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7. 7. 선고 2021나8988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고, 원고는 2005. 12. 12.부터 2019. 9. 30.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운전기사로 근로하다가 퇴사한 사람이다.

나.

근무형태 등 임금지급 체계

원고의 임금은 매월 일정 금액으로 지급되는 ‘고정급’과 택시기사들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 중 피고에 납부하는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제외한 나머지인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종전 합의

피고는 2009년경 피고 소속 근로자로 구성되어 있는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한 단체협약(이하 ‘2009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최저임금법의 개정 및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1)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 개정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성남시 지역에도 시행되었다.

2)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10. 7. 29.경 2010. 7. 1.부터 적용되는 2010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단축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이후에도 피고는 2016년경 소정근로시간을 ‘1일 2시간 40분’으로, 2018년경 ‘1일 2시간 30분’으로 각 단축하는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피고의 2010년 이후 임금협약을 통틀어 ‘각 변경 임금협약’이라 한다).

4)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되어 오는 동안 피고의 소속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었다.

마.

임금 및 퇴직금 지급 내역

1)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6. 9월부터 2019. 9월까지 별지1 최저임금 미달액 내역표의 ‘기지급액’란 기재 각 돈을 임금으로 지급받았다.

2)

원고는 2018. 9. 16.경 피고로부터 별지2 중간정산 퇴직금 미달액 내역표의 ‘기지급 퇴직금’ 4,949,214원을, 2019. 9. 30.경 피고로부터 별지3 최종 퇴직금 미달액 내역표의 ‘기지급 퇴직금’ 768,388원을 퇴직금으로 각 지급받았다.

바.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4, 5, 17, 18,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각 변경 임금협약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계속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으나 이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임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종전 2009년 임금협약상의 1일 소정근로시간인 6시간 40분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기준으로 계산된 2016. 9.부터 2019. 9.까지 월별 최저임금 미달액의 합계액인 별지1 중 ‘미지급액’란 기재 각 해당 돈의 합계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4. 2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총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1일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한 원고의 법정퇴직금 미달액인 별지2 중 ’중간정산 퇴직금 미달액‘란 기재, 별지3 중 ’최종 퇴직금 미달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하여 2021. 4.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단축 합의는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이 회사의 경영상태와 사납금의 인상 회피 등 양측의 이익을 고려하여 상호 합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2)

설령 각 변경 임금협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미 효력을 상실한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을 원고에게 적용할 수 없고 근로자들의 실제 택시운행시간 등을 고려하여 적정한 소정근로시간을 새로 산정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각 변경 임금협정의 효력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설시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위와 같이 순차로 변경된 각 변경 임금협약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정액사납금제의 경우 고정급 이외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까지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면서 더 이상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사용자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게 되었고, 고정급의 액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런데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는 고정급을 증액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었다.

②

이 사건 특례조항 등 최저임금법의 규정은 헌법상 국가의 의무로 규정된 최저임금제를 구체화하여 택시운전근로자 임금의 불안정성을 일부나마 해소하여 안정된 생활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려는 사회정책적인 배려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강행법규이다. 이 사건 특례조항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처럼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지,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니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③

일반택시운송사업과 관련하여 국가에 의한 면허 제도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규제와 지원을 함께 하고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택시운전근로자에게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 사건 특례조항은 더 많은 운송수입을 얻으려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무리한 운행을 방지하여 일반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운송질서를 저해하는 현상을 막고자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실질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국민의 안전 및 교통편익 증진과 같은 입법 취지를 근로관계 당사자가 개별적 합의를 통해 잠탈하는 행위에 해당하며, 이는 노․사간의 사적 자치에만 맡겨둘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④

피고는 2010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기존 각 6시간 40분에서 4시간으로 변경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축소하였으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1일 2교대제에 의한 교대근무 방식이나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을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지급받으며 근무일수에 따라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임금지급 방식 등)에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

1)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 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13747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인 경우, 최저임금 미지급 여부와 관련하여 종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 효력을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고, 민법상 무효행위 전환 법리를 전제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09년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한 사실, 2010년 이후 각 변경 임금협약 중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부분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종전 2009년 임금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 40분 부분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을 규율하는 규범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달리 이를 무효로 볼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종전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와 근로자들이 합의하였으면 의욕하였을 적정 시간을 재산정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2009년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 40분 기준으로 최저임금액을 산정함이 타당하다.

다.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에 관한 판단

1)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의무의 발생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규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계산방법

원고가 구하는 최저임금액과의 차액은 2016. 9월부터 2019. 9월까지 지급받은 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한 후 법정 최저시급과 비교하는 대신 원고가 구하는 바와 같이 ‘법정 최저임금’으로부터 ‘비교대상 임금’을 공제한 금액을 최저임금 미달액으로 산정한다.

3)

소결론

원고의 매월 근로일수는 별지1 최저임금 미달액 내역표의 각 해당 월의 ‘근무일수’란 기재와 같은 사실, 같은 기간 원고는 피고로부터 같은 표의 ‘기지급액’(= 비교대상 임금액)을 각 지급받은 사실,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6년도부터 2019년도까지의 각 법정 최저시급은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과 계산방법에 따라 월별 법정 최저임금과 비교대상 임금액을 산정․비교하여 원고의 최저임금 미달액을 계산하면 별지1 최저임금 미달액 내역표의 ‘미지급액’란 각 기재와 같은바,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같은 표의 ‘미지급액 합계’ 22,232,850원(=정상지급액 – 기지급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미지급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로서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시행일 이후 퇴직한 근로자가 위 조항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에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위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위 조항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법정퇴직금 미달액을 계산하면, 별지2 및 별지3 기재 표 중 ‘정상퇴직금’란 기재와 같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같은 표의 ‘기지급 퇴직금’란 기재 각 돈을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는 원고에게 같은 표의 ‘퇴직금 미달액’(= 정상퇴직금액 – 기지급 퇴직금액)란 기재 중간정산 퇴직금 미달액 4,949,214원과 최종 퇴직금 미달액 768,388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를 포함한 조합원들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적용되어 월 고정급이 인상되면 이에 따라 사납금도 인상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고정급을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였다. 피고는 이러한 원고의 의사에 따라 2010년 임금협약 등 각 변경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별달리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았고, 원고는 수년간 이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았다. 그럼에도 원고는 각 변경 임금협약상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였는바, 만약 원고의 청구가 인용된다면 피고는 돌이킬 수 없는 재정적 파탄에 처하게 된다. 원고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

2)

판단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판결 등 참조).

각 변경 임금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보면,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근로자인 원고는 합의 당시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를 통해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이다.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을 무효라고 보았을 때의 결과가 예상치 못한 면이 있다거나 형평에 맞지 않은 면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그 합의가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다(앞서 본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특례조항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여야 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바.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1 최저임금 미달액 내역표의 ‘미지급액 합계’ 22,232,850원, 중간정산 퇴직금 미달액 4,949,214원, 최종 퇴직금 미달액 768,388원을 모두 더한 27,950,45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11,000,000원 및 2019.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다가, 2021. 4. 2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27,950,45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는바, 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 채무자는 이행최고를 받은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으므로, 소장에서 청구한 11,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된 이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4.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나머지 16,950,451원에 대하여는 2021. 4. 2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21. 4.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21. 8. 2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영호(재판장) 이경선 김리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