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7. 21. 선고 2020노667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E, 피고인 주식회사 F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E, 피고인 주식회사 F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 E이 '단순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없는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 인력을 피고인 주식회사 F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등 취업활동 자격이 없는 외국인 인력을 '고용'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나)

그런데 우선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대표자인 피고인 E은 K을 운영하는 A와의 사이에 근로자파견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외국인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A로부터 이들을 파견 받아 피고인 주식회사 F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였을 뿐, 피고인 E, 피고인 주식회사 F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대표자인 피고인 E이 외국인 인력을 직접 '고용'한 사실이 없다.

(다)

가사 피고인 E이 외국인 인력을 고용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F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 E이 고용한 재외동포 외국인 인력이 피고인 주식회사 F에서 한 업무는 출입국관리법령이 금지하고 있는 취업활동 영역인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 E 및 피고인 주식회사 F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고용' 및 '단순노무행위'의 의미 및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 E, 피고인 주식회사 F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피고인 E: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주식회사 F: 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G, 피고인 H 주식회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G, 피고인 H 주식회사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 G이 단순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없는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 인력을 피고인 H 주식회사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등 취업활동 자격이 없는 외국인 인력을 '고용'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 H 주식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G은 K을 운영하는 A와의 사이에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고 외국인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A로부터 이들을 파견 받아 피고인 H 주식회사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였을 뿐, 피고인 G, 피고인 H 주식회사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H 주식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G이 외국인 인력을 직접 '고용'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 G 및 피고인 H 주식회사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고용'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 G, 피고인 H 주식회사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피고인 G: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H 주식회사: 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E, 피고인 주식회사 F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E

피고인은 2016. 9. 1.경 화성시 N에 있는 '주식회사 F' 박스공장에서, A를 통해 단순 노무 활동에 종사할 수 없는 체류자격(F-4)을 가진 우즈베키스탄인 AB(AB)를 고용하여 노무 활동에 종사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8. 1. 20.경에 이르기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 내용과 같은 방법으로 총 154회에 걸쳐 취업활동 자격이 없는 외국인 8인을 고용하였다.

(2)

피고인 주식회사 F

피고인은 2016. 9. 1.경부터 2018. 1. 20.경까지 피고인의 대표자인 E이 위 (1)항과 같이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 8인을 고용하여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일부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에서 설시하고 있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E, 피고인 주식회사 F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피고인 E이 외국인 인력을 '고용'하였는지

(가)

관련법리

출입국관리법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에 대한 고용을 금지하고 있고(제18조 제1, 3항), 이를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제94조 제9호).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에서 말하는 '고용'이라 함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고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8도3690 판결 참조).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E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①

'근로자공급사업'이라 함은 공급계약에 따라 근로자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사업을 말하고(직업안정법 제2조의2 제7호 본문)<1>, '근로자공급계약'이라 함은 근로자를 공급하는 공급사업자와 공급을 받는 사용사업자 사이에 근로자공급을 약정하는 계약을 말한다. 이러한 근로자공급사업 또는 근로자공급계약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공급사업자와 근로자간에 고용 등 계약에 의하거나 사실상 근로자를 지배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고, 공급사업자와 공급을 받는 사용사업자간에 제3자의 노무제공을 내용으로 하는 공급계약이 있어야 하며, 근로자와 공급을 받는 자간에는 사실상 사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5. 6. 11. 선고 84도2858 판결,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157 판결 등 참조).

②

아래와 같은 각 사정 및 사실을 종합하면, K을 운영하는 A와 피고인 주식회사 F는, 근로자공급계약의 당사자로서 A는 근로자를 공급하는 공급사업자, 피고인 주식회사 F는 A로부터 근로자를 공급받는 사용사업자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 A가 운영하는 K은 '인력알선공급' 사업을 사업종목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마친 업체이다(수사기록 783면).

