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배전반 제작업, 전기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5. 8. 17.부터 2019. 10. 7.까지 원고에게 일용직 근로자로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피고가 퇴직 후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자 원고는 2019. 12. 31. 피고에게 퇴직금 등 14,030,535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7, 8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7. 1.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과 별도로 퇴직금 10,760원을 일당에 포함하여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2017. 1. 1.부터 2019. 10. 7.까지의 퇴직금 6,859,500원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위 약정이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한다면, 원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 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피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이므로 피고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2017. 1. 1.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1일 용역비 140,000원 중 퇴직금 10,760원을 구분하였고, ‘위 용역비에는 1년간 계속 근로할 것을 전제로 한 퇴직금 등이 모두 포함되어 피고는 퇴직금을 별도로 청구할 수 없다’고 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2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2015. 8. 17.부터 일당 110,000원, 2016. 5. 19.부터 일당 120,000원, 2016. 9.경부터 일당 13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 2017. 1. 1. 원고와 피고는 1일 용역비를 퇴직금을 포함하여 140,000원으로 약정하고 이를 지급받은 사실, 1일 용역비 중 퇴직금을 제외한 임금은 129,240원으로 종전 일당인 130,000원보다 피고에게 불이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2016. 9.경부터 지급받은 130,000원에는 격려금 10,000원이 추가된 것일 뿐 일당은 종전과 동일한 120,000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2016. 9.경 피고에게 격려금을 지급할 별다른 이유가 보이지 않는 점, 원고는 2016. 9.부터 2016. 12.까지 피고에게 130,000원을 계속 지급하였고, 시간외 근무수당을 산정하면서 일당 130,000원을 기준으로 한 점 등을 감안하면, 2016. 9.경부터 피고의 일당은 130,000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위 인정사실을 감안하면, 원고와 피고가 2017. 1. 1. 이후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은 실질적으로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따라서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을 피고에게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창성(재판장) 정회일 오연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