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11. 17. 선고 2020가합2753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3. 9.부터 2019. 5.까지 피고의 부사장이자 기술최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 2019. 6. 7.부터 2019. 9.까지 피고의 자문위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3. 8.부터 2018. 11. 22.까지 피고의 대표이사 C에게 합계 892,096,748원을 송금하였다.

다.

C과 피고는 원고에게 2015. 3. 11.부터 2018. 11. 22.까지 합계 369,763,748원을 송금하였다.

라.

원고는 2019. 1. 2.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2019. 1. 2.부터 2020. 1. 1.까지, 연봉 66,000,000원(월 급여 5,500,00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마.

원고는 2019. 6. 7. 피고와 사이에, 2019. 6. 7.부터 2020. 6. 6.까지 피고의 사업과 관련한 모든 제반활동의 경영자문을 하고 그에 대한 보수로 월 5,500,000원을 지급받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자문계약(이하 ‘이 사건 자문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자문계약 중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바.

피고는 2019. 10. 1.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자문계약의 제6조 비밀유지의무에 반하여 피고의 기술을 유출한 사정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자문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지통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24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원고는 2013. 8.부터 2018. 11. 22.까지 피고에게 합계 892,096,748원을 송금하였는데, 그 중 727,333,000원은 원고의 돈을 출재하거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피고에게 대여하였고, 164,763,748원은 2015. 3. 11.부터 2017. 8. 13.까지 피고로부터 수령한 월급을 다시 피고에게 송금하는 방식으로 대여하였다. 위와 같은 금융기관 대출로 인해 2020. 6.까지 발생한 대출채무의 이자 상당액은 30,457,024원이다.

한편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6. 12. 23.부터 2018. 11. 22.까지 합계 369,763,748원을 송금받았는데, 그 중 월급 명목으로 받은 174,763,748원을 제외한 나머지 195,000,000원은 위 대여금에 대한 변제조로 받은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 각 대여금의 합계 중 피고로부터 일부 변제받은 195,000,000원을 제외한 727,553,772원(= 727,333,000원 + 164,763,748원 + 30,457,024원 – 19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2013. 9.부터 2019. 5.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① 2019. 3.치 월급의 일부인 2,506,280원, ② 2013. 9.부터 2019. 5.까지의 근무기간에 대 한 퇴직금 31,625,000원, ③ 2019년 근로소득 원천징수세액 중 차감징수세액 1,804,250원(이하 위 ①~③항을 통틀어 ‘급여 등’이라 한다)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는 2019. 6. 7.부터 2020. 6.까지 피고의 자문위원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④ 2019. 9.부터 2020. 6.까지의 자문료 55,00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⑤ 2019. 4.부터 2019. 10.까지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며 지출한 경비 2,911,178원 또한 지급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93,846,708원(= 2,506,280원 + 31,625,000원 + 55,000,000원 + 1,804,250원 + 2,911,178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다.

3)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총 821,400,480원(= 727,553,772원 + 93,846,708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그 중 일부인 34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원고는 피고의 대표자 사내이사 C의 동업자로서 피고 회사를 함께 운영하였다. 원고가 주장하는 대여금은 피고 회사의 운영을 위해 지출된 투자금이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경영자 또는 임원의 지위에 있었을 뿐 피고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급여, 퇴직금 등의 청구는 이유 없고, 이 사건 자문계약은 원고의 비밀유지의무 위반 등으로 인해 2019. 10.경 파기되었으므로 위 자문료의 지급 청구도 이유 없다.

3.

판단

가.

대여금 청구에 대한 판단

1)

원고가 피고에게 2013. 8.부터 2018. 11. 22.까지 합계 892,096,748원(이하 ‘이 사건 지급금’이라 한다)을 송금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2)

그런데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 13호증, 을 제1, 1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하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지급금이 대여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다른 증거가 없다. 결국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차용증, 소비대차계약서 등 원고가 주장하는 대여약정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가 들고 있는 원고와 C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도 C이 원고에게 ‘돈이 부족하다’, ‘돈을 보내달라’고 말하거나, 이에 원고가 C에게 ‘돈을 마련해 보겠다’, ‘이체했다, 송금했다’고 말하는 내용에 불과할 뿐이고, 더 나아가 지급한 금원의 성격이 대여금에 해당한다는 점을 추단하기 부족하다.

②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지급금의 변제기나 이자, 담보 등 통상적인 대여관계에서 정하는 대여조건도 정해진 바 없다. C이 원고에게 보낸 ‘오늘 RCMS하고 1000만 원이라도 카드론 갚자’, ‘그리고 미안하지만 SMD는 2개월 넘는 기간에 5천 넘게 준다. 근데 너나 나 쪽에는 늘 뒷전이라서 좀 그랬다. 너 돈을 먼저 챙겨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올해 안에 5000만 원은 갚자. 고맙다~’라는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도 피고가 원고의 대여금을 변제하겠다는 약속이라기보다는, 피고 회사의 채무를 함께 갚아나가자고 독려하거나, 원고가 투자금 마련을 위해 외부에서 대출받은 채무를 우선적으로 상환하도록 노력해보겠다는 취지에 가까워 보인다.

