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1. 24. 선고 2020가합20619 판결

주문

1.

경기도 화성시 B에 있는 C화물차휴게시설에 관하여 2015. 4. 14.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민자유치 사업협약상의 토지사용요율에 대하여 2020. 3. 1.부터 휴게소 사용요율을 33.5%에서 25%로 변경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요소 설치 관리운영과 그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한국도로공사법에 의하여 도로의 설치·관리와 그 밖에 이에 관련된 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도로의 신설·개축·유지 등의 업무뿐만 아니라 유료도로에 따른 휴게소 및 주유소의 설치와 관리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한국도로공사법 제12조 제1항 제5호).

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협약 체결

1)

피고는 2014. 10. 20. D기점 315.5km 지점인 경기도 화성시 B 일원 174,779㎡ 지상에 상·하행 휴게소 건물과 주유소 등으로 구성된 C휴게소(이하 ‘이 사건 휴게소’라고 한다)를 운영할 사업시행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하였다(이하 위 사업을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 이 사건 사업은 사업시행자가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사업부지에 이 사건 휴게소를 건설한 후, 이 사건 휴게소의 영업개시일로부터 25년간 이 사건 휴게소의 소유권 및 운영권을 보유하였다가, 운영기간 만료 시 그 소유권 및 운영권을 피고에게 이전하기로 하는 이른바 BOT[Build(준공) – Operate(운용) - Transfer(이전)] 방식의 민자사업이다(임대휴게소와 민자휴게소의 운영상 차이는 별지1 참조).

2)

E 주식회사와<3> F 주식회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이 사건 사업의 민간사업자 공모에 입찰하였고 최고 토지사용요율로 낙찰됨에 따라 2015. 2. 2. 사업시행자 지정신청을 거쳐, 2015. 4. 14. 피고와 이 사건 사업의 운영 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정한 ‘C화물차휴게시설 개발 민자유치 사업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고 합니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협약의 주요 내용은 별지2 기재와 같다.

3)

위 컨소시엄은 2015. 7. 7.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원고를 설립하였고, 원고는 같은날 이 사건 협약상 사업시행자로서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였고, 이 사건 협약에 따라 2017. 12. 26. 이 사건 휴게소를 준공한 뒤 2018. 4. 10.부터 현재까지 이를 관리·운영하고 있다.

4)

이 사건 협약에 제10조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매월 납부하여야 하는 토지사용료는 다음과 같은 산식에 따라 산정된다.

다.

이 사건 돈사에 의한 악취 발생

1)

이 사건 사업이 시행되는 부지 인근에는 돈사가 위치하고 있었는데, 해당 돈사와 그 부지는 도로구역 변경결정고시에 따라 2008. 6.경 수용되었다. 이에 위 돈사를 소유하고 있던 I은 수원지방법원 2010구합2624호로 피고에게 그 수용으로 인한 보상금 증액 및 잔여지 보상, 지장물 매수를 청구하였는데, I이 지장물인 위 돈사 등을 철거하고 피고는 I에게 잔여지 및 그 지장물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2010. 10. 15. 확정되었고, 위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위 돈사 등은 모두 철거되었다.

2)

그런데 그 이후 I은 이 사건 휴게소(상행)로부터 20m 인접한 토지에 새로 돈사(이하 ‘이 사건 돈사’라고 한다)를 신축하여 2014. 11. 14. 그 사용승인을 받았고, 현재까지 이 사건 돈사를 운영해오고 있다.

3)

이 사건 휴게소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은 2018년경부터 이 사건 돈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한 지속적인 피해를 호소하면서 민원을 제기하여 왔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3, 14,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4, 6, 8,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원고는 이 사건 조정신청에서 토지사용요율 및 주유소임대요율의 조정을 구하다가, 청구취지를 변경하여 주유소를 제외한 휴게소의 토지사용요율의 조정만을 구하고 있다.]

