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수원시 권선구 C에서 자동차 세차업을 운영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5. 6. 10.부터 2018. 9. 30.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었다가 퇴직한 근로자이다.
피고는 2018. 11. 1.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8. 12. 4.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진정을 하였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2019. 3. 26. 피고가 원고에게 7,720,964원의 퇴직금을 체불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 D은 2019. 7. 5.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근로자인 원고의 퇴직금 9,720,964원을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고, 수원지방법원 2019고정1624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D은 수원지방법원 2020노2556호로 항소하였지만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2020. 12. 8.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7, 11, 1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7,720,96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최종 근로를 제공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8.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2017. 12.경 원고와 사이에 매월 임금 2,700,000원과 함께 퇴직금 300,000원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2018. 2. 1.부터 2018. 10. 1.까지 9회에 걸쳐 퇴직금으로 합계 2,700,000원(= 매월 300,000원 × 9)을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는 매월 2,700,000원을 임금으로 수령하였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월 임금 3,000,000원이 아닌 2,700,000원을 기준으로 원고의 퇴직금을 계산하면 8,748,868원인바, 여기에서 ① 피고가 위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2018. 2. 1.부터 2018. 10. 1.까지 지급한 퇴직금 2,700,000원, ② 2018. 11. 1. 지급한 퇴직금 2,000,000원, ③ 원고의 월 임금이 1,300,000원으로 신고되어 피고가 원천징수하지 못하고 원고에게 지급한 4대보험료 상당 금원 4,511,979원을 공제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피고가 위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한 돈을 퇴직금으로 볼 수 없다면 원고는 무효인 약정에 기하여 법률상 원인 없이 위 돈을 수령한 것으로서, 원고는 피고에게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을 상계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하는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한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봄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의 형식만을 취한 것일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판단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한 2,700,000원의 공제 내지 상계 주장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주장과 같이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위 약정이 법령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위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였다는 2,700,000원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있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작성의 원고에 대한 2018. 1.부터 2018. 9.의 급여대장 중 ‘퇴직금 분할 선지급’란에 매월 300,000원을 지급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가 2018년부터 매월 임금과 함께 퇴직금 명목으로 300,000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는 취지가 포함된 근로계약서 등 객관적인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 점, ② 피고는 원고의 급여를 원고 배우자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는데, 피고가 퇴직금을 지급하기 시작하였다는 시점 이후에도 퇴직금 명목의 월 30만 원이 별도로 송금된 것은 아니어서 원고가 지급받은 금원 중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의 액수를 확인할 수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퇴직금 명목으로 금원을 수령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상계항변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대보험료 4,511,979원 공제 주장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임금을 지급하면서 월 임금 1,300,000원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된 4대보험료를 공제하고 나머지 금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실제로 지급한 임금(다만 2018년도의 월 임금은 피고 주장과 같은 2,700,000원으로 산정함)을 기준으로 하여 피고가 원천징수하였어야 할 4대보험료를 산정하면 피고가 4,511,979원을 원고에게 지급한 돈에서 추가로 공제하였어야 하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위 4,511,979원의 4대보험료를 납부하였다거나 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납입고지를 받았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4,511,979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거나 위 금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강태훈(재판장) 정하경 박선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