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E로부터 서귀포시 D에 있는 연립주택의 전기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은 이후 F에게 이를 하도급 주었고, M, N는 F이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이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는 F, M, N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F, M, N가 이 사건 회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 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그 계약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 없이 그 실질 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한 종속적 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업무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다60793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이 인정된다.
F에 대한 전기공사업체 선·해임 확인서(증거기록 39쪽)에는 F이 2014. 12. 25.부터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기 시작하여 2017. 4. 21.까지 이를 유지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F은 2014. 12. 25. 이 사건 회사의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가, 2017. 4. 25. 이를 상실하였다(증거기록 101쪽).
F은 수사기관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사의 기간 동안 월 기본급으로 350만 원을 받기로 하고 일을 하였고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회사는 F에게 2016. 11. 22. 2,391,600원, 2016. 12. 31. 350만 원, 2017. 1. 4. 200만 원, 2017. 1. 26. 350만 원, 2017. 2. 28. 400만 원, 2017. 3. 28. 1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지급내역은 F의 위 진술내용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급한 돈의 액수와 그 지급 시기에 비추어 위 돈은 도급계약에 따른 대가라기보다는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에 가깝다.
이 사건 회사와 N, M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는 2017. 1.까지 N와 M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였고(증거기록 344, 345쪽), 2017. 2. 7.에도 N에게 2,427,000원, M에게 1,841,000원을 각 지급하였다(증거기록 57,58쪽).
피고인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관리가 되지 않는 것 같으면 본인이 직접 제주 현장에 내려가 F 등에게 업무 독려를 하곤 하였다.
출퇴근 관리, 작업 인원 작업 내용도 구체적으로 체크하였습니다. 새벽에 나와서 빨리나와서 일하라고도 했습니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비추어 피고인은 F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F은 2017. 2. 9.부터 2017. 2. 19.까지 매일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출석현황과 작업내용이 기재된 작업일보를 작성하여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하였다(증거기록 188 내지 198쪽).
이 사건 공사 현장에는 이 사건 회사의 전기 케이블, 박스 등의 비품이 사용되었고, 피고인이 F 등을 위하여 숙소를 제공하여 주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66쪽).
F이 자필로 작성한 문서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내용을 가필한 문서(증거기록 63쪽)에는 '총액 114,000,000원'이라는 기재가 있으나, 이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에 소요될 금액에 관하여 전기공사 경험이 있는 F에게 묻자 F이 이에 대하여 대답한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위 서류에는 '300만 원 가불, 월 F에게 350만 원 + 경비 지급하기'라는 내용도 함께 기재되어 있고 이와 같은 내용은 도급계약보다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정하는 내용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기재만으로 이 사건 회사와 F 사이에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회사와 F 사이에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한다면 F이 이 사건 공사를 그만둔 이후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의 정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그러한 정산이 이루어졌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인의 주장대로 이 사건 회사와 F 사이에 공사대금이 1억 1,400만 원인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한다면 공사금액에 비추어 공사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위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F, M, N는 임금을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액이 그리 고액은 아닌 점, 피고인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등은 인정되나, 원심 역시 위와 같은 양형사유들을 모두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5명의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범행의 내용에 비추어 죄책이 가볍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당심까지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근로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행으로 4회 처벌받은 전력 외에도 다수의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판결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식(재판장) 김태진 김회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