1)

이 사건 협약은 원고가 이 사건 사업에 관한 토지의 사용권을 일정기간 제공받는 대가로 피고에게 토지사용료를 납부하는 내용의 민법상 임대차계약에 해당하고, 그 사용료는 임대차계약상 차임의 성질을 가지므로 민법 제628조의 차임감액청구권의 대상이 된다. 이 사건 협약 체결 이후 ① 이 사건 돈사의 악취로 인하여 이 사건 휴게소 매출액이 감소하였고, ② 2018년경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법정 근로시간이 최대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고, 최저임금법 제10조 제1항에 따라 매년 고시되는 최저임금액이 지속적으로 인상되어, 이로 인한 이 사건 휴게소의 운영비용이 증가하였고, ③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이 사건 휴게소의 매출액 감소되는 사정변경(이하 위 각 사유를 ‘이 사건 각 조정사유’이라고 한다)이 발생하였는바, 원고는 민법 제628조 또는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토지사용료율의 감액을 청구한다.

2)

이 사건 각 조정사유는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불가항력 사유’ 또는 ‘제반 사정의 변경’에 해당하여 원고는 이 사건 협약 제35조 제3항 또는 제37조 제4항에 따라 피고에게 토지사용요율의 감액을 청구한다.

3)

감정인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사업 참여의 전제가 되었던 사업수익률인 5.6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토지사용요율이 8.4%까지 조정되어야 하고, 원고가 순손실을 입지 않고 이 사건 휴게소를 운영하려면 토지사용요율은 적어도 11.38%까지 조정되어야 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휴게소의 소유자는 원고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휴게소를 임대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협약은 임대차계약이라고 볼 수 없어 민법 제628조의 차임감액청구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돈사는 이 사건 협약 체결 이전부터 존재하여, 원고는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돈사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 현재까지 이 사건 돈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하여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휴게소의 운영자인 원고가 이 사건 돈사의 운영자에게 직접 법적조치를 취하여 해결하여야 할 문제이지 피고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2)

이 사건 각 조정사유가 이 사건 협약에서 정하는 ‘불가항력 사유’ 또는 ‘제반 사정의 변경’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협약상 원고가 피고에게 토지사용요율 조정을 청구할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토지사용요율의 감액 청구의 근거가 없다.

3)

원고는 감정인의 감정결과를 기초로 토지사용요율 조정을 구하나, 감정인의 감정결과는 교통량을 잘못 반영하였고, 원고의 자료만을 근거로 작성되어 객관성, 신빙성을 결여하였는바 감정결과에 따라 토지사용요율을 정할 수는 없다.

3.

판단

가.

토지사용요율 조정 의무의 발생

1)

민법 제628조 적용 또는 유추적용 여부

위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협약에 민법 제628조가 적용 또는 유추적용 될 수 있다.

가)

민법 제628조가 정한 차임증감청구권은 계속적 채권관계인 임대차의 특성상 계약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경제사정 등의 변경으로 당초 약정하였던 내용이 현실과 동떨어지게 되는 결과 기존 약정 내용을 고수하는 것이 정의와 형평에 어긋나는 경우 변경된 사정에 맞게 계약 내용을 수정하는 것을 허용하는 이른바 사정변경의 원칙을 입법화한 것이다.

나)

이 사건 협약의 내용은 피고가 사업시행자인 원고에게 사업부지를 제공하고, 원고는 사업시행자로서 자기부담으로 이 사건 휴게소를 건축한 후 토지사용기간 동안 소유·운영하기로 하되, 그 대가로 피고에게 토지사용기간 동안의 토지사용료를 납부하고, 토지사용기간이 종료한 후에는 다시 피고에게 이 사건 휴게소의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것인바, 이 사건 협약에 도급, 임대차, 증여 등의 성격이 혼합되어 있다. 그리고, 이 사건 협약은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계속적 채권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계약에 해당하며, 이 사건 협약 제35조 내지 제37조에는 불가항력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의 협의절차를 정하고 있기도 하다.<4>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업 과정에서 경제사정 등의 변경으로 당초 약정하였던 내용이 현실과 동떨어지게 되어 기존 약정 내용을 고수하게 될 경우 정의와 형평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때에는, 사정변경에 따라 계약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고, 이렇게 해석하더라도 이 사건 사업의 근거법령이나 추진방식 내지 구조와 모순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민법 제628조가 이 사건 협약에 적용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서울고등법원 2022. 5. 26. 선고 2020누65991(본소), 66000(반소) 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7. 22. 선고 2020가합65769 판결(면세점 사건)<5> 등 참조].

