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5. 10. 선고 2021나7790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0,361,289원과 이에 대하여 2020. 3.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9. 10.경에 서울 강남구 C단지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철거공사를 수주받기 위하여 협의를 진행 중이었고, 원고는 건축 분야 특급 기술등급의 자격증이 있는 건설기술인이다.

나.

피고는 위 철거공사를 수주하게 되면 건축기사 자격증 소지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자격증 수첩을 제출받고,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10. 2.부터로, 임금을 월 400만 원으로 각 정한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2019. 9. 26. 원고에게 임금으로 400만 원을 송금하였을 뿐만 아니라(다만 위 400만 원은 피고의 은행계좌가 아닌 피고의 대표이사 D의 은행계좌에서 원고의 은행계좌로 이체되었다), 2019. 10. 2. 원고를 근로자로 하여 소득월액을 400만 원으로 기재하여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4대 보험을 신고하였다.

다.

그런데, 결국 피고는 위 철거공사를 수주하지 못하게 되자 2020. 3.경 원고에게 위 자격증 수첩을 돌려주었고, 피고의 철거공사 수주 실패로 인하여 원고는 실제 피고의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지는 못하였다.

라.

피고의 대표이사 D은 ‘피고의 사업장에서 2019. 10. 2.부터 2020. 3. 5.까지 일하고 퇴직한 원고에게 휴업수당 10,361,28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되어 2022. 12. 8. 벌금 15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정647),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 4, 6, 7호증, 을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9. 10. 2.부터 2020. 3. 5.까지 현장소장 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직하였는데, 피고는 휴업수당 2019. 11.분 1,509,677원, 2019. 12.분 ~ 2020. 2.분 매월 각 2,800,000원, 2020. 3.분 451,612원 등 합계 10,361,289원을 미지급하였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위 미지급 휴업수당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2)

피고

피고는 서울 강남구 C단지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철거공사를 수주받기 위하여 협의를 진행하던 중, 위 공사를 수주하였을 때 건축기사 자격증이 필요하여 이를 대비하기 위해 원고의 건축기사 자격증을 빌린 것이지 실제 원고를 고용하지 않았으며, 다만 형식상 고용주와 피용자 관계를 형성하고자 원고의 월급을 400만 원으로 정하여 세금신고를 하고 그에 따른 4대 보험을 가입해 주었을 뿐 원고도 피고 회사에 출근하여 근무하거나 피고가 진행하는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참여하여 업무를 진행한 사실이 없고, 이후 철거공사를 수주하지 못하게 되어 2020. 3.경 원고에게 건축기사 자격증을 돌려주었던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가 부당하다.

나.

판단

1)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대표이사 D이 원고의 사용자로서 휴업수당 10,361,289원을 미지급 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그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4 ~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와 같은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위 증거들에 의하면, 위 형사재판 과정에서 원고의 건축기사 자격증을 빌렸을 뿐이라는 피고 대표이사 D의 주장이 배척된 점, 피고가 원고의 건축기사 명의를 E협회에 등록함으로써 그 기간 동안에는 원고는 위 자격증을 이용하여 다른 회사에 취업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인정되고, 이러한 사정 및 앞서 인정한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는 2019. 10. 2.부터 2020. 3. 5.까지 원고를 고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다만 피고가 위 철거공사를 수주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원고가 근로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고용기간 동안 미지급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휴업수당 10,361,289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0. 3.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하정(재판장) 진현지 이재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