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 법인은 노인복지시설의 설치・운영 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노인복지시설인 C요양원 및 D복지센터(이하 위 요양원과 복지센터를 합하여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를 설치・운영하는 자이고, 원고는 2016. 12. 1.부터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 임명되어 근무한 자이다.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
피고 법인은 2020. 12. 5.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시설장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을 결의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임결의'라 한다), 2020. 12. 9. 원고에게 위 해임사실을 통지하였으며, 위 통지는 2020. 12. 10.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법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고, 이 사건 해임결의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및 이 사건 시설에 관한 운영규정과 취업규칙(이하 '운영규정' 또는 '취업규칙'이라고만 한다) 등에서 정한 해고규정을 준수하여야 하는데, 피고 법인은 원고에게 해임(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고, 이 사건 해임 결의시 원고로 하여금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운영규정 제63조와 취업규칙 제40조를 위반하였다. 아울러 피고 법인의 정관 제27조 제3항에 따르면 이사회를 소집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표이사가 회의목적을 명시하여 회의 개최 7일 전까지 각 이사에게 통지하여야 하는데, 피고 법인의 대표이사는 2020. 12. 5.자 임시이사회의 개최를 각 이사에게 통지할 때, '원고에 대한 해임의 건'을 회의목적으로 명시하지 아니하고 단지 '시설장에 관한 건'으로만 기재하였는바, 이는 피고 법인의 위 정관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피고 법인이 주장하는 원고에 대한 해임(해고)사유는 운영규정 및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 법인의 승인 없이 원고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사안으로서 원고에게만 책임을 지울 수 없으며, 대부분 추가적인 행정조치나 처분을 받지 않고 이미 해결된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정당한 해임(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해임결의는 위와 같은 절차상・내용상 하자로 인하여 무효이다.
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해고규정 위반 주장에 대하여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9 내지 12, 15 내지 17, 19, 20, 22 내지 26, 32, 34, 6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E교회는 산하에 사회복지법인인 F복지재단과 피고 법인을 두고 있는데 원고는 2013. 11.경 F복지재단이 설치・운영하는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인 G의 시설장으로 임명되었다가 위 교회의 담임목사이자 F복지재단의 대표이사 겸 피고 법인의 대표이사인 H에 의하여 2016. 12. 1.자로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 임명된 사실, 이 사건 시설의 '지문인식 출・퇴근 기록기'에 의하여 원고의 출・퇴근 시간이 기록되고 있었고, '근무마감표'에는 원고의 출근현황이, '개인근무상황부'에는 원고의 휴가사용현황이, '출장 및 외근상황부'에는 원고의 출장 및 외근 현황이 각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피고 법인 측의 총괄이사 또는 사무장에게 이 사건 시설의 직원, 입소 어르신의 현황(현 인원 및 증감 등), 업무계획 등에 관한 주간 보고하였고, 2020. 7. 1. 피고 법인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I에게 이 사건 시설의 월별 정산내역, 월별 직원 및 입・퇴사 현황, 세입세출결산내역 등을 보고하기도 한 사실, 피고 법인은 '대표이사 지시 통지'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시설의 장인 원고를 수신 자로 하여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한 긴장과 노력유지', '요양원의 프로그램실 운영방안 변경'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발송한 사실, 원고가 기본급 및 수당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 급여를 정기적으로 지급받았고, 근로소득세 등이 원천징수되었으며,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이 공제된 임금을 받은 사실 등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본 증거들, 갑 제13, 14, 18, 28호증, 을 제5,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법인의 근로자라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피고 법인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법인의 정관 제26조 제7호에서 '이사회는 법인이 설치한 시설의 장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운영규정 제38조에서 '시설장 임면사항'이라는 표제로 '사회복지법(현 사회복지사업법)에서 규정하는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한 자로 재단의 인사규정에 의거 이사회의에서 임면을 결정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을 뿐, 피고 법인의 정관, 운영규정 및 취업규칙은 이 사건 시설의 장에 대한 피고 법인의 지휘・감독 등 이 사건 시설의 장이 피고 법인의 근로자로 볼 만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오히려 운영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시설의 직원 임용은 시설장에 의해 행해지고(운영규정 제40조), 시설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은 서류심사 후 면접을 통하여 시설장이 채용하며(운영규정 제41조 제1항), 시설장은 직원에 대하여 징계위원회(시설장이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이다)를 거쳐 징계처분을 하거나, 법인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직위해제 또는 직권면직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운영규정 제55, 56, 68, 69조). 또한 피고 법인의 정관에 따르면 피고 법인의 회계는 법인에 속하는 법인 일반회계와 시설운영에 속하는 시설회계 등으로 구분되고, 법인의 매 회계연도 사업계획 및 예산은 대표이사가, 시설의 사업계획 및 예산은 시설의 장이 각각 작성하여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주무관청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정관 제8, 11조). 