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휴업수당 미지급' 부분), 양형부당
당심의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점
'무급휴가 실시'에 대한 동의 여부
2018. 11. 5.부터 진행된 '무급휴가 실시'에 대하여 피고인도 동의하였으므로 무급휴가 기간 동안에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그 자체로 휴업수당에 관한 미래의 임금채권을 사전에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근로관계에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하여 임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정하거나 이를 포기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기준을 어기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을뿐더러(대법원 1976. 9. 28. 선고 75다801 판결 참조), 임금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이를 종전보다 불리하게 변경하기 위해서는 임금포기와 관련하여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 이에 관한 근로자의 명백한 의사표시가 요구된다.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사실상 잠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헌법이 보장한 근로자의 근로권과 그 대가인 임금 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합의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이를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6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제1항의 기준에 못 미치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 말하는 '노동위원회의 승인'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휴업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휴업수당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지급하기 위한 요건일 뿐, 이 사건과 같이 휴업수당의 포기 약정에 따라 휴업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필요한 요건은 아니다. 따라서 원심의 이 부분 설시는 적절하지 않으나, 이는 이 사건의 결론에 하등의 영향이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8. 10. 30.경 직원 회의를 통해 '앞으로 1주일씩 무급휴가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 사실은 인정되나, 더 나아가 E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를 받거나 설명한 내용을 문서로 작성하지도 않았음은 명백하다. 결국 피고인의 위와 같은 제안은 회사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무급휴가 실시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거나 공지한 것에 불과할 뿐, 이를 두고 피고인과 E 사이에 휴업수당 포기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였다거나 E의 진정한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더군다나, 휴업수당 포기에 관한 명백한 의사표시가 없었던 이 사건에서, E을 비롯한 다른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무급휴가 실시 통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 없이 근로관계를 유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장래에 발생할 휴업수당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상여금청구권 포기'에 관하여 판시한 대법원 1999. 6. 11. 선고 98다22185 판결 참조).
마지막으로, 피고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근로자들의 생각이나 의사는 개별적으로 다를 수 있으므로, 다른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선뜻 수긍하였다는 사정만으로 E의 경우에도 동일하였던 것으로 취급해서도 아니 된다.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퇴직 시기
'퇴직'은 근로관계의 종료를 뜻하는 것으로서 계약관계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처음 '고용'하여 근로관계를 맺을 때와 마찬가지로 퇴직 시에도 사용자와 근로자의 쌍방 의사의 합치에 따라 법률관계를 종료시킬 것이 요구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이 2018. 11. 22.자로 피고인에게 퇴직 의사를 밝히는 문자메세지를 보내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즉시 수락하는 대신 E의 퇴사를 만류하거나 보류시키는 취지의 문자메세지를 보낸 사실, 이에, E이 그 다음날인 2018. 11. 23.자로 재차 피고인에게 '2018. 11. 26.(월요일) 월차 신청'을 요청하는 문자메세지를 보낸 사실, E은 2018. 12. 3. 다시 한번 피고인에게 "회사 나가겠다('퇴사하겠다'는 뜻임). 내일 나가서 인수인계하겠다."는 문자메세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E의 퇴사를 알리는 2018. 11. 22.자 문자메세지에 대하여 피고인이 확답을 주지 않은 이상 그 날짜에 둘 사이에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성립한 것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이 당심에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E이 2018. 12. 3. 피고인에게 '내일 마무리하러 가니 무급휴가 풀어달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역시 이 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에 부합하는 정황증거이다. 그때까지도 E과 피고인 사이에 근로관계가 유지됨을 전제로 일방적인 무급휴가의 철회를 요청한 것임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의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고의를 인정한 데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의 점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 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E이 체당금 700만 원을 지급받았다는 사정은 원심 판결 이전에 이미 현출된 사정이다).
그 외, 이 사건 범행 경위와 내용, 체불금품 액수가 결코 적지 아니한 점, 범행의 동기, 그 수단과 결과, 동종 범죄 전력,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기타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직업, 가족관계, 경제형편, 건강상태 등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한다.
판사 서영효(재판장) 함종식 강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