㉡ A는 취업을 위해 K을 찾아온 외국인들로부터 신분증을 받아 이를 복사하고, 이를 기초로 생년월일, 체류자격 등 인적사항을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외국인인력을 관리하였다(수사기록 776, 1095, 1118, 1654면, 이는 A가 피고인 E, 피고인 G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주식회사 F의 요청에 따라 2016. 9. 1.부터 2018. 1. 20.까지 사이에 154회에 걸쳐 8명의 외국인 근로자만을 반복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박스공장에 보내고, 피고인 H 주식회사의 요청에 따라 2016. 6. 2.부터 2018. 10. 9.까지 사이에 674회에 걸쳐 11명의 외국인 근로자만을 반복하여 피고인 H 주식회사에 보냈다는 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들은 인력이 필요한 경우 A에게 연락하여 바로 다음날 필요한 외국인 인력을 작업장에 보내달라고 말하였고, 이에 따라 A는 다음날 필요한 인력을 요청업체에 보내 준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들은 일하러 온 근로자들의 인원수와 성별 정도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그들의 체류자격 등 신원과 관련한 확인작업을 하거나 이를 정리하여 관리한 사실이 없다(수사기록 777, 1095, 1656, 1717면 참조).

㉢ 위와 같은 관리를 기초로 A는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업체로부터 당해 업체에서 일할 근로자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오면 이에 응하여 적합한 외국인 근로자를 업체에 보내어 일하게 하였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을 요청업체에 보낼지를 A가 결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임금, 근로시간, 근로장소에 관하여는 외국인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 아니라 A와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 사이의 협의에 의하여 결정되었다(수사기록 774, 859, 1095면).

㉣ A는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들에 외국인 근로자를 보내는 경우 그들에게 작업확인영수증을 가져가게 하고, 당일 작업 종료 후 그들이 인력요청업체들로부터 확인서명을 받아 이를 다시 가져오면 그들에게, A 자신과 인력요청업체와의 사이에서 이미 정해진 근로자 1인당 노임 단가에서 10%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고, 약 1달을 기준으로 A 자신이 인력요청업체에 보낸 일자, 근로자의 이름, 직종, 노임단가를 정리한 근로자일정표(또는 근로자파견서)를 인력요청업체에 보내 이를 확인한 인력요청업체로부터 인력공급에 대한 대가<2>를 지급받았다.

㉤ A가 인력요청업체로부터 지급받는 위와 같은 대가에는 A의 수익<3>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A가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로부터 인력공급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는 과정에서 A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는데, 그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으로 A 자신의 수익(노임단가의 10%) 합산액 만을 기재한 것이 아니라 수익이 포함된 노임단가 전부의 합산액을 기재하였다.<4> 나아가 A는 위와 같은 대가 뿐만 아니라 이에 부가가치세까지 더한 금액을 인력요청업체로부터 지급받은 경우도 있었다(수사기록 1159, 1162, 1166, 2096면).

㉥ A가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들과 인력요청업체 사이에서 직업을 소개하거나 일자리를 알선한 것일 뿐이라면, 소개(알선) 수수료를 받으면 되지 인력요청업체들로부터 전체 근로자들의 임금을 포함한 돈을 받고, 이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이유가 없다. 특히 단순한 소개(알선)라면, A로서는 인력요청업체들로부터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는 위험을 부담할 필요도 없고, 인력요청업체들의 입장에서도 A에게 근로자의 임금과 A의 수익이 포함된 대가 전부를 지급함으로써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미지급의 위험을 부담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도 인력요청업체들로부터 임금을 직접 지급받지 아니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A와 인력요청업체 사이의 결제(정산)방식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4두2089 판결 참조).

㉦ K을 운영하는 A가 인력요청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업체들에 보내는 근로자의 수가 1일 약 100명에 이르고, 그로 인하여 매일매일 지급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일당 합계액은 1,000만 원이 넘는바(수사기록 1079, 1654면), 이러한 A의 K을 통한 사업의 규모에 비추어 보아도 그 사업은 단순한 일자리 알선업이라기 보다는 근로자공급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 피고인 주식회사 F, 피고인 H 주식회사와 같은 인력요청업체와 각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없다.