아울러 운영규정에서는 이 사건 시설의 예산, 결산 및 회계, 물품관리, 후원금관리 등에 관한 모든 규칙은 사회복지법인 재무・회계규칙(현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 규칙)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는데(운영규정 제123 내지 125조), 위 규칙에서는 위와 같은 관리권한이 시설의 장에게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피고 법인의 정관, 운영규정 및 취업규칙에서는 시설장인 원고가 이 사건 시설의 인사, 회계, 자산관리 등 운영에 관하여 포괄적인 업무집행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사회복지사업법에서는 노인복지법에 따른 각종 복지사업과 이와 관련된 복지시설의 운영 또는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사회복지사업', 사회복지사업을 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을 '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사업을 할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을 '사회복지시설'이라고 각 정의하면서(법 제2조), 사회복지법인의 이사는 법인이 설치한 사회복지시설의 장을 제외한 그 시설의 직원을 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점(법 제21조 제1항, 피고 정관 제22조 제1항에도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다), 시설장은 사회복지법(현 사회복지사업법)에서 규정하는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한 자를 피고 법인의 인사규정에 따라 임명하는 점(운영규정 제38조 및 취업규칙 제11조), 시설장은 위와 같이 피고 법인의 인사규정에 따라 임명되는 반면 직원은 운영규정 및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채용되는 점(운영규정 제41조, 제42조 및 취업규칙 제2장 제1절), 시설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은 입사 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운영규정 제45조 제1호, 시설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반면 시설장에 관해서는 그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원고도 피고 법인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에다가 앞서 본 시설장의 권한을 더하여 보면, 시설장은 직원과 구별하여 이사와 유사한 지위를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피고 법인의 정관, 운영규정 및 취업규칙 등에서는 이 사건 시설의 인사, 회계, 자산관리 등 운영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을 시설장인 원고에게 위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록 원고가 피고 법인 측에게 직원이나 입소자의 현황, 업무계획, 정산내역, 세입세출결산내역 등을 보고하였고, 피고 법인으로부터 일정한 지시사항을 전달받았다고 하더라도,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을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보고하여야 하고(민법 제683조), 위임관계에서도 위임사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시가 필요하므로, 원고가 피고 법인 측에 업무에 관한 보고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서 피고 법인 측이 일정한 정도의 업무처리내용을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시설의 인사, 회계, 자산관리 등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업무를 처리하는 원고를 근로자라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갑 제57, 59, 60, 61, 80호증 등)만으로는 위와 같은 위임관계를 부인할 정도로 피고 법인이 원고의 업무집행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원고가 G의 시설장에서 면직되고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 임명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지 원고에게 부여된 위임사무의 대상시설이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시설장은 상근하여야 상황에서(법 제35조 제1항) 원고의 출근이나 휴가, 외근 현황 등이 기록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를 통제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위임계약의 경우에도 기간으로 보수를 정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686조 제2항 단서), 매월 원고가 기본급 및 각종 수당이 포함된 보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보수가 위임사무의 처리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근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관 위반 주장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법인의 대표이사가 2020. 11. 23. 이사회 소집통지를 하면서 이 사건 해임결의에 대하여 그 안건을 '원고에 대한 해임의 건'이 아닌 '시설장에 관한 건'이라고 기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법인의 정관 제28조 제1항에는 '이사회는 이 정관에서 따로 정한 바를 제외하고는 재적이사 과반수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이사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2020. 12. 5. 개최된 임시이사회에 이사 8인 중 5인이 참석하여 모두 이 사건 해임결의에 대하여 찬성한 점, ② 위 이사회 구성원들이 이 사건 해임결의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해임결의에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여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내용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시설장인 원고는 피고 법인으로부터 이 사건 시설의 인사, 회계, 자산관리 등 운영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받았으므로 원고와 피고 법인 사이의 법률관계는 위임관계라고 할 것이고, 그렇다면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가 포함된 이 사건 해임결의에 관해서는 민법 또는 피고 법인의 정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법인의 정관에는 '이사회는 법인이 설치한 시설의 장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한다'는 규정 외에 달리 시설장의 해임사유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민법 제689조 제1항에서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서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법인의 이사회가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한 이상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에 대한 해임사유가 부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결의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김동석 이은경
각주1) 취업규칙 제11조에도 같은 내용의 규정이 있다.
각주2) 일정한 경우 시설장은 그 채용을 취소할 수도 있다(운영규정 제41조 제6항).
각주3) 취업규칙 제12조 제2항에서는 직원의 채용시기, 채용기준, 선발방법 기타 절차는 필요에 따라 별도로 시설의 장이 결정한다고 되어 있다.
각주4) 취업규칙에 따르면, 이 사건 시설은 직원의 징계나 포상 기타 중요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할 수 있고, 시설장이 위 위원회의 위원장이 된다(취업규칙 제42조 제1항).
각주5) 운영규정 제122조에도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각주6) 피고와 이 사건 시설의 사이의 위임전결규정에 의하더라도 인사, 회계, 자산관리 등 업무의 전결권한이 상당 부분 원고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