2)

이 사건 각 조정사유가 민법 제628조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2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휴게소를 준공한 뒤 운영을 시작한 2018. 4. 10. 당시부터 이 사건 돈사의 악취로 인하여 영업상손실을 입어 왔고, 거기에 2020년부터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가 겹쳐 휴게소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바, 위 복합적인 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협약상 토지사용요율이 민법 제628조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다만, 후술하는 바와 같이 최저임금 인상, 법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사유는 제외한다).

가)

이 사건 돈사의 악취 관련

(1)

이 사건 돈사는 악취방지법 제2조 제3호 및 같은 법 시행규칙 별표 2에 따른 사육시설 면적이 50㎡ 이상인 양돈시설로 악취배설시설이다. 악취방지법에 따른 악취배설시설의 악취배출허용기준은 부지경계선에서 측정한 복합악취를<6> 기준으로 희석배수<7> 15 이하이다. 이 사건 돈사의 부지경계선에서 약 20m 이상 떨어진 이 사건 휴게소에서 복합악취를 측정한 결과, ① 2019. 8. 16. 카페 후면의 복합악취 수치가 “30”, 같은 날 냉동창고의 복합악취 수치가 “20”, ② 2019. 9. 23. 푸드코트 입구의 복합악취 수치가 “20”, 같은날 편의점(J)의 복합악취 수치가 “44”, K 커피숍의 복합악취 수치가 “30”, 같은날 주유소의 복합악취 수치가 “20”, 같은날 냉동창고 앞의 복합악취 수치가 “44”로 측정되었다(갑 제14호증). 위와 같이 이 사건 돈사의 부지경계선으로부터 약 2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복합악취를 측정하였음에도 악취방지법상 악취배출허용기준인 “15”를 초과하는 결과가 여러 차례 나타났다.

(2)

이 사건 휴게소의 운영을 개시한 이후부터 이 사건 돈사의 악취로 인하여 불편을 겪은 이용객들이 그와 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글을 웹사이트에 게재하는 등 그 악취와 관련된 민원이 계속되었고(갑 제4, 24호증), 화성시에도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화성시는 이 사건 돈사의 악취에 대하여 이 사건 돈사 운영자에게 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였다(갑 제6, 13호증). 그리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L의 이 사건 휴게소에 대한 연관검색어에 “C휴게소 냄새”가 상위로 랭크되어 있다(갑 제5호증).

(3)

이 사건 사업의 입찰 공고 시 피고가 예상한 이 사건 휴게소의 매출액 규모는 아래와 같다.

피고가 이 사건 사업의 입찰 공고에서 제시한 사업설명서에는 입찰참가자의 사업계획서 평가와 관련하여 사업기간 총 매출액 규모에 대한 기준으로 위와 같이 만점(50점)에 해당하는 총 매출액을 2조 1,362억 원 이상(연간 평균 매출액 약 854억 이상), 최저점(15점)에 해당하는 총 매출액을 1조 6,022억 원 미만(연간 평균 매출액 약 640억 원 미만)으로 정하였고(갑 제1호증 제24쪽), 원고는 위 평가기준에 따른 최고점(50점)을 충족하기 위하여 총 매출액을 약 2조 1,766억 원(연간 평균 매출액 약 870억 원)으로 책정하여 입찰하였다(을 제6호증).

그런데 이 사건 휴게소의 실제 연도별 매출액은 아래 표 기재와 같고, 이는 피고가 위 사업계획서에서 제시한 예상 연간 매출액 범위의 약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갑 제23호증).

(4)

원고는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돈사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문제된 기존의 돈사는 2010년경 화해권고가 확정되어 철거된 상태였고 이 사건 사업의 입찰공고일인 2014. 10. 20.경에는 새로운 돈사가 축사허가도 받지 못한 상태였으며, 이 사건 협약 체결일인 2015. 4. 14. 무렵에는 새로운 돈사가 사용승인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때였는바(원고는 2018. 2월경에야 돼지 약 1,200두가 입고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로부터 3년가량이 지나서야 원고가 이 사건 휴게소를 준공하고 영업을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원고가 이 사건 돈사가 악취방지법상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악취를 배출하여 향후 이 사건 휴게소의 영업상 손실을 지속적으로 초래할 것까지 예상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피고와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기존 돈사를 철거한 해당 소유자가 새로 돈사를 설치하여 적법하게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돈사의 악취는 음식물 판매섭취가 중요한 휴게소 운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 이 사건 사업의 입찰 공고에서 제시한 사업설명서 등에 향후 발생 가능한 악취문제를 설명했다거나, 예상 매출액에 이를 반영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