㉨ A가 외국인 근로자들을 관리하면서 그 중 누구를 어떤 인력요청업체에 그 노임을 얼마로 하여 보낼 것인지를 정하였고,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노임의 지급주체도 A인 점{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임금직접지급의 원칙(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까지 보태어 보면, 외국인 근로자, A,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들 사이에 K의 운영자인 A가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신해 인력요청업체로부터 임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5>}에 비추어 보면, A와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는 사실상 고용관계 내지는 사실상 외국인 근로자를 지배하는 관계에 있다 할 것이다.

㉩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K을 운영하는 A와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 사이에는 외국인 근로자의 노무제공을 내용으로 하는 인력공급계약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에 따라 인력요청업체와 공급된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는, 인력요청업체가 외국인 근로자를 지시하여 인력요청업체가 필요로 하는 노무에 종사하게 하는 사실상 사용관계에 있었다 할 것이다.

③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으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의 관계를 두고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고용관계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인바(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8도3690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은 A와 피고인 주식회사 F, 피고인 H 주식회사와 같은 인력요청업체 사이에 존재하는 근로자공급계약 관계는 파견법이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거나 이에 준하는 계약관계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인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와 근로자공급계약에 따라 공급된 외국인 근로자의 관계를 두고 출입국관리법이 규정하고 있는 고용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일반적으로 '고용'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을 의미하는바(민법 제655조),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A로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을 공급받은 피고인 주식회사 F, 피고인 H 주식회사와 같은 인력요청업체에게, A에게 인력공급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사가 아닌 공급받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그들이 제공한 노무에 대한 보수를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와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고용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따라서 피고인 E, 피고인 주식회사 F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주식회사 F에서 한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가 출입국관리법령이 금지하고 있는 취업활동 영역인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하는지

(가)

관련 법령

1)

관련 법령의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6>

<7>

2)

위와 같이 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3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7조의2 제3항에 의거하여 법무부장관은 '재외동포(F-4) 자격의 취업활동 제한범위 고시'를 통해 재외동포(F-4) 체류자격자의 취업활동 제한에 관한 구체적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2015. 2. 1. 이전에 시행되던 법무부고시(제2010-297호)는 '제품 단순 선별원'과 '그 외 제조 관련 단순 종사원'을 재외동포 체류자격자의 취업이제한되는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하는 세부직업'으로 분류하였으나, 2015. 2. 1.부터 시행된 법무부고시(제2015-29호)는 '제품단순선별원'과 '그 외 제조 관련 단순 종사원'을 재외동포(F-4) 체류자격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하는 세부직업'에서 삭제하였고, 이는 2018. 3. 26.부터 시행된 현행 법무부고시(제2018-70호)도 동일하다.

3)

위와 같은 관련법령에 따르면, 결국 재외동포(F-4) 체류자격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단순노무행위'는,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른 단순노무행위 중 법무부장관이 별도로 범위를 지정하여 고시한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하는 세부직업'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할 것이다.

(나)

검사는,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대표자인 피고인 E이 우즈베키스탄인 AB 등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가진 8명의 근로자로 하여금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박스제조공장에서 단순노무행위에 종사하게 하였고, 그 단순노무행위가 법무부고시 제2015-29호(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에 따라 재외동포(F-4) 체류자격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단순노무행위 중 '하역 및 적재 관련 단순 종사원(92101)'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그 대표자인 피고인 E을 기소한 것으로 보이는바(수사기록 1641면), 과연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박스제조공장에서 일한 AB 등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가진 8명의 근로자가 수행한 업무가 이 사건 고시에 따라 취업이 제한되는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여러 증거들(피고인 주식회사 F와 피고인 E이 제출한 증제2호증 포함)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AB 등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가진 8명의 근로자가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박스제조공장에서 수행한 업무는 한국표준직업분류 중 단순노무행위에는 해당한다 할 것이나, 이는 그 중 '하역 및 적재 관련 단순 종사원(92101)'의 직무(업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제조 관련 단순 종사원(93009)'의 직무(업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결국 이 사건 고시에 따라 취업이 제한되는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①

피고인 주식회사 F에서 일한 남성 외국인 근로자들은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박스제조공장에서 『포장박스에 풀을 붙일 수 있도록 칼선이 된 부분을 망치 또는 기계를 이용하여 깨끗하고 정교하게 떼어내는 작업인 이른바 '시야기' 작업을 주로 하면서 부수적으로 그 과정에서 떨어진 파지를 청소하고, 부피가 큰 포장 상자를 핸드빠렛트에 적재하여 필요한 다음 공정으로 이동시키는 작업』 을 하였다(수사기록 1092, 1578면).

