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8. 10. 선고 2021노1682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유죄 부분)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해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한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은 그러한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하였고, 그와 같은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 따라서 형법 제16조 법률의 착오 규정에 따라 피고인을 벌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무죄 부분)

근로자 B가 수업 준비를 위하여 정규 수업시간보다 일찍 출근했던 1시간(이하 '이 사건 준비시간'이라 한다)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하고, 피고인과 B가 이를 임금 산정 시 제외하기로 합의했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준비시간에 대한 시급 상당의 임금도 B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16조에서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21. 2. 10. 선고 2019도1870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16조가 정하는 법률의 착오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이 다음과 같이 고용노동청의 직원 내지 법률전문가들과 근로계약에 관하여 이메일 또는 문자메시지를 송·수신한 사실은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2016. 8. 31. 및 2017. 1. 20.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 근로감독관 R에게, 근로자 S의 진정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 근로자 T의 진정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밝히는 메일을 각 송부하였다(피고인 제출 증거순번 17번, 18번, 증거기록 209쪽 내지 218쪽).

②

위 메일들에는 'S 진정사건에 대한 답변서.hwp', '진정인 T 민원에 대한 답변서.hwp' 등의 파일이 첨부되어 있는데, 피고인은 위 이메일을 보내기 전 U 변호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그 내용을 상의하였다(피고인 제출 증거순번 23번).

③

피고인은 2016. 7.경 V 변호사에게 이메일로 '중도 퇴원한 학원생들에게 교습비를 환불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질의하였고 V 변호사로부터 이에 관한 회신을 받았다(피고인 제출 증거순번 20번).

2)

그러나, ① 피고인이 근로감독관 R에게 보낸 이메일 및 이에 첨부된 문서 파일들은 그 자체로 피고인의 입장을 기재한 서면일 뿐, 공공기관으로부터 의견 표명을 받은 자료가 아닌 점, ② 피고인과 U 변호사와의 문자메시지는 질의 및 답변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피고인 제출 증거순번 23번), ③ V 변호사의 이메일 회신도 비공식적인 자문임을 명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이 사건 위약금 약정과 관련 없는 내용임이 명백한 점, ④ 피고인은 2016. 8. 31. 이메일을 보낸 후 근로감독관이 피고인에게 전화로 '근로자를 권고사직 시킨 경우가 아니라면 이 사건 위약금 약정에 따라 급여를 감액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전혀 없는 점, ⑤ 기타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이 사건 위 약금 약정이 적법한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 정황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위 인정 사실들 및 기타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공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특히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의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는데도 제1심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등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특히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판단을 뒤집는 경우에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형사증명책임의 원칙에 비추어 이를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도11582 판결).

2)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나.

판단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준비시간에 대한 시급까지 임금에 가산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들은 각자의 사정에 따라 정규 수업시간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지 않고 수업시간 직전에 출근하기도 하였던 점(공판기록 123쪽), ② 피고인이 근로자의 이 사건 준비시간 출근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거나 이에 관련된 불이익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 사건 준비시간에 출근한 경우에도 수업 준비 외에 특별한 업무 지시를 하지 않았던 점(공판기록 123쪽, 124쪽), ③ 피고인이 B와 이 사건 준비시간에 대한 시급은 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명시적으로 합의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위 시급까지 임금에 가산해야 하는지 여부 및 가산의 범위를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④ 피고인에게 사후적으로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고인에게 임금미지급의 고의를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당심에서 제출된 자료를 보더라도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고,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 조건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한계를 벗어나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병직(재판장) 박은지 전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