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5. 18. 선고 2019노645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I 주식회사가 아닌 G, D 명의로 공사이행각서가 작성된 점, 이 사건 철근공사와 관련하여 I 주식회사에 공사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점, D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았다는 A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F 주식회사는 I 주식회사가 아닌 G, D 개인에게 이 사건 철근공사를 하도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A는 건설면허가 없는 개인 건설업자로서 화성시 C 공동주택 골조공사 중 철근공사를 건설면허가 없는 개인 건설업자 D로부터 하도급 받아 상시 근로자 50명을 사용하여 시공한 사용자이고, 피고인은 평택시 E에 있는 F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2017. 5. 29.경 위 화성시 C 공동주택 골조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하면서 건설면허가 없는 개인 건설업자 G, D에게 철근공사를 하도급해 준 A의 직상수급인이다.

피고인은 A의 직상수급인으로서 위 현장에서 2017. 10. 8.경부터 2017. 12. 30.경까지 A가 사용하여 근로한 H의 임금 12,0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근로자 48명에 대한 임금 합계 133,065,000원을 각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전문건설업체인 F 주식회사와 I 주식회사는 전문건설업체 사이의 하도급 금지 규정을 피하기 위하여 I 주식회사의 G, D에게 이 사건 철근공사를 하도급하는 내용의 공사이행각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F 주식회사가 A의 직상수급인임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F 주식회사는 위 철근공사를 시행한 A와 사이에 하도급 계약서를 작성한 바 없고, 단지 2017. 5. 16. G과 D로부터 G과 D가 이 사건 철근공사를 책임지고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공사이행각서를 작성받았을 뿐이다.

②

I 주식회사는 사업자 명의가 M이지만, G이 주경영자이고, D는 전무이다.

③

D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전문건설업체 사이의 하도급은 불법하도급이어서 I 주식회사 명의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없어서 개인 명의로 하도급계약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④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 전문건설업체가 전문건설업체에게 하도급을 주는 것은 불법이어서 D의 요구로 공사이행각서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이는 D의 위 법정진술과 일치한다.

⑤

D는 이 사건 철근공사의 공사현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거나 렌탈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계약명의자를 I 주식회사로 하였고, 이 사건 철근공사와 관련한 회의에 I 주식회사의 대표로 참석하기도 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F 주식회사는 G, D에게 이 사건 철근공사를 하도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F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A의 직상수급인으로서 2017. 10. 8.경부터 2017. 12. 30.경까지 A가 사용하여 근로한 H을 비롯한 근로자 48명에 대해 임금 합계액 133,065,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F 주식회사는 I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도급계약서를 작성한 적 없고, 단지 G, D와 사이에 2017. 5. 16.자 공사이행각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공사이행각서에는 'G이 현장대리인으로서, D가 관리책임자로서 이 사건 철근공사를 실행금액 5,729,000,000원으로 책임시공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 I 주식회사에 관련된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위와 같이 I 주식회사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F 주식회사와 사이에 어떠한 문서도 작성한 적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공사이행각서의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I 주식회사가 F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았다고 볼 뚜렷한 근거가 없다. 피고인은 I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없어 부득이 개인 명의로 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 계약상대방은 I 주식회사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계약 체결을 위한 동기에 불과할 뿐 이로써 당연히 I 주식회사가계약당사자로 되는 것은 아니다. F 주식회사가 위와 같은 사정으로 I 주식회사와 공사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채 D 등과 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급인이 계약명의자인 D 등이 아니라 I 주식회사라고 함부로 해석할 수는 없다.

②

A는 D로부터 공사를 구두로 하도급받았고 이 사건으로 수사받기 전에는 I 주식회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였으므로(심지어 A는 검찰에서 "D가 F 주식회사의 임원인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A와 D 사이에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었을 뿐 A와 I 주식회사 사이에 하도급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여지가 없다.

③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A가 채용한 근로자들은 F 주식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그 근로계약서는 F 주식회사가 보관하고 있다. F 주식회사는 A 측으로부터 근로자들에 대한 매월 노무비지급명세서를 교부받았고 그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였다.

④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던 도중에 근로자들의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근로자들이 일을 못하겠다고 하자, F 주식회사 V 이사는 2017. 10.경 A, W(J 주식회사 차장), H(이 사건 고소인)을 만나 앞으로 노임을 선지급하겠으니 일을 계속하여 달라고 말하였다.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V의 말을 믿고 일을 계속하였으나 그 뒤에도 임금이 지급되지 않아 이 사건에 이르렀다.

⑤

원심은 D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거나 렌탈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계약명의자를 I 주식회사로 하였고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회의에 I 주식회사의 대표로 참석하기도 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F 주식회사가 I 주식회사에 하도급준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정은 I 주식회사와 D 사이의 내부적인 문제로 보일 뿐이고 이로서 대외적인 관계 즉, I 주식회사와 F 주식회사 사이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⑥

이 사건 철근공사현장의 근로자들은 처음에는 톤수를 기준으로 노무비를 정산받다가, 2017. 10. 중순경 근로자들을 대표한 H이 공사를 못한다고 하자 F 주식회사 V 이사, A가 일당으로 처리해 주기로 하였다.

⑦

피고인은 실제 체불된 임금은 톤수를 기준으로 계산되어야 하고 일수를 기준으로 산정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의 각 금액은 과다하다고 주장하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산정방법에 대해, A는 F 주식회사, J 주식회사와 무관하게 본인과 근로자들의 대표 H이 합의하여 정하는 것이고 근로자들에게 미지급된 임금은 모두 일수를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고 진술하였다.

⑧

A는 검찰 조사 당시 근로자 48명에 대한 미지급된 임금 총액이 1억 3,300만 원 상당임을 인정하였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