결국 원고에게 이 사건 돈사로 인한 이 사건 휴게소의 영업상 손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현재 이 사건 돈사로 인한 악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자료가 확인되지 않으며, 추후 위 악취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한번 훼손된 이 사건 휴게소의 신용을 다시 회복하여 고객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에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나)

코로나19 사태 관련

(1)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2020. 1. 20. 최초 확인된 이래 2020년 2월 중순경부터 집단 및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2020. 2. 23.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여 발령하였으며,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3월경 코로나가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돌입하였음을 선언하였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을 시행하였는데, 유동인구 등이 많이 밀집될 수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내 음식점 등에 대하여 평소보다 철저한 방역관리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코로나19의 대유행과 이에 대응한 정부의 방역수칙 시행 등은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쉽게 예견할 수 없었던 내용에 해당하고, 이는 이 사건 협약의 기간이 25년 이상의 장기간이고, 위 기간 동안 여러 사업상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

코로나19와 같이 장기간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감염이 확산되어 많은 사망자들을 낳고 경제 전반에 걸쳐 큰 파급력을 미친 감염병은 적어도 근래에 이르러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방역수칙 시행 등은 국내 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하는 휴게소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점, 2020. 9. 29.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는 1급 감염병을 경제사정 변경의 원인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는 점, 이 사건에서 휴게소 인근 악취문제와 코로나19가 겹쳐서 휴게소 운영에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하면, 이 부분도 민법 제628조 등에서 정한 ‘경제사정의 변경’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최저임금 인상, 법정근로시간 단축 관련

원고는 최저임금 인상, 법정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이 사건 휴게소의 운영비용 증가가 토지사용요율의 감액 사유가 된다고 주장하나, 최저임금은 물가상승 등에 따라 점차적으로 인상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고, 휴게소 운영을 위한 인건비 등을 합리적으로 예측하여 이를 사업계획에 반영할 책임은 사업시행사인 원고에게 있는 점, 그리고 원고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법정근로시간 단축 정도가 과도하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법정근로시간 단축 사유가 토지사용요율 감액할 사유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적정한 토지사용료율의 결정

1)

임대차보호법 제11조 소정의 차임 등 증감청구권은 형성권으로서 재판상 및 재판 외에서 모두 행사할 수 있고, 증감청구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 도달한 때에 바로 차임은 객관적으로 상당한 범위로 증감되나, 당사자가 상당하다고 주장하는 증감액이다를 경우에는 결국 법원이 그 상당액을 확정할 수밖에 없으며, 다만 그 경우 증감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증감청구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부터로 소급한다.

2)

원고는 감정결과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사업 참여의 전제가 되었던 사업수익률인 5.62%를 달성하기 위하여 토지사용요율이 8.4%로 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사업설명서상 2013년 일평균 교통량인 113,555대는 AADT(Annual Average Daily Traffic volume) 교통량임에도 감정인은 O/D 교통량을 기준으로 추정교통량 등을 산정하였고,<8> 최저임금 인상이나 법정근로시간 단축 사유는 토지사용료율 감액 사유가 될 수 없음에도 이 사건 각 사유 전부를 반영한 토지사용요율만을 산정하고 각 사유에 대한 적정 토지사용요율을 개별적으로 산정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에서는 당초 이 사건 협약에서 정한 사용요율에서 감액사유를 고려하여 감액비율을 정할 필요가 있는데 위 감정결과는 원고의 사업수익율만을 고려한 것이므로, 그 감정결과를 그대로 채택하기는 어렵다.

3)

위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8호증, 을 제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한다.

