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은 각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의 점)
피고인은 주식회사 H(이하 'H'이라고 한다)로부터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과의 하도급계약 체결을 허락받았으므로, 건설업계의 관행상 당연히 재하도급계약인'철근콘크리트 공사 폼떼기 약정 계약서'의 작성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어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의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양평군 B에 있는 'C 타운하우스' 신축공사를 D로부터 도급받아 시공한 사람으로, E, F, G 등이 H의 법인 명의로 위 공사를 다시 도급받는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준비하던 중, G가 H 법인 도장을 갖고 있다가 피고인에게 맡겨 피고인이 위 도장을 보관하던 중 이를 소지하게 된 것을 기화로 H 명의의 철근콘크리트공사 '폼떼기(일부 도급)' 계약서를 임의로 작성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2017. 11. 15.경 위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철근콘크리트 공사 폼떼기 약정계약서'라는 제목 하에 컴퓨터를 이용하여 계약서 용지의 '하도사 란'에 "상호: (주)H, 주소: 경기도 성남시 I, J호, 사업자번호 K, 대표이사 L"이라고 기재한 뒤 H 법인 도장을 날인하여, H이 M 대표이사 N에게 위 공사현장 5개 동에 대한 182,500,000원 상당의 공사 일부를 하도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위조하고, 그 무렵 이와 같이 위조된 사실을 모르는 M의 N
폼떼기 약정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와 같이 위조된 이 사건 계약서 1부를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계약서처럼 그에게 교부하여 행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H 명의의 이 사건 계약서 1부를 위조하고, 행사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17. 7.경부터 양평군 B에 있는 'C 타운하우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D로부터 하도급받아 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는 개인 사업체로는 할 수 없는 것이어서, 피고인은 주식회사 AP의 면허를 대여하여 그 법인 명의로 이 사건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더 이상 주식회사 AP의 명의를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다른 법인의 면허를 대여받으려 하였다. 당시 피고인은 AQ의 관리실장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력을 공급하고 있던 G로부터 H을 소개받고, G와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동업을 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인은 G로부터 2017. 9. 내지 10.경 H의 관계자라고 하는 E을 소개받았고, E은 피고인에게 자신이 F과 함께 H을 인수하려고 하니, H의 명의를 편하게 사용하여도 된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피고인은 이후 G로부터 H의 도장을 건네받고, 이를 사용하여 2017. 11. 15. D과 H 간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재하도급업체인 M과의 사이에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E은 '당시 H에서 사무적인 업무를 처리하여 왔고, 계약과 관련해서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L로부터 H의 가계약용 도장을 교부받았는데, 그 도장을 D과의 가계약에 사용하라고 G에게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H의 대표이사였던 고소인 L은, 수사기관에서 E과 F이 '공사가 좋은 게 진행되면 돈을 마련해서 H을 인수할 마음이 있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계약서에 날인되어 있는 도장은 H의 가계약용 도장이 맞고, 당시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하여 도장을 몇 개 팠다'고도 진술하였다. 즉, E과 F은 H의 명의로 이 사건 공사 등을 진행하여 얻을 수익으로 L로부터 H을 인수할 예정이었고, L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E에게 H의 도장 사용을 허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는 레미콘 수급 등의 문제로 이 사건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으며, H
2017. 12.경 제3자에게 양도된 이후 M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사건 고소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비록 불법이기는 하나, 면허대여가 이루어지는 건설 현장에서의 상거래 관행상 일단 면허대여가 이루어지면 해당 공사와 관련된 문서를 작성할 권한이 포괄적으로 위임되며, G 또한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재하도급계약서를 H 명의로 작성하면 안된다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이미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던 피고인의 입장에서, 면허를 대여받은 업체의 명의로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면 그러한 면허대여를 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H로부터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서류를 작성할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았거나, 적어도 그러한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권한 없이 H 명의의 이 사건 계약서를 위조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판결을 선고해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했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