③

피고가 원고에게 2016. 12. 23.부터 2018. 11. 22.까지 합계 195,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위와 같은 금전의 지급이 반드시 대여금의 변제라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원고는 C과 피고의 사업을 동업하는 동시에 장기간 연인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더하여 원고와 C 사이에 위 기간 동안 수십회에 걸친 다액의 금전 거래가 있던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이는 연인관계에서 특별한 대가관계 없이 서로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구체적인 명목을 특정하지 않고 지급한 것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④

원고는 피고의 사장, 부사장, 기술최고책임자 등의 명칭을 사용하면서 C의 동업자로서 피고의 사업 진행 방향에 대해 상의하거나 스스로 피고의 경영상 결정 내리는 등 C과 함께 피고를 운영해왔다. 원고는 2014. 3. 1. C과, 당시 피고의 발행주식 20,000주 중 약 49.5%에 해당하는 9,900주를 190,000,000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의 예상 수익 및 수익 회수 일정 등을 정리하여 C과 공유하였고, C에게 ‘자금도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라고 말하거나, C이 돈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말하자 스스로 ‘일단 그럼 집담보서류 진행해보겠다’라고 말하는 등 이 사건 지급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원고도 이 사건 지급금이 피고의 사업자금으로 사용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는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아 대출금을 피고에게 송금하거나, 피고로부터 형식적으로 지급받은 급여의 대부분을 다시 피고에게 송금하였는데, C 또한 원고와 마찬가지로 급여를 제대로 받지 않고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아 대출금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지급금은 피고의 주장과 같이 C의 동업자인 원고가 피고의 사업에 투자한 투자금에 가까워 보인다.

나.

급여 등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2)

판단

원고가 2019. 1. 2.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2013. 9. 1.부터 피고의 사업장에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사실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비등기임원으로서 C과 함께 피고를 경영하여 왔을 뿐,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왔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급여 등의 청구는 이유 없다.

①

원고는 피고의 사장, 부사장 또는 기술최고책임자의 직함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해왔고, C의 동업자로서 피고의 사업 진행 방향에 대해 상의하거나 스스로 피고의 경영상 결정을 내려왔으며, 피고 회사에 약 8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투자한데다가, 피고 회사 전체 발행 주식의 49.5%에 달하는 주식을 매수한 사정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②

2019. 1. 2. 이전에는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거나, 기타 근무기간, 근무시간, 근무장소, 급여 등 근무조건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듯이, 원고는 2015. 3. 11.부터 2017. 8. 13.까지 피고로부터 지급 받은 합계 약 174,763,748원에 달하는 급여 명목의 돈의 대부분을 다시 피고에게 반환하였는바, 실제로 피고로부터 정기적인 급여를 지급받아왔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③

피고는 2019. 1. 2.자 근로계약서에 대하여 원고의 퇴사협의를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계약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앞서 살핀 원고의 실질적 지위 및 위 계 약서가 원고가 피고의 업무를 시작한 지 6년이 넘은 시점에 작성된 것인 점, 실제로 해당 근로계약서가 작성된지 4개월 만에 원고를 피고의 자문위원으로 하는 새로운 자문계약서가 작성된 점 등을 종합하면 이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형식적으로 작성된 계약서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위 계약서의 존재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계약내용과 같은 근로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④

원고는 2021. 7. 8. 피고를 상대로 근로기준법 제36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진정사건에서 고용노동부는 원고가 피고의 임원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일정한 사무의 위임을 받아 수행한 자로서,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여 위 진정사건이 행정종결되었다.

다.

자문료, 경비 청구에 관한 판단

1)

위임계약의 각 당사자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의하여 특별한 이유 없이도 언제든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따라서 위임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타방 당사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임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의사표시에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기한 임의해지로서의 효력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다71411 판결 참조).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9. 6. 7. 원고에게 월 5,500,000원의 자문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자문계약이 체결된 사실, 이 사건 자문계약은 원고의 비밀유지의무 위반 등을 계약 해지사유로 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가 2019. 10. 1. 원고에게 비밀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자문계약의 해지 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은 원고를 사문서위조,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진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제출하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해지통보가 이 사건 자문계약에서 정한 비밀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하는 해지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라도, 이 사건 해지통보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기한 임의해지로서의 효력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자문계약은 위 무렵 해지되었으므로, 위 해지 이후의 자문료를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2)

한편 갑 제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업무 경비로 2,911,178원을 지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 또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옥(재판장) 염혜수 조호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