기로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I은 F에게 2015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이 과다지급되었고, 2017. 1. 31. 퇴직금이 잘못 정산되어 과다지급된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 2017. 2. 및 3. 임금에서 공제하였다.
H의 2017. 3. 미납급여 및 출장비와 관련하여, I은 H이 아직 출장보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여 산정 및 지급이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근로자들에게 초과 지급된 임금, 퇴직금 등이 있어 이를 정산하고자 임금 등을 미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E이는 B을 상대로 초과 지급 퇴직금, 연장근로수당, 연차수당 등을 구하는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수원지방법원 2018나77982)을 제기하였고, 이후 ㈜E이와 B 사이에 2019. 4. 17. B이 위 회사에 1,500만 원을 분할 지급하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광명시법원 2017가소7928호 임금 사건에 의거하여 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돈을 포기하는 내용의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다.
㈜E이는 C를 상대로 초과 지급 연장근로수당, 출장비, 연차수당 등을 구하는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수원지방법원 2018나77999)을 제기하였고, 이후 위 회사와 C 사이에 2019. 2. 14. C가 위 회사에 450만 원을 분할 지급하는 내용의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다.
판단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범죄일람표 기재 위 5명의 근로자의 임금 미지급 등의 전체적인 경위는 위 회사의 전 경리 담당 J의 거듭된 횡령 이후, 횡령의 수단으로서 밀접하게 관련된 각 근로자들의 급여 및 수당의 내역을 재산정하고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발생한 혼란에 기인한 것으로 그 사실관계가 전체적으로 유사 내지는 동일한 점, ② 상시 6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위 회사에서 위 범죄일람표 기재 당사자 5명을 비롯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사하면서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서는 사업 수주 및 납품 등 회사의 운영 자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으며, 자금일보 및 급여신고내역서 등 관련 서류 전반에 대한 J의 조작이 있었기에 회사의 손해 및 관련 당사자들의 부당이득 내역에 대한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였던 점, ③ 위 각 근로자들이 퇴사하여 지급사유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7. 1. 혹은 2.경 이미 임금과 퇴직금의 초과지급에 의한 재산정이 예고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퇴사한 후 얼마되지 않아 위 당사자들이 진정을 접수함으로써, 피고인으로서는 부당이득 정산을 마치고 미지급 임금 액수 등을 정확하게 산출하여 이를 지급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였던 점, ⑤ 문제되는 각 급여, 퇴직연금 부담금, 출장비 내역의 산정이나 지급내역에 관련된 피고인 주장에 납득할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는 점 ⑥ 일반적으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나,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을 때 그 행사의 시기가 초과 지급된 시기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합리적으로 밀접되어 있고 금액과 방법이 미리 예고되는 등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나, 근로자가 퇴직한 후에 그 재직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것은 무방한 점(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⑦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 민법 제497조의 규정 취지상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 등 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임금 등 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나, 이 사건의 경우는 임금 등 채권이 수액이 확정되지 아니하였거나 2분의 1 상당액은 이미 지급되고 남은 부분이라고 보여 위 법리에 근거하여 피고인의 임금 등 미지급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에 기재된 미지급 임금 및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은 모두 J의 횡령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초과임금 등 지급 여부 확인, B의 퇴직금 중간 정산으로 인한 퇴직금 재산정, 근로자들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출장비, 연차수당 재산정, H에 대한 출장비 내역 확인 등을 위하여 피고인이 임금 등의 지급을 잠시 미루고 있는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퇴직후 얼마되지 않아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으로 다툼이 격화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의 임금 및 퇴직연금 부담금 미지급은 지급의무의 존재나 그 액수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미지급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에게 임금 또는 퇴직연금 부담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 부분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 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원심 판결 중 무죄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은 위 판단과 다른 것으로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이 부분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이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 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유죄부분에 대하여 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이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F,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F, G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가.항 기재 공소사실 중 F,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F, G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해당 부분 기재와 같은바, 위 2. 다.항의 인정사실 및 판단 중 F,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F, G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해당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함종식(재판장) 강민성 서영효
각주1) 수사기록 8~13쪽의 기재에 의하면, B은 2017. 3. 14.에 본인 및 F를 대리하여 진정을 접수하였고, C, H, G은 각 2017. 4. 5. 진정을 접수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