①

쌍방이 예견하기 어려웠던 이 사건 돈사의 악취, 코로나19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휴게소의 영업상 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토지사용요율을 적절히 조정하지 않은 채 이 사건 휴게소 영업을 지속하는 경우 원고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러 계속기업의 존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②

다만 협약에 의한 사용요율 33.5%는 경쟁입찰을 거쳐 원고와 피고가 협의한 요율로서 그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볼 수는 없고,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사용료로 정하는 구조상 원고의 매출부진으로 인해 피고도 사용료 수입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액 감소에 따른 사용료가 감소하여도 그로 인한 원고의 영업이익도 감소되는 것이고, 원고의 비용으로 휴게소를 건설하여 25년간 운영하다가 기부 채납하는 민자사업의 특성상 사용료의 조정필요성은 여전히 인정된다.

③

앞서 본 표를 검토하면, 악취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가 공고한 사업설명서상 예상된 연간 평균매출액은 약 640억 원(최저점)에서 약 854억 원(만점)이었고 원고가 입찰한 금액은 연간 약 870억 원이었는데, 원고의 실제 연도별 매출액은 2019년 약 373억 원으로 위 기준의 약 43% 내지 58% 정도에 불과하다.<9>

또한 이 사건 휴게소 중 돈사가 인접한 상행휴게소와 그 영향이 적은 하행 휴게소의 매출액 차이는 약 44.1%이고 피고가 운영하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양 방향 매출액 차이는 평균 23.6% 가량인바(갑 제18호증, 피고 2021. 3. 22.자 준비서면 11쪽), 지리적 위치 및 신규휴게소의 특성과 운영상 변수 등을 고려하더라도 매출감소의 상당 부분은 악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④

또한 위 표에 의하면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2020년도에는 원고 매출이 307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약 20% 감소했다가 2021년 및 2022년에는 기존 수준으로 회복하였으나 여전히 당초 예상된 매출액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으로, 이는 악취 문제와 복합적으로 얽혀 매출 회복이 안 되는 것으로 보이고,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국 원고는 공고된 예상 평균매출액 최고구간을 기대하고 높은 사용요율 33.5%를 부담하면서 자신의 비용으로 휴게소를 건설하고 25년간 운영 후 반납하는 BOT 방식의 민자사업을 진행한 것인데, 이후 원고와 피고가 예상하지 못한 각 감액사유가 발생하여 사용료의 조정이 필요한 점, 이 사건 휴게소의 입찰에서 다른 업체는 13.1% ~ 24.1%의 요율로 입찰하였는바(을 제12호증), 이는 예상 매출액을 보수적으로 접근하여 이윤을 고려하여 적정 요율을 산출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감액사유에 영향을 받은 원고의 실제 매출액에 고려될 수 있는 점, 피고 또한 수수료 하락의 손해를 분담하고 있고 원고가 스스로 33.5%로 사용료를 협의하였으므로 다른 입찰자보다 낮은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점, 피고도 코로나19 이후 이 사건 휴게소에 대하여 6개월 토지사용료 납부 유예, 휴게시설 입점매장 수수료 인하, 추석 연휴 인건비 지급, 방역 물품 지원,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토지사용료 면제 등의 일정 수준 조치를 한 점(을 제7, 10호증),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이 해제되어 그로 인한 손해가 일부 감소되었다고 보이나 악취의 문제는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는 점(감액사유가 해소되어 매출이 회복된다면 피고 또한 사정변경에 의한 차임증액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등 이 사건의 경위, 원고의 매출액, 각 감액사유로 인한 피해 규모,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협약상 토지사용요율을 기존 33.5%에서 25%로 변경함이 적정하다고 판단된다.<10>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조정신청서 부본이 피고에게 도달된 날 다음날인 2019. 12. 13.부터 토지사용요율의 감액을 구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의 감액사유는 악취 및 코로나19의 확산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감액청구를 인용하는 것인바, 악취로 인한 매출하락 상태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여 정부의 본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이 시행되었다고 볼 수 있는 2020. 3. 1.부터 토지사용요율의 감액을 인정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민법 제628조에 따라 이 사건 돈사의 악취 등의 사유에 따른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이 사건 협약상 토지사용요율에 관한 증감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협약에 따른 토지사용요율(휴게소 사용요율)을 2020. 3. 1.부터 33.5%에서 25%로 변경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민상(재판장) 양해인 정요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