②

한국표준직업분류(수사기록 671면 이하 참조)에서 정하고 있는 분류번호와 업무의 내용, 예시 작업 등에 비추어 보면, '하역 및 적재 관련 단순 종사원(92101)'이라고 함은 운송 관련 단순 노무에 종사하는 자 중 각종 제조업체, 시장, 부두, 화물운송업체 등에서 완성된 상품을 포장, 선적, 하역 및 적재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 다시 말해 그 주된 업무가 운송과 관련한 완성된 상품의 포장, 선적, 하역 및 적재인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그 외 제조 관련 단순 종사원(93009)'은 제품 제조와 관련된 육체적 단순 반복 작업을 담당하거나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로 제품 제조와 관련하여, 작업장 및 설비를 청소하거나 원재료 및 제품을 적재, 운반하는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 주식회사 F의 박스제조공장에서 남성 외국인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시야기 작업', 그 과정에서 떨어진 파지를 청소하는 작업, 부피가 큰 포장상자를 핸드빠렛트에 적재하여 필요한 다음 공정으로 이동시키는 작업)는 완성된 상품의 운송과 관련된 것이라기 보다는 제품(박스) 제조와 관련한 육체적 단순 반복 작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한국표준직업분류 중 '하역 및 적재 관련 단순 종사원(92101)'이 아닌 '그 외 제조 관련 단순 종사원(93009)'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④

그런데 이 사건 고시에서 '그 외 제조 관련 단순 종사원'을 재외동포(F-4) 체류자격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하는 세부직업'에서 삭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다)

따라서, 피고인 E 및 피고인 주식회사 F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역시 이유 있다.

3.

피고인 G, 피고인 H 주식회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G

피고인은 2016. 6. 2.경 화성시 이하 불상의 'H 주식회사'가 관리하는 건설공사 현장에서, A를 통해 단순 노무 활동에 종사할 수 없는 체류자격(F-4)을 가진 우즈베키스탄인 AC(AC)을 고용하여 노무 활동에 종사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8. 10. 9.경에 이르기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6 기재 내용과 같은 방법으로 총 674회에 걸쳐 취업활동 자격이 없는 외국인 11인을 고용하였다.

(2)

피고인 H 주식회사

피고인은 2016. 6. 2.경부터 2018. 10. 9.경까지 피고인의 대표자인 G이 위 (1)항과 같이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 11인을 고용하여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일부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에서 설시하고 있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G, 피고인 H 주식회사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위 2의 다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H 주식회사와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 고용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 H 주식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G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G, 피고인 H 주식회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각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의 가.항 및 위 3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2의 다.항 및 위 3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기만(재판장) 박정우 함종식

각주1) 다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근로자파견사업은 제외된다(직업안정법 제2조의2 제7호 단서)

각주2) 기본적으로는 정산기간 중 인력요청업체에 근로자를 보낸 횟수에 그들의 노임단가를 곱한 금액이 된다.

각주3) 근로자 1인당 노임단가의 10%이고, 이에는 근로자들을 인력요청업체의 작업장까지 데려다 주는 차비가 포함된 경우도 있다(수사기록 2093면).

각주4) 한편, A가 피고인 H 주식회사에 발행한 세금계산서에는 A가 한 사업의 업태가 ‘서비스업’, 종목이 ‘인력알선공급’으로 되어 있다.

각주5) 이는 A가 피고인 주식회사 F와 같은 인력요청업체인 AP 주식회사를 상대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A 자신이 대신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구상금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AP 주식회사에 근로자 인력을 공급하였음을 전제로 그 공급에 따른 인건비의 지급을 청구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더욱 그러하다(수원지방법원 2017가단10622).

각주6) 2019. 6. 11. 대통령령 제29818호로 개정되기 전에는 제23조 제6항에 규정되어 있었다.

각주7) 2017. 7. 3. 통계청고시 제2017-191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